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14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10년의 힘 위원회' 출범식에 참석해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과 악수하고 있다. 2017.2.14 ⓒ 연합뉴스 |
김정남 암살 사건과 관련한 정세현 전 통일부장관의 옹호성 발언에 대해 여야가 한목소리를 비판하고 나섰다. 특히 정 전 통일부장관은 문재인 전 대표의 국정자문단인 ‘10년의 힘’ 공동위원장을 맡고 있어 문 전 대표의 안보관과 역사의식을 반영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자유한국당 김성원 대변인은 21일 논평에서 “정 전 장관은 ‘김정남 암살과 사드배치가 연결선상에 있다 생각하는 것은 터무니없다’, ‘경쟁자를 제거하려는 것은 정치권력의 속성이다’, ‘북한은 이미 남한을 불바다를 만들 힘을 가지고 있다’ 등 북한을 옹호하는 듯한 발언을 쏟아냈다”면서 “세계 유례없는 3대 독재를 위해 고모부와 이복형 등 친족까지도 잔인하게 제거해 버리는 김정은 정권을 대한민국과 비교한 것은 도무지 납득하기 어려운 언행”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북한이 남한을 불바다를 만들 힘을 가지고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이를 막기 위한 미사일 방어 체계인 사드 배치를 반대하는 것은 무슨 논리인지 알 길이 없다”며 “이런 분이 역대 좌파 정권에서 통일부 장관을 2번이나 역임했다는 사실이 경악스럽다”고 성토했다.
특히 “이들이 말하는 평화는 북한을 위한 평화인지, 대한민국과 국민의 안위를 지키기 위한 평화인지조차 이제 헷갈릴 지경”이라며 “문 전 대표는 이번 정세현 전 장관 논란에 대한 입장을 즉각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행여라도 문 전 대표가 대선에서 당선되면 국가 존립, 국민 생명보호라는 불가침의 안보 가치는 제쳐두고 북한 비위 맞추기나 하려는 게 아닌지 국민들은 강한 의구심을 떨칠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바른정당도 “분단의 현실에서 한반도의 통일정책을 총괄하는 주무부처의 장관을 역임한 사람의 주장이라는 점에서 참으로 개탄을 금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오신환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대한민국의 역사와 반인륜적 만행을 이어가고 있는 김정은 정권을 동일시하고 있는 정세현 전 장관의 주장은 우리의 역사를 부정하는 매우 부적절한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현재 정세현 전 장관은 문재인 전 대표의 대선캠프 자문단 소속”이라며 “이 같은 왜곡된 인식에 과연 문재인 전 대표도 동의하는 것인지 소상히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의당도 비판에 가세했다. 이용호 원내대변인은 “‘경쟁자를 제거하려는 것은 정치권력의 속성이고, 불가피한 일’이라며 북한의 암살을 정당화하고 김정은 정권을 민주화 이전의 대한민국 역사와 동일시하는 인식으로 국민들을 불편케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의 논리대로라면 유럽의 중세시대부터 우리나라의 조선시대를 포함한 그 이전의 유구한 역사도 김정은 정권과 별 차이가 없으니 문제 될 것이 없다는 것이냐”고 꼬집었다.
이 대변인은 “정 위원장이 김정은 정권의 반인륜적인 국제범죄를 구시대적 발상 정도로 두둔하며 대한민국의 위상을 깎아내리는 발언을 한 것을 이해하기 어렵다”며 “또한 대한민국의 전직 통일부 장관이 가질 수 있는 인식인지 매우 의심스럽고 실망스럽기 그지없다”면서 문재인 전 대표의 해명을 촉구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도 정 전 통일부장관의 발언에 대해 “정말 적절하지 않은 표현”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정세현 전 장관은 20일 ‘오마이 TV'와의 인터뷰에서 김정남 암살 사건에 대해 “정치적 경쟁자를 제거하려는 것이 권력을 장악한 사람들의 속성이고, 권력을 빼앗길지도 모른다는 생각 때문에 그런 무자비한 일을 저지른 것”이라고 밝혀 파문을 일으켰다. 또한 이승만·박정희 정권과 비교하면서 “우리가 비난만 할 처지는 아니”라고 주장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