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념과 문화를 넘어선 ‘통일인’들의 만남과 나눔의 장을 만들어 나갈 겁니다.”
탈북자 출신 대학생이 탈북자 커뮤니티를 만들었다.
건국대에 재학 중인 탈북자
강디모데(가명, 27, 커뮤니케이션학과 3) 씨와
신호명(32, 경영학과 3) 씨가
지난 3월부터 온라인 탈북자 커뮤니티 ‘탈북민닷컴’을 개설, 운영하고 있다.
두 학생은 탈북민들이
남한에서 겪는 많은 어려움 중에 가장 힘든 것이 심리적인 외로움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강 씨는
“한국에 처음 왔을 때 느끼는 심리적 외로움은
경제적인 문제에 못지않게
남한 적응에 큰 장벽이 되고 있다”며 “
온라인상에 소통의 장을 만들어, 서로 어려운 점에 대해 얘기하고 격려하게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탈북민닷컴에는 많은 탈북민과 탈북민에 관심을 갖고 있는 일반인들이 활동하고 있다.
이용자들은
‘탈북민수기’ ‘정착경험담’ 등 다른 탈북민들의 이야기를 확인할 수 있는 공간을 통해
자신의 어려움이나 고민에 대해 글을 올리고,
따듯한 격려와 위로, 실질적인 조언을 해주며 활발한 활동이 이뤄지고 있다.
특히,
남한에 정착해 살아가는 탈북민들의 모습을 담은 ‘탈북민영상’은 가장 높은 인기를 보이고 있다.
신 씨는 “영상을 보며 탈북민들이 ‘나도 정착해서 잘 살 수 있다’는 희망을 갖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신 씨는
탈북민의 정착에 어려움을 겪게 하는 원인 중 하나로
일반인과 탈북민이 서로에 대해 갖는 선입견을 꼽았다.
신씨는 “탈북민들이 직장이나 일상생활에서 실수를 지적받을 때
‘자신이 탈북민이라서 차별을 받는다’라고 오해하는 경우가 있다”며
“탈북민닷컴이 이러한 오해를 해소하고 서로간의 거리를 좁혀나가며 이해하는데 기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강 씨는
“더 많은 사람들과 자유롭게 대화하기 위해
운영에 제약이 따르는 포털사이트의 카페나 블로그가 아닌, 독자적인 웹사이트를 만들었다”며
“많지 않은 월급으로 웹사이트를 운영하느라 정착금도 일부 사용했지만,
같은 탈북민을 돕고, 남북한의 화합을 위해 일한다는 보람 때문에 아깝지 않다”고 말했다.
웹사이트 이름으로
‘탈북민’이라는 단어를 사용한 데 대해서도 확고한 의지를 보였다.
신호명 씨는 “흔히 탈북한 사람을 이르는 ‘새터민’이라는 단어를 쓰는데
우리 사회의 일원이라는 느낌을 주지 못하고,
법적 용어인 ‘북한이탈주민’은 마치 도망자와 같은 어감이든다”고 설명했다.
신씨는 이어 “(북한을 탈출했다는)탈북(脫北)이라는 객관적인 사실에 기존의 ‘자(者)’보다는 부드러운 느낌의 ‘민(民)’을 붙이는 것이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