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대한민국의 政局向方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될 國定국사교과서 論爭
한승조 고려대 명예교수
요즘 나라의 큰 정치쟁점은 국사교과서 발행을 종전처럼 檢認定으로 놓아둘 것인가, 아니면 권위주의 시대에 했던 것처럼 國定敎科書로 할 것인가 하는 문제로 정리되어 가는 것 같다. 박근혜 대통령은 그동안 초중등학교의 국사교과서를 검인정 제도로 놓아두었더니 국사교과서의 98%가 좌경성향의 국사교과서들을 채택함으로써 나라의 어린이들이나 젊은 세대를 잘못 가르치는 결과를 가져왔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10월 12일 국사교과서를 국정화로 발간하겠다는 취지의 의사표시를 분명하게 한 셈이다.
그러자 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은 박근혜정부의 ‘국사교과서 국정화 방침’이 한국의 민주화를 권위주의 시대로 역행 후퇴시키려는 처사이다. 그러므로 야당은 앞으로 국회에서는 물론 場外투쟁을 해서라도 국정화 교과서 채택을 저지하겠다고 선언하였다. 최근의 여론조사에 의하면 박근혜정부는 현재 유권자들에게 50% 정도의 지지를 받고 있다. 그런데 만일 국민의 상당수가 국정 국사교과서로 제도를 바꾸는 문제로 정부 여당정책에 대한 지지가 감소하는 경우도 생각해 보아야 한다.
이런 경우를 대비하여 대통령은 더 이상 발언을 삼가면서 국사교육문제를 국회에서 새누리당과 야당들간의 흥정 거래로 넘겨버리는 경우도 생각해 볼 수 있다. 사실 현재 정치권의 입장에서 볼 때 한국국민이 역사교과서로 인하여 나라가 조금 더 좌경화되거나 국가안보 문제가 붉어졌다고 하더라도 대한민국이 그동안 구축해 놓았던 경제기반이 크게 악화하거나 파탄이 나는 일은 없을 것이니 말이다.
그러니 국사교과서의 국정화 문제도 야당 측에 약간만 더 양보하는 시늉을 보이면 정치권력을 여당 측에서 유지하는 것이 더 유익한 것이 아니냐? 이렇게 생각하면서 국정교과서의 개혁문제에 대하여 훨씬 더 융통성 있는 태도로 바뀌어지는 움직임이 생기는 것이 아닌지 생각되기 시작한 것이다.
조선일보 윤평중 교수의 칼럼을 읽고
조선일보 10월 16일자 A30면에 서로 죽여야 끝나는 歷史 십자군 전쟁을 바라는가, 라는 제목으로 한신대 윤평중 교수의 칼럼이 게재되었다. 그 필자는 말하기를 “현대사에서 대한민국의 국가적 우월성에 대한 박근혜 대통령의 확신은 백번 옳다. … 하지만 '교과서 대부분이 북한 편'이라는 공격은 지나치게 나간 것이다. 국사학계 전체가 '좌편향'되어 있다는 비난도 극단적이긴 마찬가지다. 과도하게 정치화한 상호 공방(攻防)은 교과서 논쟁을 꼬이게 할 뿐이다. 국정화 시도 자체를 유신 독재 부활과 동일시하는 것도 논리의 비약이다.”
그는 주장한다. 교과서 논쟁의 근본 원인은 국가주의와 민족주의의 충돌 때문이다. 대한민국을 지지하는 자는 국가주의자들이다. 북한정권의 입장을 지지해온 자들은 민족주의자들이다. 민족보다 국가를 중시하는 보수와 국가보다 민족을 앞세우는 진보의 역사관이 정면으로 맞부딪치는 현장이 국사교과서인 것이다.
“역사 서술에서 북한에 호의적이거나 동정적인 진보를 보수가 반국가적 종북 세력이라 비판하고, 권력에 영합해 기득권을 누려온 보수를 진보가 반민족적 친일 독재 세력이라고 나무라는 건 이런 이유에서다. …
국가는 유한한데 한민족은 무궁하다고 믿는 시민사회와 진보의 도덕적 확신도 대지를 덮을 만큼 장엄하다. 국가라는 당위와 민족이라는 당위가 강 대 강(强 對 强)으로 대치한 모습이다.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 교과서 논쟁이 역사 전쟁으로 확대되는 건 시간문제다. 역사 논쟁이 역사 전쟁으로 비화해가는 마지막 지점에는 한쪽이 다른 쪽을 죽여야만 끝나는 잔인한 역사 십자군 전쟁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른다… 지지층을 결집하는 효과보다는 온건 중도층까지 돌아서게 해 반대 세력이 커질 게 분명한데도 박 대통령은 역사 교육 정상화라는 사명감을 앞세웠다.…”
나는 평소에 윤평중 교수의 칼럼을 읽으며 동의할 때가 늘 많았으나 이번 국사교육에 관련된 칼럼에는 전혀 동의할 수가 없었다. 아니 솔직히 말하면 크게 실망하였다고 말하는 것이 정직할 것이다. 나는 국사문제에 관한 박근혜 대통령의 발언을 적극 지지하였다. 그러나 그런 나 자신을 국가주의자라고 생각해 본 일이 없었던 사람이다. 개인의 인권이나 민간인들의 권리를 크게 존중해 왔기 때문이다.
더구나 대한민국의 국사를 왜곡하며 종북주의자처럼 이 나라의 현대사를 서술해온 국사교과서의 필진들, 특히 친북용공성향의 국사교과서를 쓴 사람들을 민족주의라고 미화하는데 공분을 느낄 정도의 正義派임을 말하고자 한다. 과거에 소련을 자기들 조국으로 섬겼고 또 김일성을 맹목적으로 숭앙해온 그들 공산주의자들이 어떻게 한국의 민족주의자임을 자처하려는가?
오늘의 한국국사교육의 잘못됨을 지적하며 일어난 사람들을 과거 서양의 십자군전쟁에 비유하다니? 과거 서양의 십자군전쟁이란 몰이성적인 망동이었으나 결과적으로 서양의 봉건주의제도를 몰락케 했던 역사적인 愚擧(우거)였는데 현재 한국의 국사논쟁이 그런 행동과 다름이 없다니 나는 절대로 동의할 수 없는 소견일 뿐이다.
대한민국은 건국이전부터 대한민국을 말살하고 한반도와 그 국민을 지배하려는 공산세력들과 조선인민공화국 정부권력집단의 공세로부터 우리의 국가조직을 보위하는데 전력투구를 해 온 것이 이 나라의 역사였다. 그런데 대한민국의 청소년들과 젊은 세대에게 敵性國家와 공산세력의 왜곡 허위선전을 집중적으로 주입하는 국사교육을 계속한다는 것이 말이 되는 소리인가? 또 이런 현실을 언제까지 지켜보아야 하는 것인가?
이런 정신자세를 가지고 어떻게 대한민국과 그 정부가 앞으로 이 세상에 살아남기를 기대할 수 있겠는가? 앞으로 한국의 정치권력은 여당이 갖던 야당이 갖던 대한민국은 멸망하더라도, 아니면 대한민국이 형편없이 깨져버리거나 일그러져버린다고 해도 정치권력만 자기 집단 패거리의 손에서 장악할 수 있으면 된다는 사고방법이 생겨나고 있는 것이 아닌지 크게 염려되고 있는 것이다.
무릇 콩 심은데 콩이 나고, 팥 심은데 팥이 나게 되어 있다. 대한민국의 젊은 세대를 反韓容共的 主思派식 운동권세력의 국사교과서에 의하여 교육한 상태에서 대한민국이 소멸되지 않은 채 유지될 수 있는 방법이란 없는 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양심이나 언론이 이 문제에 대하여 외면 방관만하고 계속 입을 다물고 있다면 이것이 정상적인 국가의 사회현실일 수 없는 것이다.
국사교육이란 무엇을 위한 것인가?
國史를 쉽게 말하자면 한 나라의 국민이 자국의 2세들이나 타국민에게 제공하는 자기소개서이다. 나와 우리 국민은 이렇게 살아왔으며 무엇을 꿈꾸며 어떻게 노력해왔는가? 그리고 이룩한 것이 무엇이며 이룩하지 못하여 아직도 노력하고 있는 부분이 무엇인가를 서술하는 것이 바로 국사인 것이다.
자신이나 조상의 행적을 서술하고자 할 때 자랑스럽게 말할 수 있는 부분과 그렇지 못한 이야기들이 있다. 사람은 누구나 드러내고 싶은 부분과 그렇지 못한 부분은 감추거나 아니면 말에서 아주 빼버리려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보통의 경우 자랑할 만한 것이 아니라면 없었던 것으로 잊어버리거나 지워버리는 것이 정상적인 역사교육이다. 그래서 다른 나라 역사서에는 나와도 자국의 국사서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경우가 적지가 않다.
그런데 대한민국의 경우는 세계에서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일이 벌어져 왔다. 이 나라의 자랑스러운 일은 없애거나 왜곡하는 한편에 감춰야 할 부분만 골라서 대서특필하거나 강조함으로써 나라의 이미지를 망쳐버리는 국사교과서를 만들어 청소년 세대를 교육해 왔으니 하는 말이다. 이런 나라가 어느 시대의 어느 나라에 있었는지? 대한민국을 제외하고 그런 나라가 또 있었는지 매우 궁금해진다.
대한민국! 참 세상에서 다시 보기가 어려운 나라. 외부에 알리고 싶지 않은 사실들을 골라서, 또는 있지도 않았던 일까지도 조작해 만들어서 이 겨레 이 나라를 망신주려는 사이비 역사서를 만들어 국사교과서라는 이름으로 청소년에게 교육하며 가르쳐 온 것이다. 북한의 공산정권을 섬기기 위하여 대한민국을 악선전하며 수단과 방법을 안 가리는 인간의 탈을 쓴 악마들, 그런 자들이 소리를 높이며 설칠 수 있는 나라가 한국 이외에 또 있다는 정보를 나에게 알려주시고 그 증거물을 가져온다면 나는 일어서서 절을 하겠다.
내 생각에는 이 나라의 온갖 혜택을 모두 누리고 살면서 이런 악선전을 퍼뜨리는 자들을 어떻게라도 추방 제거해야 하지 않을까? 그래야 이 나라의 분위기가 바로잡힐 것 같아서 하는 소리이다. 그러지 않으면 대한민국이 오래지 않아서 영원히 없어져버릴 것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박세일 교수가 말하는 국사교육 문제의 결론
최근 크게 붉어졌던 한국의 국사교육문제에 관하여 한반도선진화재단의 상임고문인 박세일 교수가 10월 19일 조선일보에서 다룬 國史교과서 국정화 릴레이 인터뷰에서 좋은 말을 했다. 우리가 다루는 문제의 정답을 주었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닐 것 같아서 인용이 길더라도 참고 읽어 주시기 바란다.
지금 거대한 ‘생각의 싸움’이 시작됐습니다. 역사 교육은 단순히 과거에 대한 기억의 문제가 아니라 어떤 미래 비전을 갖고 국가를 만들어 갈 것이냐를 결정하는 문제입니다. 대한민국의 과거를 부정적으로 보면서 긍정적인 미래를 열 수 없습니다. 자유·통일·세계화·선진화된 미래 대한민국을 바란다면 그런 가치관을 가지고 과거 역사를 평가하고 가르쳐야 합니다.
… 18일 정부의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조치에 대해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 불가피한 일종의 ‘긴급피난’”이라고 말했다. 대한민국을 부정하는 좌편향의 민중사관·계급사관에 입각한 한국 현대사 교과서들이 너무 오랫동안 방치돼 왔고, 현재의 검정 체제로는 전혀 안 고쳐지고 오히려 악화되고 있기 때문에 국정화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역사 교육은 어느 나라나 자기 나라 역사의 정체성·정통성·자긍심을 가르치는 것입니다. 대한민국을 부끄럽게 여기게 만들고, 태어나지 말아야 할 나라라고 가르쳐서 국민을 분열시키는 역사 교과서는 안 됩니다. 그런데 우리는 이런 교과서들을 10년 넘게 그대로 둬 왔습니다. 정부와 여당의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아시아태평양공동체 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