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우익 대통령 실장 내정자는 16일 오전 경기 과천 중앙공무원연수원에서 열린 새 정부 국정운영에 관한 합동 워크숍에서 "이데올로기를 뛰어넘어야 한다"면서 "쓸데없는 이데올로기 논쟁에 휘말리거나 이데올로기로 일을 그르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분이 말한 이데올로기는 한국어로 번역하면 이념이다. 이념은 쓸 데 없는 것도, 뛰어넘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이데올로기는 정치적 신념이다. 대한민국과 헌법의 이데올로기는 자유민주주의이다. 유우익 내정자는 "자유민주주의를 뛰어넘어야 한다" "쓸데 없는 자유민주주의 논쟁에 휘말려선 안된다"고 말하는 셈이다. 안보도 경제도 성공시킨 미국의 레이건 대통령은 이념형 정치인이었다. 이념형이었기에 성공한 것이다. 레이건의 이념도 자유민주주의적 신념이었다. 이데올로기, 혹은 이념은 정치인의 가치관을 결정한다. 이것을 아무 것도 아니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정치나 公務를 맡아선 안된다. 정치나 공무는 이념적 행위이다. 이렇게 따지고들면 유우익씨는 "내가 말한 이데올로기는 자유민주주의가 아니고 좌파, 즉 사회주의 이념을 가리킨다"고 말할지 모른다. 이명박 당선자도 몇 차례 비슷한 발언을 했다가 추궁을 당하면 그런 식으로 해명했다. 그렇다면 이렇게 물을 권한이 있다. "왜 좌파 이념이 쓸 데 없는 것이고, 뛰어넘어야 할 존재라고 정확하게 말하지 않는가. 왜 사회주의를 적시하여 말하지 않고 애매하게 하여 자유민주주의까지 욕보이는가. 좌파 이념을 비판하면 반격을 당할까 두려워 만만한 자유민주주의까지 끌어들여 이념은 무조건 나쁜 것처럼 말하는 것인가" 李明博 당선자는 이념, 안보, 국방 같은 문제에 대해서 별로 관심이 생기지 않는 듯하다. 거부감이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될 정도로 실용주의와 경제만 강조하고 안보와 이념을 기피한다. 그런 생각의 반영이 이번 국방장관 인사인 듯하다. 노무현 정권이 한미연합사 해체를 강행할 때 합참의장으로서 적극적으로 동조했던 이상희씨를 국방장관으로 임명하는 행태, 이것이 바로 이념 없는 실용주의의 전형적인 표현이다. 이념은 국가의 정신이고 정당의 혼이다. 이념 없는 실용주의는 "정신나간 실용주의"에 다름 아니다. 이념을 무시한 대통령은 안보를 가볍게 본다. 안보를 경시하는 대통령은 국가 생존의 문제를 직시하지 않는다. 그럼으로 매우 가볍게 보인다. 만만하게 보이기도 한다. 그런 사람은 대한민국의 원수이자 국군통수권자라는 어마어마한 권력과 권위를 갖고도 국가의 힘을 제대로 행사하지 못한다. 이념을 무시하는 대통령은 반드시 경제에서도 실패한다. 法治에서도 실패한다. 경제, 행정, 법치 등 모든 통치행위는 이념의 지도를 받을 때만 일관성을 유지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