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明博 대통령은 3.1절 기념사에서도 脫이념을 강조했다. 여러 군데에서 그런 표현이 나온다. * 이념과 지역을 뛰어넘어 모두 하나가 되었습니다. *3. 1운동의 하나 된 함성은 대한민국 임시정부를 중국 상해에 세웠습니다.좌우이념을 넘어 하나의 항일기지가 만들어졌습니다. *실용의 정신만이 낡은 이념 논쟁을 뛰어넘을 수 있습니다. *이념의 시대는 갔습니다. 투쟁과 비타협으로 갈등하는 시대도 이제 끝이 나야 합니다. 李 대통령이 뛰어넘고 싶어하고 낡았다고 생각하는 이념은 도대체 무슨 이념인가? 한반도에는 자유민주주의라는 이념과 김일성주의라는 이념이 있다. 우리는 민족은 같은데 이념이 달라 분단되었다. 한반도에서 이념은 민족보다도 더 힘이 세다. 이념은 삶의 방식과 가치관을 결정하기 때문이다. 무엇이 소중하고 무엇이 행복인가를 결정하는 것도 이념이다. 李 대통령은 어느 이념인지를 확실하게 밝히지 않고 이념은 무조건 뛰어넘어야 하고 버려야 할 낡은 개념이라고 말한다. 별도 설명이 없으므로 그가 말한 이념안에는 당연히 反共자유민주주의도 포함된다고 봐야 한다. 이 때문에 그의 "脫이념 실용주의"는 많은 오해와 비판을 받고 있다. 反共자유민주주의를 부정한 실용주의가 있을 수 있느냐는 것이다. 그는 반공투쟁을 경멸하는 사람이 아닌가 하는 느낌도 든다. 물론 李 대통령이 김일성주의, 즉 좌익사상을 낡은 이념이나 뛰어넘어야 할 이념이라고 생각하고 있을 가능성도 있다. 그렇다면 오해를 없애기 위해서 "낡은 좌익이념은 버려야 합니다"라고 분명히 말해야 한다. 그렇게 할 용기가 없으니 비겁한 兩非論을 동원한 것 같다. 자연히 좌익사상과 자유민주주의 수호는 다 같이 나쁘다는 의미의 말을 하게 된 것이다. 비겁한 兩非論에 걸려 억울한 뭇매를 맞는 게 자유민주주의, 즉 대한민국의 국가이념이다. 아마도 李明博 대통령은 직설적으로 좌익이념을 부정할 용기와 배짱이 없는 듯하다. 그래서 의도적으로 의미를 모호하기 위하여, 좌익의 반발을 무마하기 위하여 "좌익사상"이라 특정하지 못하고 "이념"이라고 얼버무리는 바람에 대한민국 대통령이 국가이념 자체를 부정하는 의미의 말을 하고 있는 셈이 되었다. 대통령이 나서서 이념적 혼란을 부채질하는 격이다. 악당과 보안관이 대결하는 것을 보고 대통령이 나서서 "총싸움은 다 좋지 않으니 사이 좋게 지내라"고 말하는 것처럼 들린다. 한국에서 이념은 死活이 걸린 문제이자, 善惡을 구분하는 기초이다. 이명박씨가 기업인이 되고 기독교 장로가 되고 대통령이 될 수 있었던 것도 이념의 덕분이다. 시장경제라는 이념, 종교의 자유라는 이념, 선거의 자유라는 이념의 덕분이다. 한국인이 지녀야 할 도덕관의 핵심은 김정일은 악당이고 대한민국은 正義의 편이라는 善惡구분이다. 이 도덕적 결단에서 모든 공공윤리가 파생한다. 그런데 대통령이 앞장서서 善惡구분의 기초인 이념을 무시하자고 한다. 학생들은 이 말을 듣고는 6.25 때 자유민주주의라는 이념을 위하여 목숨을 바친 국군장병들을 향하여 "실용주의를 몰라서 개죽음 했다"고 생각하게 되지 않을까? 김정일을 악당이라고 규정할 용기가 없으면 침묵이라도 해야지 反共자유민주주의까지 끌고 들어가서 김일성주의와 같은 단어로 묶어놓고 욕을 해대는 비겁함은 국민교육에 좋지 않다. 1976년 판문점 만행사건을 일으킨 김일성 정권을 향해서 "미친 개에겐 몽둥이가 필요합니다"라고 말했던 박정희의 이념 있는 실용주의와 애국인사들을 배신감에 떨게 하는 李明博의 이념 없는 실용주의가 무척 대조적이다. 6.25 전쟁은 자유와 독재의 대결, 즉 이념전쟁이었다. 국립현충원에 묻힌 호국영령은 쓸 데 없는 이념전쟁에 열중하여 개죽음 했단 말인가? 6.25 남침 때 국군은 이념대결을 뛰어넘는 행동, 즉 중립을 선언했어야 했단 말인가? 이명박식의 이념 없는 실용주의로는 안보도, 법치도, 경제도 살리지 못한다. 이명박 대통령은 너무 일찍부터 공부 없는 보수, 이념 없는 보수, 좌파에게 이용당한 김영삼의 길을 걸으려 한다. 이념대결을 회피하려는 이명박의 기회주의적 자세가 그의 연설, 정책, 인사에서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명박에 의한 法治확립과 親北청산은 불가능해지는가? 이승만, 박정희 같은 이념형 실용주의자들이 세운 나라를 이념 없는 가짜 실용주의자들이 망치려드는가? ------------------------------------------------------------- -----이하 이명박 대통령 삼일절 기념사 전문(全文)------ “새로운 성공신화를 만들어 갑시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700만 해외동포와 독립유공자, 그리고 내외귀빈 여러분, 오늘 우리는 각별한 감회 속에 여든아홉 번째 3·1절을 맞이합니다. 새 대통령으로서, 지난날 치열했던 우리의 도전과 극복의 역사를 가슴에 새깁니다. 제게 주어진 시대적 사명에 열과 성을 바칠 것을 거듭 다짐합니다. 저는 먼저, 조국의 광복을 위해 목숨을 바친 순국선열들께 머리 숙여 경의를 표합니다. 독립유공자와 유가족 여러분께도 깊은 존경과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89년 전 오늘, 우리 민족은 위대했습니다. 우리 선조들은 빼앗긴 나라를 되찾기 위해 분연히 떨치고 일어섰습니다. 남녀와 노소, 신분과 계층을 가리지 않았습니다. 빈부와 종교, 이념과 지역을 뛰어넘어 모두 하나가 되었습니다. 3·1운동의 하나 된 함성은 대한민국 임시정부를 중국 상해에 세웠습니다. 좌우이념을 넘어 하나의 항일기지가 만들어졌습니다. 한민족이 살아있음을 세계 만방에 알렸습니다. 마침내 우리는 조국의 광복을 이루어냈습니다. 건국 이후 60년, 우리는 세계가 기적이라고 부르는 성공의 역사를 만들어왔습니다. 전쟁의 잿더미 위에서 가난에 고통 받던 나라가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으로 우뚝 섰습니다. 그 짧은 기간에 민주화도 이루어냈습니다. 이제 대한민국의 힘은 아시아를 넘어 세계로 뻗어나가고 있습니다. 우리가 다함께 피와 땀과 눈물의 노력으로 만들어 온 자랑스러운 역사입니다. 이토록 짧은 기간에 이렇게 놀라운 성취를 이루어낸 나라는 세계 어디에도 없습니다. 저는 이런 우리 민족의 저력에 무한한 긍지와 자부심을 느낍니다. 이 위대한 ‘성공의 역사’를 만들어 오신 선열과 국민 여러분께, 깊은 존경과 찬사를 보냅니다. 국민 여러분! 그러나 우리는 여기서 만족하고 머뭇거릴 수는 없습니다. 선열들이 꿈꾸던 나라를 이루기 위해서는 아직도 가야 할 길이 많이 남았습니다. 세계 중심에 당당히 서는 부강한 나라, 인류 공동번영에 기여하는 ‘선진 일류국가’가 우리의 목표입니다. 이제 우리는 낡은 이념의 틀에 갇혀서는 한 발자국도 앞으로 나아갈 수 없습니다. 대립과 갈등으로 국민을 갈라놓고서는 선진화의 길을 가지 못합니다. 새로운 사고, 새로운 방향이 절실히 필요합니다. 실용의 정신만이 낡은 이념 논쟁을 뛰어넘을 수 있습니다. 서로 더 많이 이해하고 배려하는 아름다운 문화가 사회 곳곳에 넘쳐나야 합니다. 단절과 배척이 아니라, 계승하고 포용해야 합니다. 과거의 어두운 면만 보지 말고, 밝은 면을 이어받아 발전시켜 나가야 합니다. 뒤만 돌아보고 있기에는 우리가 해야 할 일이 너무나 우리앞에 많습니다. 언제까지나 과거에 발목 잡혀 제자리걸음만 하고 있을 수는 결코 없습니다. 이미 시대의 패러다임이 바뀌었습니다. 이념의 시대는 갔습니다. 투쟁과 비타협으로 갈등하는 시대도 이제 끝이 나야 합니다. 이제 정치, 경제, 외교안보, 노사관계 모든 분야에서 실용의 잣대가 적용돼야 합니다. 형식과 비효율, 비생산을 혁파해야 합니다. 새로운 사고와 통찰력으로 국가전략을 세우고 이를 실천해 가야 할 때입니다. 한국과 일본도 서로 실용의 자세로 미래지향적 관계를 형성해 나가야 합니다. 그러나 역사의 진실을 결코 외면해서는 안 됩니다. 그렇다고 언제까지나 과거에 얽매여 미래로 가는 길을 늦출 수는 없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지금 어떻게 하느냐’에 앞으로의 60년이 달려 있습니다. 세계는 창의와 변화의 시대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면 세계와의 경쟁에서 낙오자로 전락하게 됩니다. 산업화와 민주화를 넘어 이제 새로운 도전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새 정부는 3·1정신을 선진 일류국가 건설의 지표로 삼을 것입니다. 선열들이 공동의 목표를 향해, 차이를 극복하고 힘을 합쳤듯이 선진 일류국가라는 시대사적 공동과제를 달성하기 위해 국민통합의 길을 뚜벅뚜벅 한걸음씩 나아가겠습니다. 편협한 민족주의가 아니라, 국제사회와 교류하고 더불어 살면서 세계와 함께 호흡하는 열린 민족주의를 지향해 나가야 합니다. 남북문제도 배타적 민족주의로는 해결할 수 없습니다. 우리 민족 내부의 문제인 동시에 국제적 문제로 보아야 합니다. 세계 속에서 한민족의 좌표를 설정하고, 더 넓은 시각에서 해결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이것이 진정, 3·1정신인 민족자주와 민족자존을 실현하는 길이기도 합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이제 새로운 전진은 시작되었습니다. 3·1정신을 오늘에 되살린다면 우리는 반드시 선진화의 꿈을 현실로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그동안의 노력으로 ‘받는 나라’에서 ‘주는 나라’가 되었다면, 이제는‘세계사의 흐름을 따라가는 나라’가 아니라, ‘세계사의 흐름을 바꾸고 이끌어가는 나라’로 만들어내야 합니다. 우리 모두가 하나 되어 대한민국의 새로운 성공신화를 만들어 나갑시다. 감사합니다. 2008년 3월 1일 대통령 이 명 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