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합민주신당 손학규 대표는 취임 후 첫 언론 인터뷰에서 "앞으로 여야가 아니라 국익을 먼저 생각할 것"이라며 "이 원칙은 목에 칼이 들어와도 양보할 수 없다"고 했다. 그는 "지금까지 진보는 말만 했지 국민에게 빵을 줬느냐, 옷을 줬느냐"고도 했다. 이 말에 공감하지 않을 국민은 거의 없을 것이다. 손 대표 취임 후 신당은 과거와는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대통령직인수위가 반대 여론의 눈치를 살피며 양도세 감면을 뒤로 미루자 "당장 2월 국회에서 처리하자"고 해 새 정부측 부담을 덜어주었다. 손 대표는 이명박 당선자의 정부조직 개편에 대해서도 "행정조직 효율과 슬림화는 해야 한다"고 총론에 대해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손 대표가 추구하는 야당상(像)은 당내 사람들이나 지지자들에게 모두 익숙하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당장 "총선을 앞두고 야당으로서 입지가 좁아진다"는 당내 반발이 있다고 한다. 앞으로 손 대표는 이 반발과 국익 우선이라는 대국민 약속 사이에서 고민하는 시간이 많아질 것이다. 그럴 때 손 대표가 가장 먼저 생각해야 할 것은 지난 대선에서 충격적으로 표출된 민심이다. 손 대표는 지금 대선 민심이 가리킨 그 길을 따라가고 있다. 손 대표는 "가장 단호하면서도 가장 협조적인 야당이 될 것"이라고 했다. 그 손 대표 앞에 국가적 사안 두 가지가 시험대에 올라 있다. 손 대표는 인터뷰에서 인수위가 내놓은 정부조직 개편안 거의 전부를 반대했다. 이 문제는 여야 협상을 통해 절충점이 찾아질 것이지만 새 정부가 정부조직을 줄이는 세계적 추세를 따라가려는 것은 사실이다. 신당이 각종 이익 단체들의 부추김에 휘둘려 국민 부담 경감(輕減)과 행정 효율화의 추세를 거스른다면 국민은 고개를 젓게 될 것이다. 손 대표는 한·미 FTA를 일관되게 지지해 왔다. 중국과 일본의 틈바구니에 낀 대한민국 경제의 출구(出口)가 거기 있다고 보았기 때문이었다. 그러면서도 국회 비준은 망설이고 있다. 그러나 지금은 미국 민주당 대선 주자들이 모두 한·미 FTA를 반대하고 있어서 우리가 먼저 비준을 끝내고 공을 미국 쪽으로 넘기지 않으면 안 될 상황이다. 양국의 정치 일정상 이번 2월 국회에서 비준되지 않으면 한·미 FTA는 표류하다가 끝내는 암초에 부딪혀 좌초하게 될 가능성이 커진다. 손 대표가 목에 칼이 들어와도 양보할 수 없다는 국익이 위협받게 되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