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야당은 25일 미군 전략폭격기 ‘B-1B 랜서’가 북방한계선(NLL) 북쪽 공해상에서 대북(對北) 무력시위를 미 공군 단독 작전으로 펼친 것과 관련, “이 과정에서 또 한국 정부가 배제된 ‘코리아패싱’이 일어난 것 아니냐”라는 우려를 제기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긴밀한 한미 공조 하에 이뤄진 것으로, 문재인 대통령이 미국 뉴욕을 방문 중일 때 이미 다 실시간으로 보고된 사안”이라며 이를 일축했다.
앞서 지난 23일 미국 국방부는 ‘죽음의 백조’로 불리는 B-1B 랜서 2대가 미 F-15 전투기 호위 속에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 최북단인 북방한계선(NLL) 북쪽 공해상을 비행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미국 폭격기·전투기가 군사적 목적으로 이 지역을 비행했다고 공식 발표한 것은 지난 1953년 정전협정 체결 이후 처음이었다.
이와 관련, 자유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는 25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미국이 B-1B 랜서와 전투기 편대를 동원해 단독으로 북방한계선(NLL)을 넘어가는 6·25전쟁 이후 초유의 입체적 군사작전을 전개했다”며 “청와대와 정부는 한국을 배제하고 전쟁 일보 직전의 군사작전이 왜 일어났는지, 한미 양국 간 어떤 공조가 있었는지 국회와 국민에게 소상히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정 원내대표는 또 문 대통령이 전날 긴급 NSC(국가안전보장회의) 전체회의를 소집해 ‘북한 추가도발 억제 방안을 강구하라’는 지시를 내린 데 대해서도 “이제 문 대통령도 취임한 지 4개월이 지났다. 북핵 위기 해소와 도발에 맞서 구체적 방안을 국민에게 제시하고 실천해야 할 때임에도 언제까지 대응 방안을 마련하라고만 지시할 것이냐”고 반문했다.
바른정당 주호영 대표 권한대행 및 원내대표도 이날 자당(自黨) 회의에서 “미국의 B-1B 랜서가 한국 공군의 도움 없이 유사 이래 가장 깊숙이 북방한계선을 넘은 것 자체가 미국이 독자적인 북한 타격의 의지를 보인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한국이 소외되는 게 아니냐고 보는 분도 많다”고 했다.
주 원내대표는 이어 “이 정부는 북핵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겠다는 청사진이라도 제시해야 한다”며 “북한은 점점 더 고도화되고 흉포화돼 가는데 정부의 대책은 ‘대화’말고는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B-1B와 F-15C의 무력시위는 문 대통령이 뉴욕에 있을 때부터 실시간으로 보고된 사항으로 한미 간에 세밀하게 논의됐고 긴밀한 공조하에 이뤄졌다”며 “공조가 됐다는 것은 동의가 됐다는 표현”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문 대
통령이 전날 NSC회의를 주재한 데 대해선 “이는 지난주부터 예정됐던 회의로, 그동안에는 북한의 도발 후 사후 대응조치를 강구하기 위해 열렸지만 사전 점검을 위한 NSC도 필요하다는 대통령의 말씀이 있어 그런 기조 하에 열린 것”이라고 했다.
국방부도 이날 정례 브리핑을 통해 B-1B 편대의 비행이 한·미 양국의 사전 조율에 따라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9/25/2017092501490.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