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승춘 국가보훈처장이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우리나라는 무슨 큰 사건만 나면 우선 대통령과 정부를 공격하고 있다”고 발언해 논란이 일고 있다.
박 처장은 지난 2일 서울 용산로 전쟁기념관에서 보훈처가 주관한 워크숍에서 “세월호 침몰 사건 때문에 대통령과 정부가 아주 곤욕을 치르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당시 워크숍은 보훈처가 국가안보의식 강의를 하는 ‘나라사랑’ 전문강사 100여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박 처장은 “국가가 위기에 처하고 어려울 때면 미국은 단결한다”며 “그런데 우리는 문제가 생기면 그 문제의 근본 원인은 어디 가고 정부와 대통령만 공격하는 것이 관례가 돼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미국은 9·11테러가 났을 때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사고 현장에서 소방관과 경찰관들의 어깨를 두드려 줬는데, 이후 대통령 지지도가 56%에서 90%까지 올랐다”고 말하기도 했다. 박 처장은 이날 35분 정도 강연했으며 세월호 참사에 대해서는 5분간 이야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처장이 지난해 6월 세월호 선사인 청해진해운에 감사패를 준 것에 대해서도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보훈처는 당시 청해진해운에 “국가보훈 대상자의 복지증진과 보훈문화 확산에 기여한 공로가 크다”는 내용의 감사패를 수여했다. 보훈처 관계자는 “청해진해운이 인천과 백령도를 오가는 선박에 천안함 관련 사진을 거는 등 보훈문화 고취 활동을 해 감사패를 수여했다”고 해명했다. 2011년 보훈처장에 임명된 박 처장은 2012년 대선 전 한 안보강연에서 특정 후보 지지 발언을 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새정치민주연합 박광온 대변인은 11일 박 처장의 자진 사퇴를 촉구했다. 박 대변인은 국회 현안브리핑에서 “박 처장이 세월호 참사를 미국 9·11테러와 비교해 우리 국민성을 비하하는 발언을 했다”며 “박승춘 ‘국민비하처장’은 더는 국민을 미개하다 하지 말고 국민 세금으로 받은 월급을 모두 반납한 뒤 자리에서 물러나기 바란다”고 요구했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