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복음침례회(구원파) 측은 26일 성명서를 통해 “10만 성도를 다 잡아가도 유병언은 안된다”고 밝혔다.
이는 사실상 구원파
측이 횡령·배임·조세포탈 등의 혐의를 받고 도주 중인 세월호의 실소유주 유병언(73) 전 세모그룹 회장을 조직적으로 비호하겠다고 공개 선언한
것으로 풀이된다.
구원파 임시대변인인 이태종씨는 이날 ‘구원파의 총본산’인 경기 안성시 금수원 앞에서 발표한 ‘우리가 유병언을
버리지 못하는 이유’라는 제목의 성명서에서 “우리 중 많은 사람이 일치된 마음으로 유병언이 체포되지 않기를 바라고 있다”며 “수배자에게 밥을
제공해도, 휴대전화를 빌려줘도 징역 몇 년을 산다는 서슬 퍼런 법 조항 앞에서 많은 사람이 겁도 없이 그를 보호할 작정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구원파는 “실제로 누가 오늘 하루 그의 곁을 지키고 있는지는 파악할 수 없지만 우리는 심정적으로 10만 성도가 하루씩
유병언을 숨겨줘 결국 모두가 다 잡혀가게 되더라도 최후까지 그를 내놓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구원파는 유씨가 검찰에 출석하지
않는 이유로 지난 1991년 ‘오대양사건’에 대한 재수사 당시 검찰에 자진 출석했다가 상습사기 혐의로 ‘별건 구속’돼 징역 4년을 선고받고
복역한 것을 거론했다.
구원파는 “유병언은 1991년 오대양과 무관했기에 당당히 출두했지만 바로 구속돼 오대양과 전혀 상관없는
재판을 받았고, 거짓 증언으로 4년형을 살았다”며 “당시 유병언이 자진출두하지 않았다면 오대양과 구원파, 유병언의 무관함은 엄정한 법 앞에서 몇
주 만에 명백하게 밝혀졌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오대양 여론이 식기 전에 (유씨가) 출두했기에 무관함에도 무관하지 않다는
오명을 써야 했던 것”이라며 “그때 유병언의 출두를 막았다면, 그때 진실이 규명되기를 기다렸다면 23년의 고통은 없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씨가 이번에 검찰에 출두하면 23년 전과 마찬가지로 ‘억울하게 죄를 뒤집어쓰는’ 결과가 나올 것이기 때문에 검찰 조사에 응할 수
없다는 논리다.
구원파는 또 “유병언이 청해진의 실소유주와 실경영자라고 연일 떠들고 있지만 이것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에 5억원을 걸겠다고 밝혔다.
구원파는 검찰이 유씨에 대한 신고보상금을 5억원으로 10배 올린 것과 관련, “국민의 혈세로
마련됐을 5억원이라는 천문학적인 금액을 현상금으로 주더라도 유병언을 하루빨리 잡아야만 하는 이유가 세월호 진실규명과 어떤 연관이 있는지
모르겠다”면서 “세월호가 왜 침몰했는지 명확한 원인을 밝혀주는 분에게 우리가 5억원을 드리겠다”고 밝혔다. 이어 “정작 중요한 것은 이 부분인데
왜 유병언의 체포에만 혈안이 돼 있는지 모르겠다”고도 했다.
구원파는 “그 돈은 유병언의 수천억 재산 중 일부가 아니다. 실제로
유병언은 그럴 만큼의 재산을 가지고 있지도 못하다”며 “5억원은 오대양 꼬리표에 세월호 꼬리표까지 달지 않기 위해 10만 성도들이 기금을
마련해서 내놓을 생각”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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