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과 북한이 4월 말 제3차 남북정상회담을 개최하기로 하고,
이를 위한 구체적 실무협의를 진행해 나가기로 했다고 청와대가 밝혔다.
청와대 관계자는 7일 오전 기자들과 만나 대북특사단 결과 발표와 관련해
"북에 포괄적 인정을 받은 뒤에 발표한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정의용 수석특사는 전날 밤 청와대 춘추관 기자들과 만나 6가지 내용을 담은 발표문을 공개했다.
정 수석특사는 "방북 기간에 김정은을 만나 4시간 이상 함께 보내며
문 대통령 친서와 뜻을 전달하고
남북 간 제반 현안에 대해 폭넓게 논의했다"며
"북측은 한반도 비핵화 의지를 분명히 했으며
북한에 대한 군사적 위협이 해소되고 체제 안전이 보장된다면 핵을 보유할 이유가 없다는 점을 명백히 했다"고 했다.
이어 "남북 정상은 군사적 긴장 완화와 긴밀한 협의를 위해
정상 간 핫라인을 설치하기로 했으며,
제3차 남북정상회담 이전에 첫 통화를 실시키로 했다"며
"북측은 비핵화 문제 협의 및 미-북 간 관계 정상화를 위해 미국과 허심탄회한 대화를 할 수 있다는 용의를 표명했다"고 설명했다.
나아가
"대화가 지속되는 동안 북측은 추가 핵실험 및 탄도미사일 시험 발사 등
전략 도발을 재개하는 일은 없을 것임을 명확히 했다"며
"이와 함께 북측은 핵무기는 물론 재래식 무기를 남측을 향해 사용하지 않을 것임을 확약했다"고 했다.
문재인 정부는 이번 특사단의 방북이
한반도 평화정착과 남북관계 발전의 중요한 전기가 마련된 것으로 보고 있다.
정의용 수석특사는
"잘 아시는 것처럼 판문점은 우리 분단의 상징"이라며
"이번 제3차 남북정상회담이 판문점, 그것도 남측 구역인 평화의 집에서 개최된다는 것은 상당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발표문에 대해 정 수석특사는 이날 언급한
'북한에 대한 군사적 위협'에 대한 의미에 대해 "그 이상 추가로 말씀드릴 게 없다"며 해석을 피했다.
우리 정부의 대북 발표 이후 나온 미국의 입장 역시 단호하다.
크리스토퍼 힐 전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이날 "북한이 비핵화에 대한 용의가 있다면
2005년 9.19 합의에 대한 현재 입장부터 설명해야 할 것"이라며
"따라서 미국은 매우 신중히 대응해야 하며,
북한에 핵무기를 포기하고 핵확산금지조약에 복귀할 준비가 돼 있느냐는 질문을 던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청와대는 7일 "(발표문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여 달라"며 언급을 삼갔다.
이 관계자는 "정의용 수석특사가 내일 미국으로 출발한다"면서도
"(정 수석특사가 트럼프 대통령을 접견할 수 있을지) 그건 모르겠다"고 했다.
정 특사의 일정이 정확히 며칠인지에 대해서도 "1박정도 하지 않을까 싶지만 확실한 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아울러 회담 장소가 판문점으로 정해진 배경에 대해서도
"몇 가지 안을 갖고 이야기가 오간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도
"남측인지 북측인지는 모르지만 양측이 서로 자유롭게 의견을 교환한 뒤 정해졌다.
그게 제가 말할 수 있는 전부"라고 했다.
특히 이 관계자는 이날 발표문의 효력에 대해
"엄격하게 국제법적으로 효력이 있느냐고 따지면 한이 없지만,
국가 간 신의와 무게감이 실려있는, 북한이 인정하는 항목"이라고 답했다.
이에 대해 북한 측의 약속을 신뢰할만한 근거가 부족하다는 점을 짚을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북한 매체에서 동일한 발표 하거라고 예상하냐'는 질문에 청와대 관계자는 "아니다"라고 답했다.
실제로 북한 노동당 기관지인 노동신문은
이날 "우리의 핵무력은 피로 얼룩진 미국의 극악한 핵 범죄 역사를 끝장내고
불구대천의 핵 악마를 행성에서 영영 쓸어버리기 위한 정의의 보검"이라며
"현실은 우리 국가가 미국의 가증되는 핵 위협에 대처하여 병진 노선의 기치를 높이 들고
핵 무력을 중추로 하는 자위적 국방력을 질량적으로 강화해온 것이 얼마나 정정당당하였는가를 웅변으로
실증해 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정의용 수석특사가 전한 것과는 온도 차가 있는 내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