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6.30 (일)

  • 흐림동두천 22.6℃
  • 구름많음강릉 23.8℃
  • 흐림서울 23.2℃
  • 흐림대전 24.9℃
  • 구름많음대구 30.9℃
  • 흐림울산 26.7℃
  • 광주 24.5℃
  • 부산 23.1℃
  • 흐림고창 24.1℃
  • 제주 27.6℃
  • 구름많음강화 25.2℃
  • 흐림보은 24.9℃
  • 흐림금산 24.7℃
  • 흐림강진군 25.2℃
  • 흐림경주시 28.5℃
  • 흐림거제 23.5℃
기상청 제공

뉴스

권위주의와 획일, 순응의 지배

조계종의 최근 상황에서 반지성의 행태를 보고 있다. 비판언론에는 재갈을 물렸다. NGO모니터단을 종회 밖으로 쫓아냈다.

우리는 조계종의 최근 상황에서 반지성의 행태를 보고 있다. 비판언론에는 재갈을 물렸다. NGO모니터단을 종회 밖으로 쫓아냈다. 석 달이 지나도록 이 반지성의 상태는 지속되고 있다. 비판과 참여 없는 자리엔 권위주의와 획일, 순응이 지배한다. 문제를 지적하고 묻고 따지는 비판적 지성은 침묵을 강요당하고, 그들만의 법칙이 유효할 뿐이다.

언론탄압과 관련해 총무부장 지현스님의 언급이 있었다. 지난 28일 대흥사에서 열린 교구본사주지협의회 43차 회의에서였다. “지난해 해종 인터넷 언론에 대해 종단과 뜻을 함께해서 감사하다. 언론은 건전한 비판과 견제가 있어야 하는데 아직 그렇지 못하고 있다.”[불교신문, 2016.01.26.] 이어 지현스님은 “건전한 비판과 견제하는 언론이 자리잡을 수 있도록 교구본사 주지 스님들 협조를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그런데 비판과 견제의 잣대를 종단이 쥐고 있어서는 안 된다. 무엇이 건전한 것인지도 단순하지 않다. 대중의 평가는 무시해도 좋은 것이 아니다. 종회 결의를 거치는 절차적 합법성을 갖췄다는 점을 내세우고 싶겠으나, 한 종회의원은 “반대 발언을 하고 싶어도 할 수 있는 분위기가 아니었다”고 말했다. 토론도 없는 결정이었다. 아다시피 종회는 불교광장이 지배하고 있다. 종회의 대의성은 훼손된 상태다.

조계종은 지금 위기에 놓여 있다. 규범과 의미 체계가 붕괴되고 있다. 돈 선거를 치러 주지에 당선된 사실이 백일하에 드러나도 문제 되지 않는다. 처자 의혹이 제기되어도 어쩌지 못한다. 종단 수뇌부의 총장선거 개입으로 터진 동국대 사태는 1년 넘도록 해결의 실마리를 잡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의혹과 문제를 제기한 이들이 해종자로 낙인찍힌다.

돈 선거와 처자 의혹, 동국대 사태 등은 종단의 정체성을 흔드는 위기의 징후들이다. 이를 바로잡는 것은 종헌과 종법을 수호해야 마땅한 총무원의 책임에 속한다. 신속하고 엄정한 처리가 뒤따랐어야 했다. 종헌에서는 조계종의 승려를 출가 독신자이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승려법에서는 비구‧비구니로서의 권리와 의무를 규정하고 있다. 이로써 조계종의 승려는 여타의 종단과 분명하게 구분을 짓고 있다. 또 해방 후의 정화운동과 94년 종단개혁 정신을 이어받는다고 하였다. 조계종의 정체성인 것이다.

종단의 종헌과 종법은 경전과 계율의 정신을 꽃피우기 위한 최소한의 제도적 장치이다. 이것을 지켜내지 못한다면 종단의 질서는 흔들릴 수밖에 없다. 총무원에 묻는다. 현재의 종헌과 종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가치와 의미 외에 다른 무엇이 있다는 것인가.

얼마 전 열린 중앙신도회 대의원총회에서 해종언론에 관한 중앙종회의 특별 결의에 대한 중앙신도회의 환영 논평에 대한 감사의 지적이 있었다. “표현의 자유 주체인 언론에 대한 근대시민사회의 보편적 시각과 벗어나는 지지 성명서를 발표하고 그 활동에 참여함으로써 균형점을 상실했다”는 것이다. 중앙종회 특별결의에 대해 환영 논평을 낸 단체는 중앙신도회가 유일하다.

감사 보고에 대한 이기흥 회장의 답변이 어이없다. "중앙신도회가 종단과 어긋나는 일을 하기는 어렵다. 신도회는 여당, 야당에 치우쳐서는 안 되고 내외에 쏠려서도 안 되는 어려움이 있다. 이해해 달라." 중앙종회와 총무원이 결정했으므로 따른다는 것인데, 조계종단을 지배하는 권위주의와 획일과 순응을 본다.

10여 년 전 서울 강남의 어느 거리를 칼빈로로 이름 붙이자는 움직임이 있었는데, 몇 년 전부터는 봉은사로에 대응해 칼빈로 주장이 다시 떠오르고 있다. 개신교 내 보수 장로교 일부에서는 16세기 제네바의 정치‧종교를 지배했던 칼빈을 위대한 종교개혁가로 떠받든다. 그러나 칼빈은 실은 종교적 신념이 반인간적인 범죄를 저지르는 것을 경계하면서 사례로 들 때 빼놓지 않고 등장하는 인물이다. 그에게는 명과 암이 짙게 드리워져 있다.

슈테판 츠바이크의 <다른 의견을 가질 권리>에 따르면, 칼빈은 1541년 제네바 의회를 장악한 후 신권정치를 폈다. 종교국과 도덕경찰을 만들어 반(反) 칼빈 신학을 화형과 교수형, 추방, 즉 공포로 다스렸다. 반 칼빈의 대표적 신학자 미카엘 세르베투스는 화형에 처해졌다. 도시는 자유와 생명력, 웃음기가 사라졌고 “시민들에게 허용된 것은 일하고 복종하고 교회에 가는 것밖에 없었다.” 오직 침묵과 순응만이 살 길이었다.

세상은 대체로 가만히 놔두면 나쁜 데로 기울기 마련이다. 어떤 잣대의 부재, 이런 상황에서 대중은 깊은 허무주의로 빠진다. 무법의 상태가 이로운 이들도 있다. 만약 그들이 권력을 쥐고 있다면, 반지성의 상황은 더욱 악화된다.


불교포커스



혁신학교? 혁신은 개뿔! 애들 학력만 퇴행중! 교무실 커피자판기, 교사 항공권 구입에 물 쓰듯...특혜 불구 학력은 뒷걸음 일반학교에 비해 연간 1억4,000~1억5,000만원을 특별히 지원받는 서울형 혁신학교가 예산을 엉뚱한 곳에 쓰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일부 혁신학교에서는 특별예산(학교운영비)으로 교사실의 각종 책장이나 가구를 구입했고, 수백만원을 들여 학습자료 저장용 USB와 외장하드를 사서 나눠 갖은 사실도 밝혀졌다. 교무실 커피자판기를 구입하는데 특별예산을 쓴 혁신학교도 있었다. 이밖에도 여직원 휴게실 가스보일러 교체, 부장교사 워크숍 항공권 구입, 교직원 전체 체육복 구입 등 본래 목적과는 거리가 먼 곳에 특별예산을 물 쓰듯 전용한 사실이 드러났다. 학생들에 대한 선심성 예산 집행 정황도 나왔다. 일부 혁신학교에서는 학생 티셔츠 구입, 진공청소기 구입 등에 특별예산을 수백만원씩 사용했다. 학생들의 생일축하용 떡케익 구입비용으로 매달 70~90만원을 사용한 곳도 있었다. 반면 서울형 혁신학교의 학력은 일반학교에 비해 오히려 뒷걸음질 친 것으로 확인됐다. 이런 내용은 서울시교육청이 새누리당 강은희 의원에게 제출한 2012년 혁신학교 정산서 통합지출부를 통해 밝혀졌다. 서울형 혁신학교는 곽노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