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과거사 문제는 강하게 규탄
中 모멸적 겁박에는 나몰라라
진보·보수단체 모두 역할 못해
네티즌들만 “中 불매운동” 격분
일본이 과거를 반성하지 않고 우리나라 국민의 감정을 건드릴 때마다 강하게 규탄해 온 국내 시민단체들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한국 배치 추진에 반발하며 경제 보복에 나선 중국의 행태에는 침묵하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 등에는 ‘성난 호랑이’처럼 들고 일어난 반면, 중국을 상대로는 시민단체들이 진보와 보수를 가리지 않고 ‘순한 양’처럼 행동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7개 시민단체가 모인 ‘독도사랑국민연합’은 지난달 22일 서울 종로구 중학동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일본의 ‘다케시마(竹島·일본이 주장하는 독도 명칭)의 날’ 행사를 규탄하며,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에게 독도의 실효적 지배를 강화하고 일본의 독도 침탈에 적극 대응하라고 촉구했다. 일본의 ‘역사 왜곡 시험지’를 찢는 퍼포먼스도 진행했다.
반면 사드 부지를 제공한 롯데를 상대로 중국 관영 매체들이 일제히 불매운동을 부추기고, 중국 주요 온라인 쇼핑몰에서 롯데마트관을 폐쇄하는 등 경제 보복이 이뤄지는 데 대해서는 시민사회에서는 별다른 움직임이 감지되지 않고 있다. 앞서 중국이 사드에 반대하며 ‘한한령’(限韓令·한류 금지령)을 내렸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네티즌들만 “우리도 중국 여행 가지 말자”거나 “단합된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중국 불매운동을 시작하자”는 등 격분하고 있는 형국이다.
이에 대해 김용철 부산대 행정학과 교수는 3일 “사드 배치와 관련해 중국이 롯데 불매운동을 벌이는 듯 우리 경제를 불안하게 만들고, 심리적인 주종관계를 느끼게 해 모멸감을 느낄 정도로 압박하는 상황에는 시민단체들이 침묵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中 모멸적 겁박에는 나몰라라
진보·보수단체 모두 역할 못해
네티즌들만 “中 불매운동” 격분
일본이 과거를 반성하지 않고 우리나라 국민의 감정을 건드릴 때마다 강하게 규탄해 온 국내 시민단체들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한국 배치 추진에 반발하며 경제 보복에 나선 중국의 행태에는 침묵하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 등에는 ‘성난 호랑이’처럼 들고 일어난 반면, 중국을 상대로는 시민단체들이 진보와 보수를 가리지 않고 ‘순한 양’처럼 행동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7개 시민단체가 모인 ‘독도사랑국민연합’은 지난달 22일 서울 종로구 중학동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일본의 ‘다케시마(竹島·일본이 주장하는 독도 명칭)의 날’ 행사를 규탄하며,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에게 독도의 실효적 지배를 강화하고 일본의 독도 침탈에 적극 대응하라고 촉구했다. 일본의 ‘역사 왜곡 시험지’를 찢는 퍼포먼스도 진행했다.
반면 사드 부지를 제공한 롯데를 상대로 중국 관영 매체들이 일제히 불매운동을 부추기고, 중국 주요 온라인 쇼핑몰에서 롯데마트관을 폐쇄하는 등 경제 보복이 이뤄지는 데 대해서는 시민사회에서는 별다른 움직임이 감지되지 않고 있다. 앞서 중국이 사드에 반대하며 ‘한한령’(限韓令·한류 금지령)을 내렸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네티즌들만 “우리도 중국 여행 가지 말자”거나 “단합된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중국 불매운동을 시작하자”는 등 격분하고 있는 형국이다.
이에 대해 김용철 부산대 행정학과 교수는 3일 “사드 배치와 관련해 중국이 롯데 불매운동을 벌이는 듯 우리 경제를 불안하게 만들고, 심리적인 주종관계를 느끼게 해 모멸감을 느낄 정도로 압박하는 상황에는 시민단체들이 침묵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진보단체들의 경우, 사드 부지를 제공했다고 롯데를 비난하기까지 한 만큼 중국에서 롯데 불매운동을 한다고 문제 삼을 논리적 근거가 빈약하다. 김수한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는 “사드에 반대하던 단체들이 갑자기 중국을 비판한다든지 하는 것은 논리적으로도 잘 맞지 않고 쉽지 않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용철 교수는 “야당이나 진보단체는 일본을 규탄할 때 정부·여당의 대일정책 비판을 끼워서 정치적으로 활용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중국의 경우 역사적으로 일본에 대해서만큼 반대 정서가 강하지 않아 반중 정서를 활용하는 이득이 별로 없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애국 진영’을 자처하는 보수단체들조차 중국 눈치 보기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사드 배치가 안보와 국익을 지키는 데 필수라고 강조하며 태극기집회에 미국 국기인 성조기까지 들고나오는 보수단체들이 중국의 한국 무시 행태에 침묵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란 것. 류석춘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는 “보수단체들이 워낙 (박근혜 대통령 탄핵 국면이라는) 국내 상황에 정신이 없어 중국 행태까지 비판할 여력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김성훈·김현아·김성훈 기자 tarant@munhwa.com
‘애국 진영’을 자처하는 보수단체들조차 중국 눈치 보기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사드 배치가 안보와 국익을 지키는 데 필수라고 강조하며 태극기집회에 미국 국기인 성조기까지 들고나오는 보수단체들이 중국의 한국 무시 행태에 침묵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란 것. 류석춘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는 “보수단체들이 워낙 (박근혜 대통령 탄핵 국면이라는) 국내 상황에 정신이 없어 중국 행태까지 비판할 여력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김성훈·김현아·김성훈 기자 tarant@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