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 공천심사를 마무리 짓고 2차 심사를 하루 앞둔 한나라당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특히 수도권 지역 의원들을 중심으로 "급변한 민심"을 지적하며 4.9총선에서의 불안감을 토로하는 일들이 잦아진것. 서울지역에 출마하는 한 후보는 27일 "민심 이반이 상당하다"며 "지난 주에 명함 돌리때와 이번 주 명함 돌릴 때 주민 반응이 다르다. 이제는 40% 가까이가 명함을 안 받더라"고 돌변한 유권자들의 모습을 전했다. 이명박 대통령의 당선되는데 일등공신이라 할만한 수도권의 민심이 갑자기 등을 돌리는 현상은 새정부의 내각 인선에 대한 국민들의 불만과 지역민심과 상반되는 정략적인 공천에 기인한다. 특히 서울지역은 대선때 전례없이 한나라당을 지지하면서 공천만 받으면 당선된다는 대세론에 힘입어 공천경쟁이 너무 뜨거워진것이 오히려 화근. 지역주민들과 부딪끼며 지역구를 힘들게 다져온 후보들이 정략적인 낙하산 공천에 밀려나는 일들이 잦아지면서 지역 유권자들의 반발도 비례해서 커지고 있다. 한나라당 당사앞은 매일 지역구 당원들과 주민들의 항의 집회로 바람 잘 날이 없을 정도다. 이날도 박근혜 전 대표의 동생인 박근령씨의 예비 약혼자 신동욱 백석문화대 교수가 당사 앞에서 공심위 심사 채점표 공개를 요구하며 항의시위를 했고 전날은 송파병 당협위원장인 이 원창 전의원이 이지역 당원과 주민 500여명과 함께 한나라당의 나경원 의원(비례)의 낙하산 정략공천에 반발, 한나라당 당사앞에서 항의 집회를 가졌다. 특히 이지역 주민들은 "이 지역과 아무런 연고도 없는 나경원 의원이 공천을 받는다면 송파병 주민들은 대대적 낙선운동을 펼칠것"이라면서 한나라당의 공천행태에 크게 실망한 모습이었다. 인명진 윤리위원장은 최근 끊이지 않는 공천잡음에 대해 "당협위원장을 2-3년씩 하고 선거 때 많이 고생한 분들, 당을 위해 수고한 분들이 있는데 갑자기 어디에서 1~2주일 전에 누가 보내서 왔다는 꼬리표를 달고 온다"면서 지역 주민들의 반발도 당연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계파나눠먹기식 공천도 심각하다. 공심위 내부에서는 친이성향 인사와 친박성향 인사들이 하도 목소리를 높이는 바람에 외부 출신 공심위원들이 “이 쪽, 박 쪽 챙기는 게 공심위냐. 자꾸 이러면 안 하겠다”고 들고일어났다는 후문도 전해진다. 이명박 대통령의 최측근인 정두언 의원도 전날 "지금 진행되고 있는 정부 인선과 한나라당 공천은 총선에서 압승한다는 전제에서 이뤄지고 있는 것 같다. 참으로 아슬아슬한 일이 아닐 수 없다"면서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지금 수도권 표밭은 심하게 요동치고 있다"면서 민심에 귀기울기 보다는 "계파 나눠먹기식 공천","낙하산 공천"으로 오히려 지역 민심이 이반하는 현 상황을 빗대며 공정한 공천, 납득할만한 인선을 하지 못하면 한나라당의 수도권 대세론은 공염불에 그칠것임을 강조했다. 또한 남경필 의원도 이날 오전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논란이 되고 있는 장관 후보자들에 대해 "아무래도 자진사퇴를 본인들이 한다면 여러 가지로 좋은 모양이 아니겠나 판단한다"고 말하면서 문제제기를 했다. 아울러 고진화 의원도 CBS 뉴스레이다에 출연해 "이명박 대통령이 국민을 섬기는 정부 만들겠다고 했는데 장관이나 청와대 수석 문제에 있어 그런 원칙이 잘 지켜지지 않고 있다"며 "민주화의 결과로 국민들이 도덕적 결함 등에 대한 잣대가 많이 높아졌는데 이런 잣대에서 정부가 국민들과 괴리가 있었다는 게 드러났다"고 비판했다. 한편 원희룡 의원(서울 양천갑)은 "험악한 민심을 현장에서 많이 듣고 있다"면서 "어제 원내 대책회의에서 고위 당직자들이 20여명이나 모였지만 문제후보를 자진사퇴 시켜야 된다 하는데 한명도 반대를 안했다"면서 한나라당의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김용갑 의원도 "보수는 국회 때문에 망하는데 과거의 열린우리당과 달리 우리들은 국민들이 잘못을 지적하면 바로 고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당에 쓴소리를 하면서 시대에 맞는 인선과 공정한 공천을 주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