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 대통령 아들 건호씨가 25일 '노 전 대통령 부부싸움 후 자살' 발언을 한 자유한국당 정진석 의원을 고소했다. 이로써 이미 사망한 전전전(前前前) 대통령을 둘러싼 수사가 시작될 수밖에 없게 됐다. 전(前) 대통령은 이미 탄핵돼 투옥 상태로 재판을 받고 있다. 민주당은 전전(前前) 대통령 수사를 매일 촉구하고 있고 서울시장은 직접 고소까지 했다.
모두가 '초(超)안보 위기'라고 하는 상황에서 벌어지고 있는 한국 정치 모습이 이렇다. 안보 위기를 조금이라도 고려한 자제나 인내, 전체를 바라보는 대국적·통합적 시선 같은 것은 눈을 씻고도 찾아볼 수 없다. 이게 우리 정치의 본모습이라는 사실은 새삼스럽지도 않지만 해도 너무한다.
미국의 전략 폭격기 B-1B 랜서가 동해상 NLL(북방한계선)을 넘어 북쪽 공해상을 비행한 것이 불과 사흘 전이다. 북이 추가 도발을 하면 그대로 지나가지 않겠다는 명백한 경고다. 만약 이것이 미국이 한국 정부의 동의 여부와 관계없이 북을 폭격할 수 있다는 뜻이라면 보통 문제가 아니다. 지금 우리는 미국이 가만히 있으면 김정은의 핵 인질이 되고 미국이 독자 타격을 하면 북의 보복 공격 대상이 되는 처지다.
북의 추가 도발은 예고된 것이나 다름없다. 북 입장에선 대북 제재로 치명타를 입기 전에 핵무장을 끝내야 한다. 북이 태평양상의 수소폭탄 실험을 언급한 것을 단순한 협박으로 봐서는 안 된다. 앞으로 7차 핵실험이나 태평양을 향한 중장거리 미사일 발사와 탄두 재진입 실험은 언제라도 일어날 수 있다. 우리를 향해 연평도 포격이나 천안함 폭침 같은 국
지 도발을 일으킬 가능성도 점점 높아지고 있다. 외적은 이렇게 무섭게 다가오는데 우리는 우리끼리 죽기 살기 싸움만 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정당 지도부 회담을 27일 열자고 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거부한다고 한다. 거부할 이유를 찾으면 열 가지도 넘을 것이다. 아무리 실질적 의미가 없다고 해도 여야가 안보 문제를 놓고 마주 앉기라도 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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