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 경찰, 시위대에 첫 발포 소요사태로 최소 23명 사망… 일부지역 무정부 상태 김도연기자 kdychi@munhwa.com 베나지르 부토 전 파키스탄 총리가 27일 피살된 후 파키스탄 정국이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을 정도로 극도의 혼란 속에 빠져들고 있다. AP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28일까지 파키스탄 전역에서 부토 전 총리의 암살을 비난하는 수천명의 군중이 시위에 나서 차량과 관청 건물 등을 불태웠다. 일부 지역에서는 시위대가 타이어를 불태우고 도로를 점거해 교통이 마비되는 등 사실상 무정부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AP통신은 28일까지 소요사태로 최소 23명이 숨졌다고 전했다. 로이터통신은 부토 전 총리의 피살로 올해로 독립 60주년을 맞은 파키스탄이 사상 최악의 위기 상황에 내몰리고 있다고 전했다. 로이터통신은 이날 부토의 고향인 신드주의 하이데라바드에서 경찰이 시위대를 향해 발포해 5명이 다쳤다고 전했다. 부토 전 총리 암살 이후 전국에서 시위가 지속되는 가운데 경찰이 시위대에 발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부토 전 총리의 시신은 공군기와 헬리콥터를 통해 남부 신드 주의 나우데로로 운구됐다. 운구 과정에는 전날 급거 귀국한 그의 남편 아시프 자르다리와 세 자녀가 함께했다. 부토의 시신이 안치된 나우데로에는 수천명의 지지자들이 모여 부토 전 총리를 추모했다. 파키스탄 정부는 다음달 8일로 예정된 총선 일정에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밝힌 반면, 나와즈 샤리프 전 총리는 예정대로 총선이 치러지는 것은 나라를 망치는 일이라며 성토했다. 파키스탄 내무부는 부토 전 총리 암살 배후로 알 카에다와 탈레반을 지목했다. 자베드 이크발 치마 파키스탄 내무부 대변인은 28일 저녁 기자회견을 열고 그 동안의 수사 내용을 발표했다. 치마 대변인은 “부토 사망 직후 통화 내용을 감청한 결과 알 카에다 등 무장단체가 이 나라를 망가뜨리려 했다는 반박할 수 없는 증거가 발견됐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이어 녹음된 통화내용에는 파키스탄 - 아프간 무장단체 사령관인 바이툴라 메수드가 비열한 행동을 성공시킨 사람들에게 전하는 축하 메시지가 담겨 있었다고 덧붙였다. 치마 대변인은 메수드가 알 카에다의 지도자이며 지난 10월 부토의 귀국 축하행렬에서 발생한 자살폭탄에도 연루돼 있다고 설명했다. 내무부는 이어 사건 당시 녹화된 화면을 분석한 결과 부토 전 총리의 직접적인 사인은 범인이 쏜 총탄이나 폭발물 파편이 아니며 폭발을 피하기 위해 선루프 안쪽으로 몸을 숨기려다 충격을 받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김도연기자 kdychi@munhwa.com 기사 게재 일자 2007-12-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