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가 종합편성채널(종편) 3사에 대한 재승인을 결정한 가운데,
일부 위원들이 특정 종편을 노골적으로 두둔하는 발언을 한 사실이 논란을 예고하고 있다.
방통위는 3월24일 전체회의를 열고,
승인유효기간이 만료된 TV조선, 채널A, JTBC 등 종편 3사에 대한 재승인을 의결했다.
방통위가 설정한 재승인기준 점수는
1천점 만점에 650점으로,
JTBC와 채널A,는 각각 731.39점과 661.91점을 얻어 재승인에 필요한 요건을 충족했다.
반면
TV조선은 625.13점을 얻는데 그쳐, 탈락의 위기에 놓였으나
‘조건부 재승인’ 결정을 받아 아슬아슬하게 고비를 넘겼다.
종편 심사위원들은, 채널A와 TV조선에 대해서는
"오보-막말건수가 비교적 많고 보도프로그램 편중이 심하다"며
부정적 평가를 내린 반면,
JTBC에 대해서는 "방송의 공적책임-공정성 확보를 위한 실적과 계획이 우수하며,
보도-교양-오락 프로그램 편성이 타사에 비해 균형있다고 판단된다"며 후한 점수를 줬다.
JTBC의 재승인 유효기간은 3년8개월로, 다른 종편에 비해 8개월이 더 길다.
김재홍 방통위 부위원장은 이런 결정을 내린 배경을 설명하면서
"종편을 줄여달라는 게 국민들의 공통의견이기도 하고, 조건부 재승인의 구속력을 높여야 한다"며,
TV조선과 채널A에 경고의 메시지를 전했다.
이와 달리 JTBC에 대해서는 "다른 종편에 비해 월등하다“,
”인센티브 상을 주는 것" 등의 표현을 빌려 극찬에 가까운 평가를 내렸다.
야당 추천 몫인 고삼석 위원 역시
“기준치를 넘지 못한 TV조선에 기회를 한 번 더 주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JTBC랑 수준차이가 너무 난다.
이런 식이면 재승인 제도를 (실시)할 이유가 없다”며,
TV조선을 대놓고 비하했다.
반면 JTBC에 대해서는 “타사업자에 비해 아주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었던 것은
방통위의 종편정책과 심사기준에 가장 부합한 사업자이기 때문”이라며,
매우 호의적인 반응을 나타냈다.
그러나 종편이 출발한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3사의 누적적자(당기순손실)상황을 살펴보면,
심의위원들의 JTBC 편애성 발언은 납득하기 쉽지 않다.
이 기간 동안 JTBC는
영업손실 4,750억원,
당기순손실 4,573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심의위원들로부터 인색한 평가를 받은 TV조선은 같은 기간 동안
누적 영업손실 966억원,
당기순손실 706억원을 각각 기록해 JTBC에 비해 훨씬 우량한 성적표를 받았다.
채널A 역시 같은 기간 동안
누적 영업손실 1,556억원,
당기순손실 1,158억원으로 JTBC에 비해 재무상태가 양호한 편이었다.
재정건전성의 주요 지표 중 하나인
‘부채 현황’을 봐도, 상황은 비슷하다.
2015년 기준 종편 3사의
부채는
채널A 113억원,
TV조선 175억원,
JTBC 614억원으로, JTBC의 부채 규모가 가장 컸다.
‘자본 규모’를 보면 상황은 더 심각하다.
JTBC의 자본금은 설립 초기인 2011년 3,923억원에 달했으나
이후 연속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가 지난해에는 870억원 대로 급감했다.
TV조선과 채널A 역시 각각 3,080억원에서 2,376억원, 3,884억원에서 2,847억원으로 자본이 줄어들었지만,
JTBC에 비해서는 우량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재정상황이 가장 열악한 방송사가,
‘인센티브로 상을 받아도 될 만큼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았다는 사실은,
종편 심사기준의 공정성을 의심케 하기에 충분하다.
일부 심의위원들이 자신의 정치적 성향에 따라,
편향적 평가를 내린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24일 회의에서 JTBC 추켜세우기에 앞장선 김재홍 부위원장,
고삼석 상임위원은 지난 2014년 더불어민주당의 추천을 받았다.
대통령 직속 합의제 행정기구인 방통위의 상임위원은 모두 5명으로,
대통령과 야당이 각각 2명, 여당이 1명을 각각 추천한다.
위원장은 대통령이 임명한다.
- 출처 뉴데일리
- 임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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