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가 끝나고 나면 흥분을 가라 앉히고 현실을 직시하게 된다. 세계적 이목을 집중시켰던 4.27판문점 회담과 6.12 싱가포르 회담 이후 관련 당사국들은 냉정을 되찾고 모두 자신의 국익을 관철시키기 위한 셈법에 골몰하고 있다. 지난 7월초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고위급 실무회담을 위해 평양을 방문했던 것이 북핵 프로세스의 커다란 분기점이었다.
첫 번째 실무회담에서 미국은 북한에게 핵과 미사일 숫자와 관련 시설들의 리스트를 제공할 것을 요구했다. 싱가포르 회담 이후 미국 의회, 언론, 전문가들 사이에 트럼프대통령이 과거처럼 또 다시 북한에게 속고 있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북한이 비밀리에 농축우라늄 시설을 가동하고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을 계속 만들고 있다는 정보가 미국의 언론 지면을 연일 장식하고 있다.
이런 비판을 의식해서 트럼프 행정부는 “같은 말을 두 번째 사는 잘못”을 저지르지 않기 위해서 북한 핵과 미사일 현황에 리스트를 제출하라고 압박하고 있다. 트럼프는 지난 헬싱키 회담에서 푸틴을 두둔했다가 미국 여론의 호된 질책을 받았다.
그는 그 다음날 자신의 입장을 번복하지 않을 수 없는 수모를 당했다. 이번 북핵 문제도 과거 정부와 같은 잘못을 되풀이하고 있다는 비판적 여론이 일어날 경우 그의 재선 가도에는 빨간 불이 켜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
◇트럼프, 북핵 비판 일어나면 재선가도 빨간불
북한은 미군 유해 55구를 송환했다. 동시에 북한은 평양 회담에서 미국에게 ‘종전선언’을 빠른 시일 내에 할 것을 강하게 요구했다. 미국은 북핵 문제가 해결되고 한반도 평화를 위한 여건이 마련되지 않는 상태에서 종전선언은 할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종전선언과 관련한 북한의 노림수는 분명하다. 그 이후 북한은 주한미군 철수와 유엔군 사령부 해체, 한미동맹 해체를 들고 나올 것이다. 이런 사실을 잘 알고 있는 미국은 조기 종전선언을 현재로서는 어렵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미국은 이 점을 이미 한국 정부에게도 통보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북한은 과거처럼 ‘행동 대 행동의 원칙’에 따라서 북한의 일부 비핵화 조치에 상응하여 미국이 대북한 제재를 점진적으로 완화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서도 미국은 제재를 먼저 해제하는 것을 있을 수 없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만약 현 시점에서 미국과 국제사회가 제재를 일방적으로 해제한다고 한다면 북핵 문제 해결을 더 이상 불가능하게 될 것이고, 북한은 파키스탄처럼 사실상(de facto) 핵 보유국의 지위를 획득하게 될 것이다.
북핵 문제 해결이 교착상태에 빠져 있는 현 상황에서 ‘문제는 한국정부이다’라는 말이 미국 조야에서 널리 퍼지기 시작했다. 한국정부는 북핵 문제가 완전히 해결되지도 않고 평화의 여건이 조성되지도 않았는데 조기 종전선언을 북한보다도 더욱 열심히 추진하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남북 간에 종전선언을 위한 ‘남북한 민족공조’가 확실히 추진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한국정부는 정전협정 체결 65주년이 되는 날 ‘국방개혁 2.0’을 발표하여 군 병력을 11만 8천명이나 줄이겠다고 한다. 미국 조야에서는 한국 정부의 이런 일련의 정책들을 보면서 ‘국가가 스스로 자살의 길로 가는 것은 처음 본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고 한다.
◇북한석탄 수입 한국, 국가신인도 타격과 국제사회 비난 가능성
최근 한국은 북한산 석탄을 국제사회의 제재를 어기고 반입했다. 이에 대해서 정부가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서 대북한 제재 국제공조 노선에서 이탈하는 잘못을 범하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우리 기업들이 ‘세컨더리 보이콧’의 대상이 될 경우 우리 경제에 미치는 타격은 매우 클 것이다. 국가신인도도 타격을 받는다. 뿐만 아니라 국제사회로부터 비난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다.
조기 종전선언이 이루어질 경우 한국 사회에 지금 널리 퍼져있는 평화무드와 평화지상주의적 사고가 더욱 기승을 부릴 가능성이 높다. 누구나 평화를 원한다. 그러나 평화는 여건이 갖추어져 있지 않은데 말로써 ‘선언’을 한다고 해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종전선언과 관련하여 대내외의 강력한 반대에 직면하고 한국 정부는 9월로 예정했던 조기 남북정상회담 카드를 꺼내들었다. 이와 관련하여 곧 남북한 사이에 고위급 접촉이 있을 것이라는 보도가 흘러나오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또 다시 남북회담을 한다고 해서 북한이 핵 관련 리스트를 제공하고 사찰을 받고 핵 폐기에 절차에 들어가지 않은 한 전혀 달라진 것은 없다는 사실이다. 남북정상회담이 또 다시 성사된다고 하면 종전선언과 함께 비핵화 조항을 포함시킬 것이라는 보도도 흘러나오고 있다. 이것은 완전히 ‘눈감고 아웅하는 식’으로서 본질적 문제를 해결하는 데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김정은은 자기 입으로 북핵을 포기하겠다는 말을 한번도 한 적이 없다. 그렇기 때문에 북핵 문제는 말로써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미국과 국제사회의 군사적, 경제적 제재를 통해서 김정은이 핵 보유가 체제 유지에 도움이 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체제를 위협한다는 ‘안보딜레마’를 확실하게 인식할 때, 인식하지 못하면 인식시킬 때 북핵 문제는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북한과 중국과 연대하여 조기 종전선언을 하고 대북한 제재를 완화시킬 궁리만 하고 있는 문재인정부가 현 대북정책을 근본적으로 수정하지 않는 한 북핵 문제 해결은 요원하다. 한국인은 북핵 위협을 안고 하루하루 불안하게 살아가야 할 것으로 보인다. 현 정부가 추진하는 ‘조기 종전선언’이 한반도 상에서 또 다른 6.25전쟁을 불러오지 않을까 걱정된다.
kyh2018@jayoo.co.kr
출처 : 더 자유일보(http://www.jayoo.co.kr)
첫 번째 실무회담에서 미국은 북한에게 핵과 미사일 숫자와 관련 시설들의 리스트를 제공할 것을 요구했다. 싱가포르 회담 이후 미국 의회, 언론, 전문가들 사이에 트럼프대통령이 과거처럼 또 다시 북한에게 속고 있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북한이 비밀리에 농축우라늄 시설을 가동하고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을 계속 만들고 있다는 정보가 미국의 언론 지면을 연일 장식하고 있다.
이런 비판을 의식해서 트럼프 행정부는 “같은 말을 두 번째 사는 잘못”을 저지르지 않기 위해서 북한 핵과 미사일 현황에 리스트를 제출하라고 압박하고 있다. 트럼프는 지난 헬싱키 회담에서 푸틴을 두둔했다가 미국 여론의 호된 질책을 받았다.
그는 그 다음날 자신의 입장을 번복하지 않을 수 없는 수모를 당했다. 이번 북핵 문제도 과거 정부와 같은 잘못을 되풀이하고 있다는 비판적 여론이 일어날 경우 그의 재선 가도에는 빨간 불이 켜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
◇트럼프, 북핵 비판 일어나면 재선가도 빨간불
북한은 미군 유해 55구를 송환했다. 동시에 북한은 평양 회담에서 미국에게 ‘종전선언’을 빠른 시일 내에 할 것을 강하게 요구했다. 미국은 북핵 문제가 해결되고 한반도 평화를 위한 여건이 마련되지 않는 상태에서 종전선언은 할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종전선언과 관련한 북한의 노림수는 분명하다. 그 이후 북한은 주한미군 철수와 유엔군 사령부 해체, 한미동맹 해체를 들고 나올 것이다. 이런 사실을 잘 알고 있는 미국은 조기 종전선언을 현재로서는 어렵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미국은 이 점을 이미 한국 정부에게도 통보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북한은 과거처럼 ‘행동 대 행동의 원칙’에 따라서 북한의 일부 비핵화 조치에 상응하여 미국이 대북한 제재를 점진적으로 완화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서도 미국은 제재를 먼저 해제하는 것을 있을 수 없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만약 현 시점에서 미국과 국제사회가 제재를 일방적으로 해제한다고 한다면 북핵 문제 해결을 더 이상 불가능하게 될 것이고, 북한은 파키스탄처럼 사실상(de facto) 핵 보유국의 지위를 획득하게 될 것이다.
북핵 문제 해결이 교착상태에 빠져 있는 현 상황에서 ‘문제는 한국정부이다’라는 말이 미국 조야에서 널리 퍼지기 시작했다. 한국정부는 북핵 문제가 완전히 해결되지도 않고 평화의 여건이 조성되지도 않았는데 조기 종전선언을 북한보다도 더욱 열심히 추진하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남북 간에 종전선언을 위한 ‘남북한 민족공조’가 확실히 추진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한국정부는 정전협정 체결 65주년이 되는 날 ‘국방개혁 2.0’을 발표하여 군 병력을 11만 8천명이나 줄이겠다고 한다. 미국 조야에서는 한국 정부의 이런 일련의 정책들을 보면서 ‘국가가 스스로 자살의 길로 가는 것은 처음 본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고 한다.
◇북한석탄 수입 한국, 국가신인도 타격과 국제사회 비난 가능성
최근 한국은 북한산 석탄을 국제사회의 제재를 어기고 반입했다. 이에 대해서 정부가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서 대북한 제재 국제공조 노선에서 이탈하는 잘못을 범하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우리 기업들이 ‘세컨더리 보이콧’의 대상이 될 경우 우리 경제에 미치는 타격은 매우 클 것이다. 국가신인도도 타격을 받는다. 뿐만 아니라 국제사회로부터 비난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다.
조기 종전선언이 이루어질 경우 한국 사회에 지금 널리 퍼져있는 평화무드와 평화지상주의적 사고가 더욱 기승을 부릴 가능성이 높다. 누구나 평화를 원한다. 그러나 평화는 여건이 갖추어져 있지 않은데 말로써 ‘선언’을 한다고 해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종전선언과 관련하여 대내외의 강력한 반대에 직면하고 한국 정부는 9월로 예정했던 조기 남북정상회담 카드를 꺼내들었다. 이와 관련하여 곧 남북한 사이에 고위급 접촉이 있을 것이라는 보도가 흘러나오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또 다시 남북회담을 한다고 해서 북한이 핵 관련 리스트를 제공하고 사찰을 받고 핵 폐기에 절차에 들어가지 않은 한 전혀 달라진 것은 없다는 사실이다. 남북정상회담이 또 다시 성사된다고 하면 종전선언과 함께 비핵화 조항을 포함시킬 것이라는 보도도 흘러나오고 있다. 이것은 완전히 ‘눈감고 아웅하는 식’으로서 본질적 문제를 해결하는 데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김정은은 자기 입으로 북핵을 포기하겠다는 말을 한번도 한 적이 없다. 그렇기 때문에 북핵 문제는 말로써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미국과 국제사회의 군사적, 경제적 제재를 통해서 김정은이 핵 보유가 체제 유지에 도움이 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체제를 위협한다는 ‘안보딜레마’를 확실하게 인식할 때, 인식하지 못하면 인식시킬 때 북핵 문제는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북한과 중국과 연대하여 조기 종전선언을 하고 대북한 제재를 완화시킬 궁리만 하고 있는 문재인정부가 현 대북정책을 근본적으로 수정하지 않는 한 북핵 문제 해결은 요원하다. 한국인은 북핵 위협을 안고 하루하루 불안하게 살아가야 할 것으로 보인다. 현 정부가 추진하는 ‘조기 종전선언’이 한반도 상에서 또 다른 6.25전쟁을 불러오지 않을까 걱정된다.
kyh2018@jayoo.co.kr
출처 : 더 자유일보(http://www.jayo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