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경기·인천 등 38개 지역 해제 … 완화 지역도 여의도 82배 면적 대전 유성구 등 10곳 보호구역 추가 지정 국방부가 여의도 면적의 72배에 달하는 서울·인천·경기도 등 전국 2억1290여 만㎡ 지역을 군사시설보호구역에서 해제한다. 사진은 이번에 군사시설보호구역에서 해제되는 서울 서초구 우면산 84번지 일대. [김경빈 기자] 여의도 면적의 154배나 되는 군사시설보호구역이 해제 또는 완화됐다. 국방부는 21일 서울·인천·경기도·강원도의 58개 지역 4억5411만여㎡의 군사보호구역을 해제 및 완화한다고 밝혔다. 건국 이래 최대 규모다. 국방부 관계자는 이날 “국민의 재산권 행사를 보장하고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지난해 12월 제정된 ‘군사기지 및 군사시설보호법’에 따른 후속 조치로 군사시설보호구역의 해제 및 완화 지역을 세부적으로 확정했다”며 “22일부터 시행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국방부는 군사적인 필요에 따라 전국 10개 지역의 1115만8000㎡를 군사시설보호구역으로 추가로 지정했다. 조정된 군사시설보호구역은 22일자 관보에 고시되며 국토해양부의 토지이용규제정보시스템(http://luris.mltm.go.kr)에도 이른 시일 안에 반영할 계획이다. 세부적인 지번은 해당 시·군·구청과 관할 부대에서 확인할 수 있다. -------------------------------------------------------------------------------- 뭐가 달라지나 ◆어디가 어떻게 바뀌나=이번에 군사시설제한보호구역에서 해제된 지역은 서울·인천·경기·강원·부산·대전·대구·충북·충남·경남 등의 38개 지역 2억1290여만㎡다. 여의도 면적의 72배다. 해제 규모가 가장 큰 지역은 경기도다. 김포·광주·용인·파주·고양·포천·가평·남양주·과천·의정부·양주 등의 6940만㎡가 군사시설보호구역에서 풀렸다. 군사시설통제보호구역에서 제한보호구역 또는 특별보호구역으로 완화된 곳은 서울·인천·경기·강원·충남의 20개 지역에 2억4120여만㎡로 여의도의 82배다. 이 가운데 통제보호구역에서 제한보호구역으로 완화된 지역은 모두 2억4047만여㎡다. 강원도가 2억2036만여㎡로 완화 규모가 가장 크다. 철원군·화천군·양구군·인제군·고성군과 춘천시 동내면·사북면 등이 해당된다. 서울의 종로구 평창동·부암동·사직동·홍지동과 서대문구 홍제동, 성북구 성북동·정릉동 일대 114만㎡가 통제보호구역에서 제한보호구역으로 완화돼 재산권 일부를 행사할 수 있게 됐다. 또 고성군 토성면 용암리 일대의 73만여㎡는 제한보호구역에서 특별보호구역으로 조정됐다. ◆경기·인천이 최대 수혜지, 투기바람 우려 지적도=이번에 해제되는 지역은 대부분 군 작전에 직접 영향을 주지 않는 산업단지나 도시계획 지정 지역이란 게 국방부의 설명이다. 그렇지만 군 부대와 군사 작전지역이 몰려 있는 경기·인천이 전체 해제지역의 3분의 2가량에 해당돼 이 지역이 최대 혜택을 보게 됐다. 우선 군사시설보호구역에서 해제되면 땅 주인이 군 당국과 협의하지 않고 얼마든지 건물을 신축 또는 증축할 수 있게 된다. 일반적인 건축규제만 지키면 재산권을 100% 행사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군사시설통제보호구역에서 제한보호구역으로 완화될 경우 주민들은 연면적 200㎡보다 작은 3층 미만의 건물을 자유롭게 지을 수 있다. 그 이상의 건물을 신축 또는 증축할 때는 군부대와 협의를 거쳐야 한다. 군사제한보호구역에서 특별보호구역으로 조정된 지역에서는 민간이 통신설비와 관련된 시설을 설치할 때만 제한을 받는다. 그러나 일반 건물의 신축 및 증축은 제한이 없다. 특별보호구역은 군용전기통신법에 따라 군 통신용 설비를 설치한 장소로부터 2㎞ 이내에 설정된다. 이에 따라 해제 또는 완화가 이뤄지면 부동산 투기와 마구잡이개발이 기승을 부릴 것이란 우려가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앞서 정부가 그린벨트 해제 발표까지 한 마당이어서 부동산 광풍이 불어닥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이와 함께 국방부는 전방 지역 비무장지대의 남방 한계선과 민간인통제선 사이에 벨트 형태로 설정된 통제보호구역의 폭을 현재 15㎞에서 10㎞로 축소했다. 대신 민간인 통제선 남쪽에 설정된 제한보호구역은 유사시 군사적으로 활용될 가능성을 고려해 현재의 10㎞에서 15㎞로 확대했다. 후방 지역의 군사기지나 시설 외곽에 도너츠 모양으로 설정한 통제보호구역과 그 바깥의 제한보호구역은 각각 ‘500m→300m 이내’와 ‘1㎞→500m 이내’로 축소 조정했다. ◆신규 보호구역 지정, 왜 했나=국방부가 군사시설보호구역을 대대적으로 해제 또는 완화하면서 새로 보호구역을 추가 지정했다. 사단급 이상 부대의 울타리 내부와 탄약고 주변의 군용지, 직도사격장의 섬 주변, 최근 이전한 전남 목포의 해군 3함대사령부 등지다. “군사적인 차원에서 꼭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조치”라는 게 국방부의 설명이다. 새로 보호구역으로 지정된 지역 가운데 가장 넓은 곳은 대전시 유성구 일대 345만3000㎡다. 또 경기도 가평·광주·양평에도 추가로 보호구역이 지정됐다. 공군 직도사격장이 있는 전북 군산시 옥도면 말도리 일대는 사격연습 때 주민의 안전을 위해 새로 보호구역으로 설정했다. 이 밖에 전남 영암군 삼호읍, 경남 사천시 축동면, 충북 음성군 생극면, 충남 연기군, 강원도 원주시 지정면 등에도 보호구역이 새로 지정됐다. 김민석 군사전문기자 , 사진=김경빈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