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인권위 사무국장 맡다 사건 불거지며 '정직' 징계 받아
작년 경찰 인권침해조사위도 참여… 피해 여성 "밀양 송전탑 시위때…"
경찰, 성추행 혐의 내사 착수
경남 지역 인권 활동가인 한 여성은 지난 14일 소셜 미디어에 '2014년 2월 김○○이 강제 키스하려 했다'고 폭로했다. 이 여성이 지목한 가해자는 천주교 인권위원회 사무국장 김모(45)씨다. 가톨릭 사제는 아니다. 성추행 시도가 있었던 때는 김씨와 피해 여성이 밀양 송전탑 반대 시위를 함께 하던 때였다. 김씨는 2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깊이 반성한다'고 했다.
김씨는 밀양 송전탑 반대 시위와 용산 철거민 집회 등에서 여러 차례 사회를 보며 인권 단체들 사이에선 잘 알려진 인물이다. 작년 8월에는 '경찰청 인권침해사건 진상조사위원회' 민간 위원으로 임명됐다. 서울시 인권위원직도 맡고 있었다. 2003년엔 한 온라인 매체에 '군대 내 성폭력, 이제는 말해야 한다'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거기에 "우리 스스로 입을 여는 것은 어떨까? 지금까지 내 일이 아니라고 입을 닫았다면, 당했어도 '말해봤자'라고 고민했다면 이제는 말해보자. 나는 피해자였나, 방관자였나"라고 적었다.
김씨는 피해자의 글이 올라온 후 경찰 인권조사위 등 외부 위원직을 모두 사퇴했다. 천주교 인권위원회는 지난 22일 김씨에게 '정직 6개월 및 교육 프로그램 이수' 징계를 내렸다.
경찰은 최근 김씨의 성추행 사건 내사에 착수했다. 성추행 친고죄 조항이 폐지된 2013년 이후 발생한 사안이라 피해 여성의 고소 없이도 수사는 가능하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 진술을 듣기 위해 피해 여성을 계속 접촉하고 있지만 응하지 않고 있는 상태"라고 했다.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폭로가 계속되면서 경찰도 본격적 수사에 나섰다. 이철성 경찰청장은 이날 "소셜 미디어 글과 풍문 등으로 파악된 유명인 19명을 수사 대상에 올려놓고 있다"고 했다. 혐의가 뚜렷한 인물에 대해선 "구속영장 청구도 검토 중"이라고 했다.
가해자에 대한 체포와 소환도 잇따를 전망이다. 경찰은 "배우 출신 조민기 청주대 교수
성추행 의혹을 내사한 결과 본격적 수사로 전환해 피해자와 참고인 등을 소환 조사키로 했다"고 밝혔다. 또 이날 경남지방경찰청은 2007~2012년 10대 단원 2명을 성폭행한 의혹이 제기된 김해 극단 '번작이' 대표 조모(50)씨를 체포했다. 경찰은 일선 경찰서와 지방 경찰청 단위의 성폭력 수사 체계를 정비해 '미투 고발'에 적극 대응해 나가기로 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2/27/2018022700228.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