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미국은, 북한이 외교적 협상을 통해 핵무기를 비롯해 대량살상무기(WMD)를 포기하지 않을 경우 군사력을 이용해서라도 이를 제거하기 위한 대책을 공동으로 마련중인 것으로 28일 확인됐다. 이를 위해 미군의 한반도 작전을 관장하는 미 태평양군사령부(USPACOM)와 한국군은 북한의 WMD를 제거할 수 있는 능력을 개발하기 위해 워킹그룹을 이미 구성.운용중인 것으로 밝혀졌다. 한.미 양국은 그동안 북한의 핵무기 등 WMD에 맞서 만반의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고 밝히면서도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선 국가안보에 미칠 영향을 의식, 언급을 피해왔다. 일각에선 북한의 WMD를 저지하기 위해 미국이 북한을 선제공격할 수도 있다는 관측을 제기했지만 뚜렷한 근거가 뒷받침되지는 않았다. 하지만 한.미 양국이 북한의 WMD를 제거하기 위한 능력을 개발하기 위해 실무기구까지 설립했다는 점은 북한의 WMD에 대한 한미 양국의 대비가 구체적으로 진행되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특히 최근 미국이 사실상 북한의 핵무기 보유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음을 뒷받침하는 여러 발언과 자료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이 같은 대책이 마련되고 있어 주목된다. 이 같은 사실은 미 국방부 산하 교육기관인 국방대학(NDU) 부설 WMD연구센터가 지난 5월 발간, 최근 홈페이지에 공개한 `WMD 근절을 위한 국제 파트너십(International Partnerships to Combat Weapons of Mass Destruction)" 보고서에서 드러났다. 보고서는 미 태평양군사령부가 한국군과 함께 북한의 WMD를 제거하는 능력을 개발하는 데 초점을 맞춘 `대(對)확산 워킹그룹"을 설치했다(A Counterproliferation Working Group established with South Korea is focused on developing WMD elimination capabilities)고 밝혔다. 보고서는 `WMD 제거"라는 의미에 대해 "국가 또는 비국가기구의 WMD 프로그램이나 그와 관련된 능력의 위치와 성격을 체계적으로 파악해 안전을 확보하고 불능화 및 파괴하는 것"이라고 규정했다. 한.미 양국 국방당국이 북한의 WMD 제거능력을 개발하는 데 본격 나선 것은 6자회담을 비록한 외교적 노력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핵무기 등 WMD를 포기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더욱이 한.미 양국이 핵무기를 비롯한 북한의 WMD에 수동적.방어적으로 대비하는 차원이 아니라 이를 제거하는 능동적.공격적 대응에 나섰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이어 보고서는 미 태평양군사령부가 일본 방위청과는 화학.생물.방사능 및 핵(CBRN) 방어 워킹그룹을 설치했으며, 이 그룹의 목적은 WMD 공격시 미.일 양국 간 대비태세와 상호작전능력 및 사후관리작전 능력을 개선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미.일 양국은 최근에 WMD 공격을 받을 경우에 대비한 제독(除毒) 및 치료대비책, 공동연구 및 개발문제 등에 대해 대처했다고 보고서는 언급, 양국이 북한의 WMD 공격을 염두에 둔 대책을 실행에 옮기고 있음을 뒷받침했다. 또 보고서는 미 태평양군사령부가 동아시아지역에서 WMD에 대비하기 위해 아.태지역 33개 국가들과 함께 `다자 간 기획 및 능력향상팀(MPAT)"에도 참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MPAT는 전쟁보다 WMD가 관련된 테러와 같은 작은 규모의 비상사태나 군사작전시 신속하게 다자간 태스크포스를 구성하고 다자간 위기대응에 대한 표준작전절차를 개발하는 것이라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한편, 보고서는 미국에 대해 G-8(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일본, 캐나다, 러시아) 국가들은 물론 한국, 호주 등 13개국과 대량살상무기 및 물질 확산에 맞서는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연합 =========== 한·미 "北WMD 제거대책" 구체화하나 한국과 미국이 유사시 북한의 대량살상무기(WMD)를 제거하는 능력을 개발하는 방안을 논의하는 ’워킹그룹(실무협의체)’를 가동 중인 것으로 알려져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미 국방부 산하 교육기관인 국방대학(NDU) 부설 WMD연구센터가 작성해 29일 공개된 ‘WMD 근절을 위한 국제 파트너십’이란 제목의 보고서에 따르면 미 태평양군사령부는 한국군과 함께 북한의 WMD 제거능력을 개발하는 데 초점을 맞춘 ‘대(對)확산 워킹그룹’을 설치했다. 이 보고서는 ‘WMD 제거’라는 의미에 대해 “국가 또는 비국가기구의 WMD 프로그램이나 그와 관련된 능력의 위치와 성격을 체계적으로 파악해 안전을 확보하고 불능화 및 파괴하는 것”이라고 규정했다. 국방부는 ’북한의 WMD’라는 주제 자체가 매우 민감한 현안이기 때문에 보고서에 언급된 내용을 확인하는 데 상당히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이고 있다. 여기에는 북한의 핵무기와 핵 프로그램을 협상을 통해 제거하기 위한 6자회담의 기조가 계속 유지되고 있는 상황에서 자칫 협상 상대인 북측을 불필요하게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감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다. 국방부 원태재 대변인은 “전시에 대비해 북한의 WMD 대비책은 마련할 수 있지만 이를 제거하기 위한 모임은 없는 것으로 안다”면서 “비록 조직(모임)은 없지만 전시에 대비해 만반의 준비태세를 갖추고 있고 이에 대한 협의채널은 있다”고 말했다. 국방부의 이런 설명에도 정부의 일부 관계자들은 북한의 WMD 확산을 저지하는 방안을 협의하는 실무협의체 가동을 적극적으로 부인하지는 않고 있다. 일부 관계자들은 올해 초부터 영관급 장교들이 참여하는 실무협의체가 가동돼 전시 또는 유사시 북한의 WMD가 북한 영해와 영공, 영토를 벗어나지 않도록 저지하는 방안을 주로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하고 있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이와 관련, “실무협의체에서는 WMD 확산을 저지하기 위한 군사적 대응방안을 구체화하는 차원은 아닌 것으로 안다”며 “유사시 WMD가 북한지역을 벗어나는 경로라든지 수단, 목적지 등을 예상하고 이에 필요한 대응방안은 어떤 것이 있는지 등에 대한 의견 교환 수준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한.미가 외교적으로 북한 핵무기와 핵 프로그램을 제거하는 데 노력하고 있기 때문에 핵기술과 미사일, 생화학무기 등의 확산을 막기 위한 군 당국의 대응책도 필요한 것 아니겠느냐”면서 “그런 차원에서 이해하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양국의 이런 움직임은 북한의 급변사태에 대비하기 위해 ’개념계획 5029’를 세부적으로 발전시키고 있는 상황과 연관이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한.미군 당국은 올해 북한에서 발생할 수 있는 6대 불안정한 사태 유형에 대한 세부적인 대응방안을 수립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기 때문이다. 즉 핵.생화학무기 등 대량살상무기의 유출을 비롯한 북한의 정권교체, 쿠데타 등에 의한 내전 상황, 북한내 한국인 인질사태, 대규모 주민 탈북사태, 대규모 자연재해 등 6대 급변사태 유형에 따른 대응방안을 구체화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군 관계자는 “북한의 WMD 무력화와 확산 저지는 한.미의 공통된 관심사”라며 “군 당국이 다양한 우발사태에 대응하는 시나리오를 준비하고 있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다./연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