<시평>
송재운(동국대 명예교수. 대불총 공동 대표)
우리 한국과 인도가 1973년 수교이래 처음으로 ‘특별전략적 동반자’로 양국간 관계를 격상 시켰다.
박근혜 대통령과 나렌드라 모디 인도총리는
지난 5월 18일 청와대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두 나라 관계를 이와같이 격상시키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오늘 공동성명으로 양국관계에 새로운 장이 열였다”고 했고,
모디 총리는 “한국은 세계적 제조업육성을 위한 인도의 노력에 중요한 동반자가 될 수 있다”고 했다.
이로써 한-인 양국은
동북아에서 정치적 유대의 강화는 물론 특히 경제 분야에서 협력을 한층 강화하게 되었다.
따라서 우리는 지금까지 제3지대 국가로만 여겨 온 인도에 대해 새로운 이해를 가질 필요가 있게 되었다.
인도는 큰 나라다.
우선 땅덩어리가 남한의 30배가 넘는 3.3백만km2 이다.
그간 파키스탄 네팔 방글라데시가 떨어져 나가고도 현재 이 면적은 세계 7위다.
인구는 12억으로 중국 다음 세계 2위.
국민 소득은 1.625달러(2014)로 가난하지만 국토와 인구로 보아 성장잠재력은 엄청나다.
공식 언어는 영어,
공용어 21개.
히두교 이슬람교 불교 조로아스터교 퀘이커교 등 다종교를 가지고 있다.
1857년 무굴제국이 망하면서 영국의 식민지가 되었다가
1947년 8월 15일 해방되었지만
아직도 카스트제도(선천적 태생에 따른 사회계급 제도)가 관습적으로 유지되고 있다.
총인구의 50%이상이 28세 이하인 젊은 나라이다.
IT 수학에 뛰어난 인재가 많다.
그리고 인도는 수학에서 영((零, Zero. 이것은 불교의 공 空이다)을 만들어 낸 나라다.
한국과 인도의 관계는 2천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 간다.
가야의 시조 김수로(金首露)왕과
고대 인도 아유타(阿流陀)국 허황옥(許黃玉) 공주가
부모의 명을 따라 멀리 배를 타고 와서 결혼 한데서부터 두 나라는 관계를 맺는 셈이다.
그 것도 혈연적 관계(삼국유사 가락국기). 이때가 AD 48년 쯤으로 추정된다.
조선일보(5월 18일자)에 따르면,
인도 문화부는 현재 “슈라트나(허황옥 공주)공주와 김수로왕의 결혼을 주제로한 뮤직컬을 제작하기 위해 한국측과 협의중”이라고 한다.
이와같이 허황옥 공주는 인도에서 ‘친한’의 아이콘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무심했던 우리로서는 깜짝 놀랠 일이 아닐 수 없다.
또 문화적으로는 인도승 마라난타(摩羅難陀)가 백제에 불교를 처음 전한 것이다.
마라난타는
384년(침유왕 枕流王 원년)에 중국 동진(東晋)을 통해 백제에 들어와서 불사를 짓고 불교를 전법했다
(삼국유사 난타벽제).
전설로는
이때 마라난타가 백제에 해로로 도착한 곳이 전남 영광 이고,
여기에 최초로 지은 절이 오늘 날의 <불갑사 佛甲寺>라 한다.
불갑사란 甲이 뜻하는 바는 첫째, 우위(優位) 등으로써, 이는 최초의 절(寺)이란 의미다.
백제 불교는 이로써 보면 전적으로 인도 스님에 의해 직접 전수 받고 점차 발전하여
일본에게 이를 재전했던 것이다.
당시 마라난타가 태어났던 고향은 현재 파키스탄 지역에 있다.
2012년 4월
‘대한민국지키기 불교도총연합회(회장 박희도)’에서 파키스탄의 ‘간다라 불교유적’을 순례 할 때에,
박희도 회장을 비롯한 일행은 마라난타의 고향 ‘초타라호르’를 찾아서 제물을 마련하여,
그곳 마을 사람들이 지켜 보는 가운데 스님에게 제를 올린 일이 있었다.
또 신라의 혜초 스님은
중국을 통해서 인도로 4년여의 구법여행을 하고
비록 고국 신라에는 다시 돌아오지 못하고 당(唐)의 수도 장안(현 西安)에서 생을 마감했지만
<왕오천축국전 往五天竺國傳>이란 불멸의 역사적 저술을 남겨던 것이다.
그리고 불교 자체가 인도 태생이란 점에서 한국불교 1.600년사를 고려하면,
인도 문화가 우리나라에 미친 영향은 지대하지 않을 수 없다.
인도를 “세계에서 가장 젊은 나라”로 자처하는 모디 총리는
이번 한국과의 관계 격상을 계기로 인프라 조선 첨단산업 등 여러 분야에서
양국 간의 경제협력이 크게 진전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고,
이러한 입장은 한국도 마찬가지다.
그러므로 두 나라간 경제협력은 장차 원활하게 이루어질 전망이다.
그런데 이상에서 보듯이 양국은 역사적으로 문화적 관계도 넓고 깊다.
따라서 한-인은 경제뿐만 아니라 문화면에서도 앞으로 활발한 교류가 있기를 기대 한다.
(실버타임즈, 2015. 6.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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