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정부에서 국회의원 두 번, 보건복지부 장관을 지낸 유시민씨가 21일 세월호 참사를 가리켜 "박근혜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사람들 엄청 죽고
감옥 갈 거라고 말씀드렸었는데, 불행히도 그렇게 돌아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불행히도'라는 전제를 달기는 했지만 유씨는 세월호 참사를
끌어들여 자신의 예견(豫見)이 들어맞았다는 것을 홍보했다. 이 발언은 정의당이 6·4 지방선거를 앞두고 이날 공개한 정치토크쇼 홍보 동영상에
들어있다. 동영상 공개 시기나 발언 내용을 볼 때 세월호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려 한다는 비판을 받아도 할 말이 없게 됐다.
민주당
대선 후보를 지낸 문재인 의원도 최근 세월호 사태를 1980년 광주 민주화 운동에 비유하는 발언을 연일 내놨다. 문 의원은 지난 16일
"세월호는 또 하나의 광주"라는 글을 트위터에 올린 데 이어, 18일엔 광주광역시 5·18 민주묘지를 찾은 뒤 "광주 민주항쟁을 일으켰던 국가와
세월호 참사 때 무능하고 무책임했던 국가의 모습은 본질적으로 같다"고 했다. 20일엔 박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를 비판하는 특별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문 의원의 발언은 주로 박 대통령 비판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문 의원이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넓히는 데 지금의 상황을 이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다.
문 의원은 노무현 정부에서 청와대 비서실장을 지냈고, 2012년 대선에서 민주당 후보로 박 대통령과
경쟁했다. 유씨는 지난해 2월 "직업으로서의 정치를 떠난다"며 정계 은퇴를 선언했지만, 2007년 야권 대선 후보 경선에 나섰고 2010년
지방선거에선 야권 단일 후보로 경기도지사에 도전했었다. 두 사람은 친노(親盧)를 대표하는 야권 정치 지도자들이다. 이런 문 의원과 유씨를 보면서
두 사람이 과연 세월호 비극을 국민과 함께 슬퍼하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박근혜 정부의 위기를 즐기려는 마음이 앞서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