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이 수해복구를 당창건기념일(10월10일)까지 끝내라고 다그치는 가운데 김일성 일가의 우상화물부터 먼저 복구하도록 지시해 주민들의 불만을 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당국이 북·중 국경지역에서 일어난 태풍 ‘라이언록’에 의한 수해 복구에 전체 주민들을 총동원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최우선 복구 대상이 주민들의 살림집이나 학교 등이 아닌 김일성 우상화물이어서 주민불만이 비등하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밝혔습니다.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19일 “중앙에서 수해복구를 쌍십절(10.10일)전에 끝내라고 다그치고 있다”면서 “하지만 피해복구 우선 대상이 김일성 관련 우상화물이어서 집 잃은 주민들의 원성이 높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쌍십절은 당국의 수해복구에 불만을 품은 북한 주민들이 당창건 기념일인 10월 10일을 일컫는 최신 은어”라며 “우상화물 복구에 내몰린 주민들이 산사람보다 죽은 사람이 먼저냐며 노동당 창건일을 쌍십절로 비하해서 부르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홍수에 집을 잃은 수재민들이 침수가 안 된 회관이나 작업반, 선전실 등에 집단숙식하고 있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김일성의 영생탑, 유화판, 모자이크판, 연구실 등을 우선 복구하라는 지시가 내려 주민들의 지탄을 받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시멘트와 강철자재는 중앙에서 보장하게 되어있지만 철길과 도로가 끊겨 운송이 잘 안 되고 있다” 며 “수해복구를 김씨의 우상화물에 집중하면서도 마치 주민들의 살림집을 복구하는 것처럼 피해복구지원금을 주민들에 강요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와 관련 함경북도 무산군의 한 소식통은 20일 “50여 가구가 살던 두만강인근 마을은 이번 수해로 6가구만 남았다” 면서 “이 밖에도 회령, 남양, 연사, 등 북·중 국경지역의 피해 규모는 발표된 것보다 두 배가 넘을 것”이라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자재와 설비가 부족한 실정에서 복구자금을 주민들로부터 걷고 있다”면서 “민생은 외면하고 계속 핵과 미사일발사로 천문학적 자금을 날려 버리다 수해를 당하자 복구자금을 강요하면서 김일성 영생탑을 우선적으로 복구하라고 하니 주민들의 심정이 어떻겠느냐”고 반문했습니다.
소식통들은 오는 쌍십절(10.10일)까지 어떻게 하나 연구실, 영생탑, 유화판, 모자이크판의 복구공사를 완성하라는 것이 중앙의 지시라며 피해지역 주민들은 겨울이 되기 전에 살림집이 마련되지 않으면 도강(탈북)이라도 하겠다는 심정이라고 전했습니다.
자유아시아 방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