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 증거조작 의혹과 관련, 검찰 조사를 받다 자살을 기도한 국정원 권모 과장이 지난 22일 발견돼 현재 서울아산병원 응급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25일 오전 서울 송파구 풍납동 서울아산병원에서 신원을 알 수 없는 여성(갈색옷)이 경호를 받으며 응급중환자실로 들어가고 있다. 2014.3.25 ⓒ 연합뉴스 |
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 증거 조작 의혹과 관련해 검찰 수사를 받다 자살을 기도한 국가정보원 권모(52·대공수사국 전 파트장·4급) 과장이 민변과 종북세력을 비판하는 A4용지 용지 9장 분량의 유서를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권 과장은 가족과 국정원장, 국정원 동료, 검찰, 국민에게 남긴 유서를 통해 검찰의 수사가 국정원을 흔들고 있는 상황에 대한 강한 불만을 나타냈다.
권 과장은 국정원장에게 “제대로 된 대공 수사를 하지 못해 송구스럽다”고 했다. 국정원 동료들에게는 “항상 고생했고 감사하다”며 고마움을 나타낸 것으로 알려졌다. 가족에게는 “언제나 부끄럽지 않고 떳떳한 일만 했다”고 적은 것으로 전해졌다.
권 과장은 그러나 국민에게 간첩 사건 피고인 유우성(34)씨의 변호를 맡고 있는 민변(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과 종북세력에 떠밀려 국정원을 흔들고, 국정원 요원들이 내몰리는 현 상황이 개탄스럽다면서 “정치적 의도에 따라 사건의 진위와 관련 없는 일로 국론이 분열돼 안타깝다”고 말했다.
자유와 민주주의를 찾아 대한민국으로 탈북했다는 유 씨가 민변에게 변호를 맡긴 것에 대한
국민적 의혹이 일고 있는 가운데 권 과장도 민변과 종북세력으로 인해 사건이 변질되고 국정원이 흔들리는 상황을 지적한 것이다.
▲ 간첩 증거조작 사건 설명회'서울시 공무원 간첩 사건' 피고인 유우성 씨(가운데)가 15일 오후 서울 서린동 청계광장에서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민주주의 법학연구회 등이 공동 주최한 '국정원과 검찰의 간첩 증거조작 사건 설명회'에 참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 2014.3.15 ⓒ 연합뉴스 |
민변은 왕재산 간첩 사건, 일심회 간첩 사건 등 각종 종북·간첩 사건의 변호를 도맡아 왔으며, 북한의 KAL기 폭파, 천안함 폭침 등에 대한 음모론을 주장하고 있다. 또한 북한인권법을 반대하며 국가보안법 철폐, 이적단체 옹호 등으로 종북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만약 자유와 민주주의를 찾아 한국에 왔다면 북한인권법을 반대하고 탈북자를 비난하는 민변에 변호를 맡긴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되는 일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권 과장은 27년간 대공 업무만을 맡아와 국정원 내부에서도 베테랑으로 꼽히는 인물이다. 1996년 아랍계 필리핀 간첩인 ‘무하마드 깐수’(한국명 정수일) 사건과 일심회, 왕재산 사건 등 대형 간첩 사건 수사에 참여했다. 그는 깐수사건의 수사유공자로 보국훈장을 받기도 했다.
유서를 통해 국가안보 훼손을 우려한 권 과장은 그러나 의식불명 상태가 지속되고 있어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권 과장이 입원 중인 서울아산병원 측은 24일 “환자는 회복이 안 되고 위중한 상태”며 “향후 장기간 입원과 관찰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심정지로 인한 뇌 손상으로 인해 현재 기계에 의존해 호흡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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