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NK는 20일 평양 소식통을 통해 북한이 ‘국정원 첩자’라며 체포해 억류 중인 한국인 선교사 김정욱(51)씨를 기자회견을 통해 공개한 후 주민들을 대상으로 사상 교육에 주력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소식통은 수용소로 끌려간 주민들은 중국으로 여행을 다녀오면서 한국 사람과 접촉했거나 기독교를 접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데일리NK는 북한 주민들을 대상으로 진행되는 사상 교육이 ‘남조선 괴뢰도당은 우리의 생명인 위대한 수령님의 동상을 감히 훼손하려는 천추에 용납 못 할 죄행을 감행했다'는 식으로 진행됐다고 전했다.
이어 북한 당국은 주민들에게 ‘불순한 사상에 물들어서는 안 된다’며 ‘교회와 접촉하거나 이야기만 들어도 반혁명분자로 처리할 것이라고 경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 당국의 이 같은 조치에 대해 소식통은 체제 이완에 대한 우려로 '남조선 국정원이 체제 붕괴 시도하고 있다'는 억지 주장을 만들어 내부 통제에 나선 것이라고 해석했다.
소식통은 "사상 교양에 힘쓰고 있는 김정은 정권이 체제 이완에 대한 탄압을 나서기 위한 구실을 찾은 것"이라면서 "주민 통제를 강화했는데 잘 되지 않자 '남한 선교사 기자회견'을 통해 반전을 꾀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경 경비대 교체와 손 전화 전파 탐지기 확대 등으로도 모자라 교회 관련 탄압 움직임까지 보이면서 향후 주민 통제는 더욱 심해질 것"이라면서 "주민들 사이에서 '원수님(김정은)의 깜빠니아(캠페인)'은 너무 자주 진행돼서 허리가 휠 지경'이라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이번에 체포된 주민들은 평양 낙랑 구역에서 6명, 서성 구역에서 3명 등 총 30여 명이 정치범 수용소로 끌려갔다"면서 "이런 주민들은 악질 암해분자로 처리돼 뒷돈(뇌물)도 소용없어 아무도 손을 댈 수 없는 수준으로 내몰렸다"고 알렸다.
그러면서 "중국으로 보위부원을 파견해 관련 움직임을 보인 주민들을 다 체포하라는 조치도 취해졌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해 10월 북한에서 체포된 것으로 알려진 한국인 선교사 김 씨는 지난달 27일 평양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자신이 국정원 지시를 받아 북한 정권을 헐뜯었다며 "만수대 언덕을 비롯한 북한 전 지역에 있는 모든 동상을 부숴버리고 동상 자리마다 큰 교회를 세워야 한다"고 밝혔다.(konas)
코나스 최경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