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큰헤드(Birkenhead) 정신
사)한국문화안보연구원
이사장 이 석 복
1852년 2월 27일 새벽 2시, 영국해군의 수송선 버큰헤드호(號)가 케이프타운 항에서 67㎞쯤 떨어진 곳을 항해하던 중 암초에 부딪쳤다. 배에는 영국 73보병연대 소속 병사 472명과 가족 162명이 타고 있었는데, 배 안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되었다. 구명보트는 단 3대 뿐이었고, 보트 당 정원은 60명이었다. 상어 떼가 우글거리는 바다 속으로 배는 점점 가라앉고 공포에 질린 사람들은 우왕좌왕하며 서로 보트를 타려고 아우성이었다. 이 때 북소리가 울렸다. 그러자 반사적으로 병사들이 갑판에 집결했고, 함장인 알렉산더 세튼 대령이 병사들을 향해 외쳤다.
‘제군들은 들어라! 가족들은 그동안 우리를 위해 희생을 해왔다. 이제 우리가 그들을 위해 희생할 때다. 어린이와 여자부터 보트에 태워라! 대영제국의 남자답게 행동하라!’
이내 횃불이 밝혀지고 승무원들이 어린이와 여자들을 구명보트에 태웠다. 마지막 구명보트가 배를 떠날 때까지 병사들은 차렷 자세로 가족들이 배와 함께 바다로 잠기는 것을 지켜보며 울부짖었다. 600명이 넘는 승선자 중 단 193명이 살아남았다.
그 후 영국인들은 어떤 사고가 터질 때마다 ‘버큰헤드 정신으로!’라고 외친다고 합니다. 그러면 우왕좌왕하던 이들도 곧 숙연해진다고 합니다. 1912년 타이타닉 호 침몰 때도 이 정신이 큰 빛을 발휘했습니다. 어린이와 여자를 먼저 생각하는 이 버큰헤드 정신은 이웃을 위해, 특히 어려운 이웃을 위해 자신을 기꺼이 주는 희생정신입니다.
우리에게도 유사한 사례가 있다.
1950년 12월 흥남철수 작전 시 북한지역 동포 10여만명의 피난민을 성공적으로 철수 시킨 전쟁사 초유의 피난민 철수작전 내용이다.
피난민 승선을 완강히 거부하던 미10군단장 알몬드소장을 설득했던 한국군 1군단장 김백일 장군의 참다운 군인정신 이야기이다.
김백일 장군은 ‘한국군은 남한으로 피난하려는 북한 동포들을 끝까지 보호하겠다고 약속한바 있다. 만약 피난민 승선이 어렵다면 우리 한국군 1군단 장병은 도보로 철수 하겠으니 한국군 대신 피난민을 승선시켜 달라’고 반 협박조로 알몬드 장군에게 통첩했다. 결국 알몬드 장군은 이에 굴복하여 전쟁 역사상 유례없는 피난민 10만명을 거제도로 철수 시키기 위해 군수 물자를 모두 바다에 투척하고 한국군 1군단 장병과 피난민 모두를 승선시켜 성공적으로 철수 했다.
또한 2010년 천안함 격침당시 반토막난 선수수분에 있던 해군 장병을 모두 구조선에 구난시킨 후 최후로 함정을 떠난 천안함 함장의 모습도 세월호의 선장과는 너무 다른 모습이였다.
2014. 05. 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