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유가족들이 대리운전 기사를 폭행했다는 신고가 접수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17일 0시40분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KBS별관 뒤 노상에서 김병권(47) 세월호 가족대책위 대표 등 유가족 5명과 대리운전 기사 이모(52)씨 사이에 폭행
시비가 벌어졌다는 신고가 접수돼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가족들은 대리기사 폭행을 만류하던 행인 2명을 때린 혐의도 받고
있다.
사건 현장에는 새정치민주연합 김현 의원(비례대표)과 보좌관 1명, 세월호 유가족 등 모두 7명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 등 유가족들은 김현 의원과 술자리를 가진 뒤 귀가하기 위해 대리기사를 호출했다. 그러나 유가족 일행이 30분 넘게
출발하지 않고 시간을 지체하자 대리기사 이씨는 “안 가실거면 돌아가겠다. 다른 기사를 불러라”고 말했고, 그 말을 들은 유가족과 김 의원 등은
"국회의원에게 공손하지 못하다"며 이씨와 말다툼을 벌이다 집단 폭행으로 이어졌다. 당시 김 의원 및 유가족들은 술에 많이 취한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씨는 경찰 조사에서 유가족 등이 무방비 상태였던 자신의 멱살을 잡고 얼굴과 목 등을 때렸다고 진술했다. 사건현장을
경찰에 신고한 노모(36)씨 등 행인 2명도 “세월호 유가족들이 대리기사를 폭행하는 것을 말리려다 일방적으로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세월호 유가족들은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한 경찰에게 묵비권을 행사했다. 이들 중 2명은 자신들도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며 현재 안산 모 병원에 입원했다. 김현 의원 및 폭행 혐의를 받고 있는 유가족들은 추후 경찰 출석 의사를 밝히고 귀가했다. 현재 경찰은
폭행 피해자인 대리기사와 행인, 그리고 현장 목격자 등으로부터 증언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 사건현장 주변
CCTV를 확보해 분석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김현 의원과 해당 유가족들을 조속히 소환해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할 예정"고 말했다.
유경근 세월호 유가족대책위원회 대변인은 "유가족들이 상심해 있을 것 같다며 김현 의원이 저녁식사를 함께하자고 한 것"이라며 "김병권
위원장은 팔에 깁스했고 김형기 수석부위원장은 치아 6개가 부러지는 등 일방적인 폭행은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대책위원회 측은 “이유와 경위가
어찌됐든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며 “관련자들은 모두 성실하게 조사에 임하고, 조사 결과에 대해서는 책임을 지고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출처 조선닷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