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환 경감, 경찰청 앞서 폭력시위 손배소 포기 지도부에 항의
1인 시위에 나선 사람은 서울 동대문경찰서 용신지구대 소속 홍성환(30) 경감이었다. 홍 경감은 경찰이 2015년 세월호 추모 집회 당시 시위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소송에서 금전배상을 포기한 것에 대해 항의했다. 당시 폭력 집회로 경찰 버스가 파손되자 경찰은 주최 측에 7700여만원을 배상하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하지만 지난 3일 경찰청은 "금전 배상 없이 양측이 유감을 표하라"는 법원의 조정안을 수용했다.
현직 경찰이 지도부를 상대로 시위에 나선 것은 이례적이다. 홍 경감은 "금전 배상을 포기한 결정에 상당수 경찰이 반발하고 있다는 것을 지휘부에 알리고 싶어서 휴무일에 시위하게 됐다"고 말했다. 홍 경감은 경찰대 출신으로, 경찰대 학생회장을 지냈다. 1인 시위는 오전 10시까지 계속됐다.
홍 경감은 지난 8일에도 경찰 내부망에 실명으로 글을 올렸다. 그는 '경찰 버스가 불타고 경찰관들마저 피를 봐야 했다'며 '민노총 불법 시위꾼 세력들에게서 보상받아야 할 우리의 피해를 국민의 세금으로 때우겠다는 소리냐'고 썼다. 또 "대통령 임기는 5년이지만 우리가 포기한 권리는 20년이 지나도 못 찾을 것"이라며 "지휘부가 정권 눈치를 보고 있다"고 했다. 이 글에는 경찰 수십 명이 실명으로 댓글을 달았다. 지지 글이 많았다. 한 경찰관은 '시위를 진압하는 경찰관은 범죄자라는 멍에를 쓰고 떼쓰고 악쓰는 불법 시위자들은 민주 열사처럼 대접받는 게 현실'이라고 했다.
홍 경감의 1인 시위에 대해 "그래도 지휘계통이 있는 조직인데 돈키호테처럼 튀려 한다"는 반응도 있었다. 하지만 "통쾌하다" "할 말을 잘했다"는 경찰도 많았다.
경찰청 한 간부급 인사는 "민노총 등 불법 집회에 대해 경찰 지도부가 단호한 태도를 밝히지 않고 있어 지도부에 대한 불만이 쌓이고 경찰들 사기도 떨어지고 있다"고 했다.
경찰 관계자는 "경찰청 인권침해사건 진상조사위원회'(인권조사위)의 결정도 경찰들을 자
극하고 있다"고 했다. 변호사, 시민단체 활동가 등으로 이뤄진 인권조사위는 2009년 쌍용자동차 불법 파업, 2015년 민중 총궐기 당시 경찰청의 집회 진압을 문제 삼으며, 경찰이 집회 주최 측에 제기한 3억8000만~11억원대 손해배상소송을 철회하라고 권고했다. 한 경찰관은 "폭력 집회에 면죄부를 주라는 권고가 나올 때마다 분노하는 경찰이 많다"고 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9/14/2018091400180.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