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민주당이 그토록 반대했던 테러방지법에 대해 "필요하다"는 의견을 밝힌 서훈 국정원장 후보자의 인사청문 심사경과보고서가 31일 민주당의 지원 아래 채택됐다. 서 후보자는 "테러방지법이 국민 보호에 기여할 것"이란 내용의 서면 답변서를 국회에 냈다.
작년 2월 야당이었던 민주당 의원 26명은 테러방지법 처리를 막기 위해 국회 본회의장에서 릴레이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를 한 바 있다. 세계 최장 기록을 세웠다고 자랑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당시 SNS에 '혼신의 힘을 다한 노력이 감동과 희망을 줬다'는 글을 올리며 응원했다. 무고한 시민의 통신이 감청되고 금융계좌를 추적당할 위험이 있다는 것이 이유였다.
그러나 이번에 서 후보자는 시행 중인 테러방지법과 관련해 "무차별적 정보 수집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테러 위험 인물'로 한정되고 법률 절차를 준수해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고 했다. 민주당 반대로 무산된 사이버테러방지법 제정도 필요하다는 취지로 답했다. 그런데도 민주당은 서 후보자 답변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달라진 태도에 대한 지적이 나오자 의원 한 명이 법 개정 필요성을 언급한 게 전부다. 만약 민주당이 지금도 야당이라면 서 후보자에게 어떻게 했겠나.
민주당 의원 등이 192시간 27분간 필리버스터
를 통해 테러방지법을 희롱하고 지지층이 환호하던 기억이 너무나 선명하다. 정말 나라에 해(害)가 된다고 생각하면 지금도 반대해야 한다. 결국 야당이라는 이유로 반대를 위한 반대를 했던 것이다. 지금 야당들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현재 야당이지만 언젠가는 집권할 것이다. 야당이 견제 역할도 해야 하지만 기본적으로 최소한의 책임감은 갖고 국정에 임해야 한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5/31/2017053103536.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