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 11시쯤 집으로 전화가 걸려 왔다. 한나라당 국회의원 후보 사무실 선전원이란 사람이 건 전화였다. 여성이었다. "000 후보를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나쁘지 않게 봅니다." "기쁜 소식을 알려드리려 합니다." "뭡니까?" "후보님께서 당선 되시면 00 아파트 근방에 있는 군 부대를 철거하고 그곳을 개발하기로 되었습니다." "나는 군 부대가 거기에 있는 게 더 좋은데요." "아, 그게 아니고 대통령께서 시내에 있는 군 부대를 철거하라는 지시를 내렸습니다." 내가 중간에서 말을 차단하고 약간 신경질적으로 이야기했다. "아니 군 부대를 철거하고 아파트를 짓는 게 잘하는 일입니까?" "그게 아니고요, 그 군 부대는 전투부대가 아니고 군인들이 쉬는 곳이랍니다." "군인들도 쉬는 곳이 있어야지요. 이 나라는 안보가 더 중요해요." 이 여성은 군 부대를 화장장 같은 嫌惡(혐오)시설 정도로 생각하는 모양이었다. 유권자들의 이기심을 자극하여 표를 얻으려는 선거운동이 대통령, 국회의원, 지방선거를 불문하고 만발하고 있다. 인간이 利己心의 덩어리가 되면 동물화한다. 국민 교양의 바탕이 약한 곳에서 민주주의는 인간성을 파괴하고 인간성에 바탕을 둔 예절과 질서를 무너뜨린다. 한국의 민주주의는 약 60년간 연습과 연극을 계속해왔다. 이젠 연극을 그만두고 실천으로 들어가야 하는데 국민교양의 총붕괴라는 함정을 만났다. 여기에 결정적인 기여를 한 것은 얼치기 언론, 출판인, 지식인과 反문명적 좌파들이 합세한 漢字폐기에 의한 한국어 파괴였다. 정신을 담는 그릇인 母國語에 금이 가니 애국심, 질서의식, 염치가 새나가바렸다. 교양과 예의 없는 사람들을 위한 선거운동이란 것이 군 부대 철거에 의한 표 얻기로 나타나는 모양이다. 핵무장한 미친 집단이 세계 최대 규모의 재래식 군사력과 화학, 세균무기까지 갖고서 서울의 지척에서 우리를 노리고 있는 가운데서 가공의 태평성대를 누리고 있는 대한민국에 안보를 생존 차원에서 치밀하게 챙기는 사람이 단 한 사람이라도 있을까? 이념을 경멸하는 이명박 대통령인가? 韓美연합사 해체 책임자인 이상희 국방장관인가? 아니면 휴전선의 일등병인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