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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소식

재가불자가 깨어나야 하는 이유

연재] 마성 스님의 摩聖斷想-15

2016년 04월 11일 (월) 11:49:04마성 스님 팔리문헌연구소장 ripl@daum.net

불교교단은 출가자와 재가자로 구성된 사부대중의 공동체이다. 원래 출가자와 재가자는 상호 존중의 수평적 관계였다. 붓다는 ≪싱갈라와다숫따≫에서 출가자는 재가자에게 다섯 가지 의무를 다해야 하고, 재가자는 출가자에게 다섯 가지 의무를 다해야 한다고 가르쳤다. 출가자와 재가자는 그 역할이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국불교에서 출가자와 재가자의 관계는 주종(主從)의 관계로 전락해 버렸다.

현재 한국불교에서 재가불자의 위치는 참으로 초라하다. 재가불자들은 승려들의 위세에 눌려 꼼작도 못하고 있다. 불교교단에서 재가자는 아무런 권한도 없다. 모든 권력은 출가자가 장악하고 있다. 출가자는 재가자에게 공경과 공양만 강요할 뿐, 불교공동체의 일원으로 인정하려고 하지 않는다. 이러한 잘못된 관행을 바로잡기 위해서는 재가불자들이 깨어나야 한다. 다시 말해서 재가불자가 깨어나야 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 재가불자가 사찰에서 부처님 전에 합장하고 있다. ⓒ불교닷컴 자료사진

첫째, 재가불자가 깨어나야 사부대중으로 구성된 불교공동체의 본래 모습으로 되돌릴 수 있다. 전 세계적으로 불교교단은 출가자가 주도하고 있다. 왜냐하면 경제 활동에 종사하고 있는 재가자가 불교공동체를 위해 전적으로 참여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승단의 독주가 심화되고 있다. 이처럼 불평등한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먼저 재가자들이 개인을 위한 신앙에서 불교 전체를 위한 신앙으로 변하지 않으면 안 된다.

일부의 재가자들은 개인적인 신앙은 열심히 하면서도 불교를 위해 신행단체에 가입하여 적극적으로 활동하지 않는다. 이런 부류의 사람들은 불교공동체 발전에는 전혀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 또한 일부의 재가자들은 관념적인 깨달음에 함몰되어 있거나 인터넷에서 댓글놀이로 소일하면서도 참여불교의 중요성을 알지 못한다. 이런 부류의 사람들은 불교발전에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는다. 왜냐하면 이런 부류의 사람들은 불교발전을 위해 보시도 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정기적으로 법회에 동참하지도 않기 때문이다. 이와 같이 비록 재가불자가 불교교리에 뛰어난 식견을 가지고 있다고 할지라도 불교발전을 위해 공동체의 일원으로 참여하지 않는다면 진정한 의미의 불교도라고 할 수 없다.

둘째, 재가불자가 깨어나야 승단의 타락과 횡포를 막을 수 있다. 일부 승려들의 탈선과 범계행위는 심각한 수준이다. 몇몇 승려들의 탈선으로 승단 전체가 지탄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이러한 몇몇 승려들의 탈선과 범계행위는 승가 내부에서 자체적으로 해결해야 하지만 그렇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승려들의 탈선과 범계행위에는 재가불자들의 책임도 적지 않다. 만일 재가불자들이 적극적으로 승단을 견제했더라면 지금처럼 타락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만일 신심 돈독한 재가불자들이 불교공동체를 위해 적극적으로 활동한다면 승려들이 신도들을 함부로 대하지 못한다. 그리고 출가자가 본분을 망각하고 올바른 길로 나아가지 않을 때에는 공양을 거부해야 한다. 그래도 참회하지 않고 비승가적 행위를 계속할 경우에는 강제로라도 환속시켜야 한다. 그래야 승려들이 신도들을 두려워하게 된다. 그리고 미래의 사방승가를 위해서라도 범계자를 옹호해서는 안 된다.

셋째, 재가불자가 깨어나야 불필요한 외형적인 불사를 줄일 수 있다. 외형적인 건축불사가 불교의 발전은 아니다. 불교의 이상은 구성원 전체가 붓다의 가르침을 바르게 실천하고 있을 때 이루어진다. 이제 한국불교도 외형적인 건축불사에서 교육불사로 전환하지 않으면 안 된다. 종교 인구는 점차 줄어든다. 미래에는 불교신자가 지금보다 절반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앞으로 대형건축물은 관리하는데 많은 어려움이 뒤따를 것이다. 따라서 불필요한 건축불사를 줄이는 것도 재가불자들의 몫이다.

넷째, 재가불자가 깨어나야 죽은 자를 위한 불교에서 산자를 위한 불교로 변화시킬 수 있다. 사찰에서 조상 천도를 빌미로 고액의 천도비를 요구한다면 일단 사이비불교라고 진단해도 틀리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붓다는 조상의 극락왕생을 위해 천도재를 지내라고 가르치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한 가정불화나 사업실패 등으로 사찰을 찾았을 때, 승려가 그 원인을 조상 탓으로 돌리고 천도재를 권유한다면 그런 사찰에는 다시 가지 않는 것이 좋다. 붓다는 모든 업은 ‘자기가 짓고 자기가 받는다(自作自受)’고 했으며, ‘자기가 지은 업은 자기가 받는다(自業自得)’고 가르쳤다. 재가불자들이 붓다의 가르침을 체계적으로 공부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불교는 <의례의 도>가 아니라 <지혜의 도>이기 때문이다.

다섯째, 재가불자가 깨어나야 삿된 신행에서 바른 신행으로 전환할 수 있다. 승려들이 오히려 기복신앙을 부추긴다. 그래야 사찰에 돈이 들어오기 때문이다. 어리석은 신도들은 복을 받는다고 하면 무엇이든 승려가 시키는 대로 한다. 아직도 혹세무민하는 승려들이 도처에 산재해 있다. 올바른 수행자와 삿된 생계자를 구별하는 것도 재가불자들의 몫이다. 엄격히 말해서 삿된 신행으로는 불교발전을 기대할 수 없다. 바람직한 재가자의 역할은 수행과 교화에 전념하는 훌륭한 승려에게는 공경과 공양을 베풀고, 반면 출가자의 본분에 어긋난 자에게는 공경과 공양을 거부해야 한다. 그래야 삿된 신행을 줄일 수 있다.

여섯째, 재가불자가 깨어나야 재가자의 역할을 되찾을 수 있다. 붓다는 출가자가 할 일과 재가자가 할 일을 구분했다. 출가자와 재가자는 그 삶의 방식이 전혀 다르기 때문이다. 붓다는 출가자에게는 오직 수행과 교화에만 전념하라고 가르쳤다. 그 이외의 일들은 모두 재가자들에게 맡겼다.

이를테면 붓다는 자신의 장례식에도 출가자는 관여하지 말라고 지시했다. 붓다의 장례식은 신심 돈독한 재가불자들이 알아서 처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붓다의 장례식은 재가자들이 알아서 여법하게 봉행했다. 이러한 전통을 계승한 상좌불교에서는 불교의 축제에도 출가자들은 관여하지 않는다. 붓다의 탄생, 성도, 열반을 기념하는 웨삭(Vesak) 축제도 재가자들이 중심이 되어 이루어진다.

한국의 연등축제도 출가자들이 관여할 일이 아니다. 이러한 축제는 재가자들이 자발적으로 운영하도록 위임해 주어야 한다. 그리고 불교를 외호하는 사업과 불교의 대사회적 기능은 재가불자들이 맡아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승려들이 피켓을 들고 시위하는 모습은 출가자의 위의에 어울리지 않는다. 불교의 위상만 떨어뜨릴 뿐이다. 이와 같이 한국불교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출가자와 재가자의 역할 분담이 이루어져야만 한다.

이상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승단의 타락과 독주를 막기 위해서는 재가불자들이 깨어나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초종파적이고 전국적인 조직을 갖춘 재가불자회가 창립되어야 한다. 만일 이러한 재가단체가 창립되면 한국불교는 비약적으로 발전하게 될 것이다. 그러면 승단도 지금보다는 훨씬 투명해질 것이다. 현재 불교계에는 많은 재가단체들이 있지만, 승단으로부터 지원을 받는 관변 단체에 불과하다. 따라서 기존의 재가단체를 통폐합하여 전국적인 재가불자회가 하루빨리 창립되기를 기대해 본다.

  
 
스리랑카팔리불교대학교 불교사회철학과를 졸업했으며, 동 대학원에서 철학석사(M.Phil.) 학위를 받았다. 태국 마하출라롱콘라자위댜라야대학교에서 박사과정을 수학했다. 현재 동국대학교(경주캠퍼스) 겸임교수 및 팔리문헌연구소 소장으로 재직 중이다. 주된 관심 분야는 불교사회사상이다. 현실을 떠난 가르침은 현대인들에게 아무런 도움도 주지 못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불교중심 불교닷컴. 이 기사에 대한 반론 및 기사제보 dasan2580@gmail.com]



혁신학교? 혁신은 개뿔! 애들 학력만 퇴행중! 교무실 커피자판기, 교사 항공권 구입에 물 쓰듯...특혜 불구 학력은 뒷걸음 일반학교에 비해 연간 1억4,000~1억5,000만원을 특별히 지원받는 서울형 혁신학교가 예산을 엉뚱한 곳에 쓰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일부 혁신학교에서는 특별예산(학교운영비)으로 교사실의 각종 책장이나 가구를 구입했고, 수백만원을 들여 학습자료 저장용 USB와 외장하드를 사서 나눠 갖은 사실도 밝혀졌다. 교무실 커피자판기를 구입하는데 특별예산을 쓴 혁신학교도 있었다. 이밖에도 여직원 휴게실 가스보일러 교체, 부장교사 워크숍 항공권 구입, 교직원 전체 체육복 구입 등 본래 목적과는 거리가 먼 곳에 특별예산을 물 쓰듯 전용한 사실이 드러났다. 학생들에 대한 선심성 예산 집행 정황도 나왔다. 일부 혁신학교에서는 학생 티셔츠 구입, 진공청소기 구입 등에 특별예산을 수백만원씩 사용했다. 학생들의 생일축하용 떡케익 구입비용으로 매달 70~90만원을 사용한 곳도 있었다. 반면 서울형 혁신학교의 학력은 일반학교에 비해 오히려 뒷걸음질 친 것으로 확인됐다. 이런 내용은 서울시교육청이 새누리당 강은희 의원에게 제출한 2012년 혁신학교 정산서 통합지출부를 통해 밝혀졌다. 서울형 혁신학교는 곽노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