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의 기폭제가 된 일명 ‘최순실 태블릿PC’가 다시 논란의 중심에 섰다.
지난 4일 ‘검찰도 공모한 태블릿PC 관련 특검 추진 기자회견’에서 검찰에서 보관하던
당시 태블릿PC 시스템 파일이 변경된 것으로 보인다는
2017년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 결과가 공개되면서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2016년 10월 31일 오후 태블릿 PC의 시스템 파일들이 대거 변경된 점
△디지털 증거의 지문으로 불리는 ‘해시값’이 달라진 기록 등 주요 증거로 제시됐다.
검찰이 JTBC로부터 태블릿 PC를 넘겨받은 날은 같은해 10월 24일이다.
"검찰이 태블릿PC를 조작했다"는 희대의 의혹이 불거졌지만 언론은 침묵했다.
본지는 태블릿PC 조작 의혹을 더욱 상세하게 듣기 위해
태블릿PC 조작을 주장,
JTBC로부터 고소를 당한 변희재 미디어워치 대표고문의 변호인단인 법무법인 ‘선정’의 차기환(56·사법연수원 17기) 변호사를 만났다.
변 고문의 항소심 재판 변호를 맡고 있는 차 변호사가 태블릿PC 조작 의혹과 관련해 언론 인터뷰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5일 차 변호사가 본지에 밝힌 태블릿PC 조작 의혹의 핵심 내용은
△2016·2017년 포렌식 결과 달라진 설정앱 사용시각
△태블릿 PC의 유심(USIM·개인 식별 정보를 담은 IC카드) 행방
△태블릿의 게임 광고 푸시 기능으로 본 최순실 동선 이상 등이다.
차 변호사의 인터뷰와 그가 작성한 변호인 의견서, 항소이유서 등을 근거로 태블릿PC 조작 의혹 핵심 사항을 정리했다.
①“태블릿PC, 검찰에서 ‘시간 설정’ 나흘 앞당겨져”
검찰은 JTBC로부터 태블릿PC를 제출받은 다음날인 2016년 10월 25일 오후 포렌식을 했다.
이때 나온 디지털 포렌식 결과 출력물에는
안드로이드 설정앱 사용시각이 10월 25일 오전 11시 23분부터 같은날 오후 5시 11분까지로 나왔다.
하지만 같은 태블릿PC에 대한 국과수의 포렌식 결과는 달랐다.
2017년 11월 국과수 포렌식 결과에 따르면
이 태블릿PC의 설정앱 사용시각은 2016년 10월 20일 오후 7시 13분부터 10월 21일 오후 8시 37분으로 나왔다.
기존 검찰 포렌식 결과보다 4일 더 과거로 돌아간 것이다.
차 변호사는
“내가 어떤 사람의 태블릿PC를 가져와서 설정앱을 건드리고 다시 이후 설정앱을 건드렸다고 하면,
사용시각과 종료시각은 (기존 결과보다) 그 다음날이나 다음 시간으로 나와야 상식적인 것”이라고 했다.
현재 ‘하고 있는 일’이 과거에 ‘했던 것’으로 표시될 수 없다는 이야기다.
그는 그러면서 “(2016년 검찰이 태블릿PC 디지털 포렌식을 한 뒤로부터) 1년 후 국과수가 다시 포렌식을 했다”며 “그 결과 태블릿PC의 설정앱 사용시각이 기존 검찰 결과보다 무려 나흘이나 역전돼 있었다”고 했다.
차 변호사는 “나흘이나 시간이 역전됐다는 것은
그 태블릿의 시각설정에 관한 시스템을 근본적으로 흔든 것”이라며 “논리적으로 생길 수 없다”고 강조했다.
법조계도 차 변호사의 주장이 논리적이라고 했다.
검사 출신의 강모 변호사는
“설정앱을 사용한 시각이 오히려 더 과거로 갔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 간다”고 했다.
또 다른 검사 출신의 박모 변호사 역시
“과학적으로 설명이 안 되는 부분이 변경됐다는 것은 증거 신빙성이 없다는 것이니 믿을 수 없는 것”이라며 “기술적인 부분에 대해 검사들은 잘 모르는데, 증거능력 자체가 없어진다”고 말했다.
②2016년 없던 유심… 2017년 등장
국과수는 2017년 디지털 포렌식에 들어가기 직전 유심을 태블릿PC에서 분리했다.
당시 국과수는 유심과 분리된 태블릿PC만 디지털 포렌식을 했다.
문제는 이 유심이 1년 전 검찰의 디지털 포렌식 때는 없었다는 사실이다.
해당 태블릿PC 개통자는 김한수 전 청와대 행정관으로, ‘마레이컴퍼니’ 명의다.
차 변호사는 “JTBC가 검찰에 제출한 태블릿 PC를 (2016년에) 포렌식할 때에는 유심이 없었다”며 “
(이렇게 말하는 이유는) 당시 검찰 포렌식 결과 유심이 없다고 나왔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태블릿 PC 유심을 (포렌식) 분석하자고 했는데 (변희재의)
1심 재판부가 당시 응하지도 않았다”고 했다.
③“해외 있을 때 전송된 ‘영문 광고’ 메시지… 그 시각 최순실은 한국에”
검찰이 태블릿PC 소유자로 내세운 최순실과 해당 기기의 동선이 일치하지 않는 문제도 나왔다.
국과수 포렌식 결과에 따르면 해당 태블릿PC에는 영문으로 전송된 카카오톡 메시지 흔적이 발견됐다.
이 메시지는 ‘푸시 기능’이 있는 게임업체에서 자동 발송한 것으로,
스마트기기의 현재 위치에 따라 언어를 달리해서 보낸다.
이 메시지가 발송된 2013년 9월 25일, 최순실은 한국에 있었다.
차 변호사는
“통상 IT 업체들은 한글 서비스가 가능한 서버들이 없는 해외에 사용자가 있는 경우,
영어 메시지를 전송한다”며
“사용자가 국내에 있으면 한글 메시지가 전송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영문으로 된 카카오톡 메시지가 발송됐다면,
태블릿PC 사용자가 해외에 있다는 것을 입증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④‘신흥종교 라면교’ 기사 검색 시간
최순실이 국내에 있을 때 해외에서 태블릿PC가 사용된 흔적도 나왔다.
차 변호사에 따르면 국과수 포렌식 결과,
2012년 6월 28일 오후 7시52분 당시 해당 태블릿PC 사용자는 국내 한 언론매체의 ‘신흥종교 라면교,
“국물 김치 면발의 라면님 이름으로 라멘”이라는 기사를 검색했다.
그런데 해당 매체에 이 기사가 올라온 시각은 2012년 6월 29일이었다.
결국 당시 태블릿PC 사용자는 국내가 아닌 해외에 있었다는 이야기가 된다.
하지만 최순실은 당시 국내에 있었다는 검찰 증거와 수사기록이 있다.
차 변호사는 “태블릿PC에서 해당 기사가 검색된 시간에 최순실은 국내에 있었다”며
“태블릿PC 사용자가 최순실이 아니라는 것은 분명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1심에선 관광객이 많이 가는 제주도와 독일에서의 위치 정보와 최순실의 이동 경로가 같다는 근거로 태블릿PC 사용자가 최순실이라고 했으나
(국과수) 포렌식 결과 정반대의 경로가 더 많이 나오고 있다”며
“태블릿PC 개설자인 김한수 전 청와대 행정관을 비롯해 장시호 등에 대한 출입국 조회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차 변호사는 이외에도 검찰이 태블릿PC를 보관하던 중 설정앱을 무려 6시간,
국과수 결과에 따르면 최대 13시간 사용했다는 점도 지적했다. 주요 증거를 훼손했다는 것이다.
앞서 검찰이 2016년 디지털 포렌식을 한 날(10월 25일)로부터 6일 뒤인 10월 31일,
태블릿 PC 전원을 켜 각종 기록이 수정됐다는 의혹도 제기된 바 있다.
한편 ‘JTBC 조작 보도, 검찰 공모 관련 특검·진상규명위원회(오영국·김경혜·도태우 공동대표)’ 측은
지난 4일 오후 기자회견을 통해 “(태블릿 PC 조작과 관련해) 검찰의 ‘루트(ROOT) 권한 탈취’와
‘해시값 변경’ 등 주요 증거가 있다”고 주장했다.
도태우 변호사는 이날 2016년 검찰 포렌식이 있은 뒤인 10월 31일 오후 2시 47분쯤,
태블릿 PC 시스템 파일들이 대거 변경된 점을 문제로 지적됐다.
또 검찰과 국과수 포렌식 결과 태블릿 PC에 대한 해시값이 다르게 나온 점도 거론했다.
출처 : [자유민주·시장경제의 파수꾼 – 뉴데일리 new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