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국미사에서 북한 옹호 발언을 한 혐의로 고발된 박창신(72) 천주교 전주교구 원로신부가 사건 발생 1년이 지나도록 수사기관의 수사를 받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검찰과 경찰은 지난 9월 세 차례 소환 통보에 모두 불응한 박 신부에 대해 2개월이 넘도록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
25일 검찰과 경찰에 따르면 박 신부는 9월 1∼19일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 피고발인 신분으로 세 차례 소환 통보를 받았지만
모두 불응 의사를 밝혔다.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전주지검과 전북지방경찰청은 이후 소환 통보를 하지 않고, 강제 구인영장도 청구하지 않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박 신부가 직접 나와서 조사를 받아야 한다는 입장을 가지고 박 신부 측에 소환 조사에 응할 것을 설득하고 있다”고 밝혔다.
검찰은 현 단계에서 박 신부에 대한 체포영장 청구는 검토하지 않고 있으며, 박 신부는 서면조사를 받겠다는 입장을 피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신부는 언론 인터뷰를 통해 “강론의 일부 발언을 꼬투리 잡아 공권력을 휘두르고 있다”며 소환 조사에 응하지 않겠다는 태도를 분명히 하고
있다.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소속 박 신부는 지난해 11월 22일 전북 군산 수송동 성당에서 열린 ‘불법선거 규탄과 대통령 사퇴를
촉구하는 시국미사’에서 “서해 북방한계선(NLL)에서 한·미 군사운동을 계속하면 북한에서 어떻게 해야 하겠어요. 북한에서 쏴야죠. 그것이 연평도
포격이에요”라는 발언을 해 논란을 일으켰다. 이 발언 사실이 알려지면서 보수 시민단체 등은 박 신부를 국가보안법상 찬양·고무·동조 혐의 등으로
검찰에 고발했다. 대검찰청은 전주지검 군산지청, 서울중앙지검, 대검찰청 등으로 접수된 고발과 진정 8건을 지난 2월 전주지검에서 일괄 수사하도록
했고, 전주지검은 전북지방경찰청에 수사 지휘를 내렸다.
출처 문화닷컴 / 김병채 기자 haass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