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계속된 미사일 시험 발사로
미국을 포함한 국제사회의 강력한 제재 압박을 받고 있는 북한이
러시아를 상대로 잇단 구애에 나섰습니다. 박정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러시아를 향한 북한의 구애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출범 뒤 대북정책을 전면 재검토하는 과정에서 미국의 대북압박이 거세지면서 러시아 카드를 활용하려는 의도가 엿보입니다.
리아 노보스티통신 등 러시아 언론은
23일 김정규 주 러시아 북한 대사관 고문이
모스크바에서 언론 설명회(브리핑)를 열고
핵문제와 관련한 입장을 밝혔다고 보도했습니다.
통신은 북한 외교관이
미국이 6자회담 재개를 가로막고 있다는 주장을 펴면서
북한 핵문제와 관련해 미국 책임론을 제기했다고 전했습니다.
또 러시아가 북한의 핵보유가 불가피했던 이유를 이해해주길 바랐다고 전했습니다.
앞서 최선희 북한 외무성 미주국장은
지난 15일 평양에서 북한을 방문중인 러시아 에너지안보연구소(CENESS) 관계자들과 만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평양주재 러시아대사관에 따르면,
최 국장은 당시 핵 비확산 전문가인 안톤 클롭코프 소장 등과 만나 한반도 안보 문제 등에 관해 의견을 교환했습니다.
눈길을 끄는 점은
클롭코프 소장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의장인
러시아 연방 안전보장회의(SCRF) 산하 자문위원회에서 활동중인 점입니다.
연구소 측은 클롭코프 소장이 2011년부터 6년째 안전보장회의를 자문하고 있고
자문위원 중 유일한 핵 비확산 전문가라고 밝혔습니다.
최 국장은 클롭코프 소장과 면담에서 한반도 긴장 완화를 위해
양자, 다자 간 회담이 필요하다고 밝힌 걸로 알려졌습니다.
미북 양자회담과 6자회담 개최 필요성을 강조한 걸로 이 과정에서 러시아 측의 중재를 요청한 걸로 해석 가능한 부분입니다.
미국 워싱턴의 한 한반도 전문가는 이와 관련,
트럼프 행정부의 친러시아 성향을 감안하면 북한 핵문제 해결을 위한 ‘푸틴 중재’ 카드가 가능하다고 평가했습니다.
푸틴 대통령이 나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만남을 주선한다면
미북 양국 정상간 회담이 열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겁니다.
북한 외무성에서 북미관계를 직접 다루는 핵심 인사인 최 국장은
이 달 초 미국 뉴욕에서 전직 미국 정부 관계자들과 대화에 나설 계획이었지만 무산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