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18일, 한미정상회담 때 정부가 우리 대통령의 체면을 세워주기 위해 국민건강과 자존심을 도외시한 쇠고기 협상을 했다. 어린 학생들, 주부들이 신경질적으로 들고 일어났다. 정부는 “협상에는 이상이 없다. 미국 쇠고기는 값싸고 질 좋은 고기다. 국민에 많은 혜택을 가져다 준 협상이다. 정 싫으면 먹지 않으면 될 것 아니냐. 수입할 쇠고기는 미국시민들이 먹는 것과 똑같다” 이런 식으로 국민을 가벼이 보고 밀어붙이려 했다. 보수 언론들도 이런 논지를 폈다. 하지만 대통령과 보수언론들이 가볍게 보았던 국민은 결코 가볍지 않았다. 쇠고기에 대한 불안감, 미국인들이 잘 먹으려 하지 않는 늙은 소와 창자, 뼈까지 모두 게걸스럽게 수입한다고 한 데 대한 자존심, 계속 국민을 속이려만 드는 정부의 부정직한 자세, 문제의 본질은 협상 내용이 잘못된 것인데도 불구하고 대통령이 문제의 본질은 "소통"이라는 식으로 과오를 호도하려 하는 데 대한 불신감 등등으로 인해 학생들과 주부들의 분노는 점점 더 치솟고 있다. 이명박 후보를 대통령으로 만드는데 앞장섰던 보수 언론들은 대통령 편을 들면서 이러한 분노들을 무조건 좌익들의 선동인 것으로 몰아갔지만, 이러한 보수언론들의 태도는 정권에 충성하기 위해 독자들을 속이는 결과를 가져왔다. 어제 5월20일, 정부는 미국으로부터 받은 편지 한 장을 놓고 정부와 보수언론들은 검역주권도 해결됐고, 광우병에 대한 우려도 해소됐다고 하지만 좌파 언론들에 비해 분석이 빈약하다. 좌파들에는 끈질긴 분석이 있고 설득력도 있다. 따라서 편지 한 장으로 모든 문제가 해결됐다고 밀어붙이려 하면 그에 대한 불신이 국민감정으로 비화될 수 있다. 대통령에 대한 지지도가 20%에 육박해 있으며, 인터넷에는 이명박 퇴진 시계까지 등장하는 모양이다. 이렇게 좋지 않은 분위기를 뒤집어 보려는 생각은 하지 않고 그들은 오히려 분노에 기름을 붓고 있다. 대다수 국민이 싫어하는 이재오까지 나서서 장관들과 합세하여 대운하를 추진하려는 묘수를 쓰고 있는 것이다. 운하라는 이름이 잘못됐으니 수로라고 하면 “소통”이 잘 될 것이라 한다. 바로 이런 데에서 국민은 “가망 없는 정부”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이다. 이들은 대운하를 4대강 재정비 사업부터 먼저 추진하자는 소위 `분리 추진론"을 내놓았다. 이에 대해 이재오는 "하상 정리하고 강변을 아름답게 만들자는 것이니 특별히 반대할 사람이 있겠느냐, 반성해보면 처음부터 우리가 그렇게 갔어야 하는데, 내가 처음 대운하라고 거창하게 나가니 혼란이 온 것"이라고 했다. 무슨 수를 쓰던 어떤 대가를 치루든 운하는 반드시 해야 하는 특별한 이유가 있는 것 같다는 생각까지 드는 것이다. 늪을 향한 그의 행진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5월20일 청와대에서 열린 손학규와의 첫 단독회동에서 그는 “나는 보수가 아니다”며 대북 문제에 대한 전향적 입장을 밝혔다 한다. 손 대표는 개성공단을 역외 가공지역으로 인정하는 등 전향적 검토를 해달라고 제안했고, 이에 대통령은 굉장히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한다. 손학규는 “대북식량 지원 차원을 넘어 ‘6.15 정상회담’과 ‘10.4 정상회담’ 등 김대중 노무현 정부의 긍정적인 정책을 인정하는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하다”고 했고, 이에 대해 대통령은 “우리가 꽉 막힌 게 아니라 새 정부들어 조정기를 겪고 있는 것이다. 기존의 대북 4원칙을 지키면서 일관성 있게 대북정책을 추진하겠다. 북한문제에 대해 이 정부가 완전히 봉쇄한 것은 아니다. 지금 얘기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지만 곧 북한문제에 대해 충분히 이해를 하고 6.15 선언이나 10.4 선언들에 대해 남북합의가 있었고 합의내용 중 우리가 무엇을 수행할 수 있고, 무엇을 수행할 수 없는지를 논의할 생각이다. 대선 때 인도적 차원의 대북지원에 대한 의지가 있었고 지금도 일관된 입장”이라고 말했다 한다. 개성공단에 물을 대려고 북한은 파주 북쪽에 5개의 황강 댐을 막아 북부경기 주민들에게 물가믐과 홍수 양면에서 엄청난 위협과 고통을 주고 있다. 개성공단은 우리를 해치는 부머랑인 것이다. 전체적인 여론과 언론들의 경향을 보면 현 대통령은 상상 이상으로 무능하다는 평들이다. 대한민국 최고의 CEO였다는 그가 왜 이렇게 무능하다는 평을 받고 있는가? 한국의 CEO는 대체적으로 편법에 능하고, 돈 버는 데 능하다. 미국에서는 장사꾼(merchant)과 기업인(entrepreneur)에 대한 차별을 둔다. 물에서 유능한 존재가 육지에서 유능한 존재는 아니라는 뜻이다. 그가 무능하다는 평가를 받으면 보수와 좌파 중 어느 쪽이 피해를 입는가? 좌파들은 대통령을 보수라고 몰아붙이며 공격을 한다. 보수에게 정권이 가고나니 보수는 좌파보다 더 무능하고 정직하지도 않더라는 선동거리를 갖게 된다. 그가 극구 “나는 보수가 아니다”라고 해도 좌파들은 “아니다. 당신은 한나라당에서 나온 보수다. 무능하고 정직하지도 않다” 이렇게 공격하고 있다. 그러면 우리 보수는 그를 우군으로 보아야 하는가, 아니면 반대로 보아야 하는가? 보수 우파에도 그에 대한 전략이 있어야 하는 게 아닐까 싶다. 이는 차기 정권이 보수에게 가느냐, 좌파에게 가느냐에 대한 중대한 문제가 된다. 2008.5.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