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 김제동(42) 씨가 매우 부적절한 말을 하고도 ‘웃자고 한 소리’로 돌린 것은 그 또한 부적절하다. 그는 6일 경기 성남시청 앞 광장에서 열린 토크콘서트에서 “웃자고 하는 소리에 죽자고 달려들면 답이 없다”며 지난해 7월 TV 프로그램에서 방위병 복무 시절의 일화로 소개한 군(軍) 관련 발언이 우스갯소리였다는 식으로 주장했다. “당시 방위병인데도 일과 시간 이후에 영내에 남아 회식 자리 사회를 본 자체가 군법에 위반된다”며 “(국정감사에서 증인으로)부르면 언제든지 협력할 준비가 돼 있지만 감당할 준비가 돼 있는지 생각해 보기 바란다”고도 덧붙였다.
하지만 18개월 간 방위병 복무한 그가 “군사령관의 배우자를 아주머니라고 호칭했다는 이유 하나로 13일 간 영창에 수감됐다. ‘다시는 아줌마라고 부르지 않겠습니다’ 하고 3회 복창한 뒤 풀려났다”고 운운한 일에 웃을 수만은 없다. 우선, 사실이 아니었다면 사회적 영향력이 상당한 유명인이 하지 말아야 할 거짓말을 한 것이다. 빗나간 풍조의 풍자였을지라도 직접 체험한 사실로 말한 행태는 정당화할 수 없다.
또 다른 문제는 군에 대한 조롱으로 들릴 소지가 크다. 우스갯소리에도 지켜야 할 선이 있다. 안보의 보루인 군을 소재로 삼을 때는 더 말할 나위 없다. 해당 발언 동영상을 지난 5일 국방부 국정감사에서 공개한 백승주 새누리당 의원이 “군의 신뢰를 무너뜨릴 수 있는 일”이라고 지적한 취지도 달리 있지 않을 것이다. 김 씨는 구차하게 둘러댈 일이 아니라 솔직하게 잘못을 시인하고 군과 국민에게 사과하는 것이 옳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