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하철 9호선 노조가 현재 진행 중인 사측과의 교섭이 결렬될 경우 27일부터 파업에 들어간다고 밝혀, 출퇴근 시민들의 불편이 가중될 것으로 우려된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산하 공공운수노조 서울메트로 9호선지부(이하 지부·지부장 김시문)는 8일 서울 중구 민노총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8·27 파업'을 예고했다.
앞서 지부는 조합원 100명을 대상으로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진행했고, 투표율 92%, 찬성률 94.6%로 파업이 결정됐다. 지부는 "서울시와 서울교통공사는 서로 책임을 미루고 있으며, 회사는 권한이 없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현상 공공운수노조 부위원장은 "27일 파업을 예고했는데도 서울시는 전혀 움직임이 없다"며, "박원순 시장이 지방선거 나오면서 노동특별시 서울을 만들겠다고 했는데 이제는 답할 때가 됐다"고 강조했다.
현재 서울메트로 9호선운영㈜는 서울지하철 9호선 2·3단계를 운영하고 있다. 3단계는 10월 개통 예정이고, 2단계 구간은 신논현역부터 종합운동장역까지다. 서울메트로 9호선운영㈜은 서울교통공사의 자회사다. 서울지하철 9호선 1단계(25개 역사)는 민간기업인 서울9호선운영(주)가 관리하고 있다. 다만 전동차 운행은 두 회사가 함께 맡는다. 따라서 2·3단계 구간 파업은 9호선 전체 구간에 출발·도착 지연 등의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지부는 이날 '준법'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김시문 서울메트로 9호선 노조위원장은 "준법 투쟁은 11월까지도 계속된다"고 운을 뗀 뒤, "아침에 약간 열차 지연이 있을 것이다. 필수유지업무가 가능한 최소한의 인력 외에는 모두 파업에 투입된다. 투쟁 강도는 시간이 갈수록 올라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노조가 '준법 투쟁' 방식의 파업을 예고하면서, 시민 불편을 담보로 자신들의 요구를 쟁취하려는 구태가 재현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서울지하철 9호선 2·3단계 구간을 이용하는 시민들은, 지난해 말에도 파업 때문에 불편을 겪었다.
일본 철도 노조 파업 결정에 조합원 68% 탈퇴
지난 2월 일본에서 벌어진 '노조원 집단 탈퇴' 사건에 빗대 우리나라 지하철·철도 노조의 강성 파업 관행을 지적하는 의견도 있다.
올해 초 일본 철도회사 'JR히가시니혼(東日本)' 노조는 사측 과의 임금 협상이 결렬되자 파업카드를 꺼냈으나 낭패를 당했다. 노조의 강경일변도 투쟁방식에 염증을 느낀 조합원들이 집단으로 노조를 떠났기 때문이다. 당시 노조를 떠난 조합원은 무려 68%에 달했다.
박주희 바른사회시민회의 사회실장은 "준법투쟁이라고는 하나, 시민의 발을 책임지는 지하철 근무자들이 시민을 볼모로 파업을 벌여 사측과의 협상을 유리하게 이끌어가려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