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문 심사 때 과자를 준비했는데, 교수님이 싸구려라 마음에 안 든다고 집어던지며 앞으로 논문을 쓸
생각도 하지 말라는 폭언을 했습니다.” “교수님이 맡긴 연구과제를 하느라 시간이 없는 상황에서 어렵게 쓴 제 논문의 제1저자를 교수님이
빼앗아가는 바람에 논문 실적이 없어 졸업을 못하고 있습니다.” 석·박사학위 과정을 밟고 있는 대학원생 10명 중 6명은 교수에게 연구 실적을 빼앗기고, 폭언·성희롱·교수의 사적 심부름 등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대통령직속청년위원회는 지난 6월 카이스트, 포스텍 등 전국 13개 대학교 대학원생 1857명과 모바일로 참여한 일반 대학원생 497명 등 총 2354명의 대학원생을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환경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그 결과 무려 45.5%(1071명)가 “부당한 처우를 당했다”고 응답했고, 11.6%가 “확실하지 않지만 부당한 일을 경험했다”고 응답했다. 이들 중 성희롱, 모욕, 신체·언어적 폭력 등 개인존엄권을 침해당한 경우가 31.8%로 가장 많았다. 부당한 일을 강요당하거나 결혼생활, 사생활에 대해 간섭당하는 등 자기결정권이 침해된 경우(25.8%)가 뒤를 이었다. 20.2%는 물질적 대가를 제공하라는 압력에 시달렸거나 실제로 제공했고, 연구주제나 지도교수 선정을 강요당하는 등 학업연구권을 침해당했다. 또 9.5%는 논문에 교수 이름을 공저자로 넣도록 강요당하거나 저자 명단에서 아예 배제되는 등 저작권을 침해당했다. 특히 이공계 대학원생들은 지도교수의 연구 프로젝트를 수행하기 위해 실험실에 직장과 비슷하게 출퇴근하면서 이런 부당 처우를 많이 당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연구비 중 일정 부분 지급되는 인건비조차 제대로 받지 못해 생활비와 학비를 감당하기 어려운 경우도 많았다. 실태조사의 구체적인 사례를 보면 공학계열 대학원생인 B(25) 씨는 “한 달에 100만 원이 넘는 인건비가 나오지만 교수가 해당 통장과 도장을 강제로 빼앗고, 그중 30만 원만 용돈으로 줘 생활이 어려운 상황이다”고 말했다. 교수의 심부름꾼 취급을 받는 일은 일상적으로 일어난다. 자연계열 대학원생인 C(31) 씨는 “교수 자녀의 과외를 무료로 해주고, 교수가 이사할 때 이삿짐을 날라줬다”고 토로했다. 출처 문화 닷컴 / 유현진 기자 cworange@munhw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