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존스홉킨스대 국제관계대학원(SAIS) 산하 한미연구소가 운영하는 북한 전문 웹사이트 '38노스'가 북한이 영변 원자로를 재가동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발표했다.
38노스는 지난달 19일 촬영한 상업용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원자로 냉각 시스템의 배수관에서 온배수(hot waste water)가 배출되는 것이 목격됐다고 2일(미국 현지시간)설명했다.
북한 영변엔 5㎿급 가스 흑연 원자로가 있고, 여기서 핵무기 1개 분량의 플루토늄(6kg)을 생산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원자로의 온배수(溫排水)는 원자력 발전소에서 가열된 수증기를 냉각시킨뒤 온도가 높아진채 하천이나 바다에 방출하는 물을 일컫는다.
38노스에 따르면 대북 분석가인 닉 한센은 “지난여름 새로 완공된 제2의 냉각 시설의 한 부품으로, 최근 설치된 배수관을 통해 이 뜨거운 폐수가 인근 구룡강으로 흘러들어 가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온배수가 나온다는 것은 원자로가 가동중이고, 전기 발전기로 전력이 생산되고 있다는 증거라는 것이다.
38노스는 9월 11일에도 상업용 위성사진 분석 결과 북한이 8월 하순부터 이 원자로 재가동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고 결론 내린 바 있다.
▲ 38노스가 공개한 9월 13일 영변 원자로 위성사진. 원 안이 배수구로 물이 쏟아져 나오는 곳이고 왼쪽 아래가 원자로이다. |
북한은 1994년 미국과의 제네바 합의에 따라 영변의 이 흑연 원자로를 폐쇄했다가 2002년 2차 핵위기 때 일방적으로 재가동시키고, 이후 6자회담을 통해 다시 가동을 중단하기로 합의했다. 2008년 6월엔 냉각탑을 폭파하는 장면을 전 세계에 생중계해 일부에서 진심이 아닌 ‘쇼’라고 평가받기도 했다.
그 뒤 북한은 한반도 긴장이 고조되던 지난 4월엔 공개적으로 "우라늄 농축 공장을 비롯한 영변의 모든 핵시설과 함께 2007년 10월 6자회담 합의에 따라 가동을 중지하고 무력화했던 5㎿ 흑연감속로를 재정비, 재가동하겠다"고 밝히기까지 했다.
다시 6자회담 재개 논의가 나오는 가운데, 이번에 영변 흑연원자로 가동이 확인되면서 '회담이 시작되면 협상카드로 활용할 것'이라는 과 함게, 북한의 의도가 무엇인지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