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원수좌회 대책위 “추대위 논란은 종도 향한 기만극”
“적명 스님 추대위 노력 안할 것… 수좌회와 함께간다”
자승원장 재임포기 약속 이행 및 청정승가구현을 위한 전국선원수좌회 대책위가 단식정진을 선언했다.
대책위원장 석곡 스님 등은 5일 오전 10시 10분 묵언정진 장소인 조계사 전통등연구소 가피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추대위(추천위, 이하 추천위) 구성 과정에서 빚어진 논란이 “종도들을 향한 기만극이었다”고 선언하고 향후 추대위 논의는 “더 이상 없을 것”이라고 못 박었다.
대책위는 자신들의 한계를 먼저 참회했다. 추대위 구성 논란과정에서 수좌회의 정치 개입 등에 참회하면서 단식 정진에 나서는 이유를 설명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대동으로 하나 되지 못함 부끄러워…”
석곡 스님은 “풍전등화와 같은 종단의 위기를 당하여, 미약하기 짝이 없는 우리 납자들의 수행력에 참괴함을 느낀다”면서 “양심에 따라 행동하고 역사인식에 의해 실천하고자 한 우리 납자들이 대동(大同)으로 하나 되지 못함을 부끄러워하며, 무엇이 수행인지 무엇이 깨달음인지 다시 한 번 성찰해 보지 않을 수 없게 됐다”고 설명했다.
수좌회 대책위는 추대위 구성과정에서 논란을 빚은 총무원장 불출마와 대리인을 내세우지 않는다는 전제조건과 관련해 ‘속았다’고 분개했다.
석곡 스님은 “수좌회는 고육지책으로 정체성을 의심받음을 감수하고 기득권측과 청정승가 구현을 위해 자승원장의 재임포기와 기득권 내려놓기를 포함해 적명 스님과 자승 스님, 법등 스님이 지난 31일 합의를 했다”면서 “지금 이 순간 순진과 어리석음으로 정치꾼들의 장난에 놀아난 수좌들의 눈 푸르지 못함을 인정한다”고 고개숙였다.
이어 석곡 스님은 “자승원장과 보선 스님 측은 자신들의 이권과 탐욕을 하나도 내려놓지 못하고 애초에 삼자합의를 지킬 마음이 전무했음에도 불구하고 서로 ‘상대의 선양보와 자신들의 후 결단’을 밀고 당기는 술수로 대중을 호도하는 추태를 보여주었다”고 비판했다.
“보선 스님은 먼저 합의깨고, 자승 스님은 도덕적 우위 점하는 양 위선”
또 “보선 스님 측이 도법 스님의 기자회견을 빌미로 먼저 합의를 깨버렸고, 보선 스님 측이 합의에 응하지 않을 것을 알면서도 자승원장은 기자회견을 통해 먼저 합의에 응했다는 도덕적 우위를 점하는 양 위선과 아량으로 수좌들과 종도들을 향해 기만극을 연출했다”고 개탄했다.
이에 수좌회는 “기득권 세력을 방치하고는 조계종은 가망이 없다. 기득권 해체와 청정승가구현을 위해 목숨 바칠 때가 되었다”면서 “시비곡절을 불문하고 종단 위기의 공업(共業)을 참회하며, 거대한 제방도 미미한 물줄기로 무너진다는 철칙을 알기에 가열찬 용맹정진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석곡 스님은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자승원장과 보선스님 측 계파스님들은 출가정신으로 돌아가 본래 자신의 것이 아닌 헛된 권력과 재물의 욕심을 버리고 한국불교 백년대계를 위해 출가자 면목을 회복하길 간곡히 당부한다”고 덧붙였다.
수좌회는 선거법 위반 논란을 일으킨 현수막을 철거하지 않고 일부 문구를 수정해 ‘자승원장 재임 포기 약속이행’이라는 현수막을 내걸었다.
“단식정진 빠르면 6일부터…적명 스님 더 이상 노력 안한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한 석곡 스님은 추대위 구성과 관련한 아쉬움과 분개함을 토로했다. 또 적명 스님이 추대위 구성을 위해 다시 노력하지 않는다고 분명히 했다.
도법 스님은 4일 <불교닷컴>과 통화해서 “도법 스님은 “적명 스님은 산철결제를 위해 내려간 것으로 알고 있다. 더 노력해 보겠다는 뜻을 갖고 계신 적명 스님의 뜻이 실현되도록 돕는 게 내 역할이다”고 했다. 마지막까지 추대위 구성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석곡 스님은 “삼자회동의 합의내용을 두 분이 깼다. 누가 먼저의 문제가 아니고 합의를 하지 못한 책임이 있다”면서 “추대위는 무효가 됐고, (선거는) 원점으로 돌아갔다. 적명 스님은 더 이상 추대위(추천위)를 구성하려는 노력을 다시 시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석곡 스님은 “적명 스님은 모든 것을 저에게 위임하시고 봉암사로 내려가셨다. 앞으로 대책위의 정진에 뜻을 같이 하기 위해서는 언제든지 오시겠다고 했지만 추대위 구성을 위해 올라오는 일을 없을 것”이라고 했다.
적명 스님은 총무원장 자승 스님이 3일 입장문을 발표한 자리에 참석했다. 석곡 스님은 이 이유에 대해 “추대위는 깨졌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합의시간이 남아있어 마지막까지 나와 주길 바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석곡 스님 “도법 스님, 원장 불출마에 답 못해”
석곡 스님은 갖는 논란에도 불구하고 적명 스님이 원장 스님을 만난 이유는 “수좌회와 약속한 재임 포기를 확인하려는 것이었는데, 결과가 이렇게 됐다”면서 아쉬워했다.
또 추대위 전제 조건과 관련해 ‘내려 놓겠다’는 의미를 적명 스님과 법등 스님은 원장의 불출마와 대리인을 내세우지 않는다로 이해했지만 도법 스님은 그렇지 않았다고도 했다.
석곡 스님은 “도법스님과 적명 스님이 이해한 내용이 달라 내가 도법 스님에게 마지막까지 확인했다. 내용이 다르면 합의는 깨지는 것인데, 도법 스님은 답을 못했다”고 말했다.
정진 장소와 관련해 석곡 스님은 “현재 정진단은 단식묵언 용맹정진을 하기에 적합지 않다”며 “총무원 청사 1층로비에서 할 것이다. 만약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조계사에 천막을 치고 이것도 막히면 거리로 나가겠다”고 밝혔다. 단식정진은 우선 수원·청암·도행 스님이 시작한다. 단식정진과 함께 그동안 해온 묵언정진도 계속한다.
한펀, 수좌회 대책위 관계자들이 단식정진 장소 통보를 위해 총무원에 들어가자 청사 출입구는 폐쇄됐다. 기자들의 접근도 제한됐으며, 주차장에서 국제회의장으로 들어가는 철문도 내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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