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추념식에는 이명박 대통령과 3부 요인, 정당대표, 정부 주요인사, 중앙보훈단체장, 전몰군경 및 독립유공자 유족, 학생, 인터넷으로 신청한 시민 등 5천500여 명이 참석해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의 얼을 기리고 명복을 빌었다. 추념식은 오전 10시 정각에 울린 사이렌 소리에 맞춰 1분간 묵념을 시작으로 헌화.분향, 추모공연, 추념사, 현충의노래 제창 등의 순서로 진행됐다. 이 대통령은 추념사에서 "북한은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로 우리 국민은 물론 세계 평화와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며 "정부는 우리 국민과 영토를 수호하고 우리의 안보를 위협하는 어떤 세력에 대해서도 의연하고 단호히 대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북한은 한반도 비핵화 약속을 지키고 남북대화와 6자회담에 나와야 한다"며 "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화해와 협력의 마당으로 나온다면 대한민국은 국제사회와 힘을 합쳐 최선을 다해 도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그러면서 최근 북한의 잇단 초강경 무력시위에 언급, "북한은 핵실험을 하고 미사일을 발포하면서 우리 국민은 물론 세계의 평화와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며 "`우리 민족끼리"를 늘 주장하던 북한이 동족인 우리 국민을 가장 위협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한 이 대통령은 "지금 이 시각에도 북한은 위협의 수위를 점점 높여가고 있고 우리는 방어의 수위를 높여가면서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며 "북한의 위협은 순국선열과 호국영령들이 지켜낸 고귀한 가치에 대한 도전, 우리 국민 전체에 대한 도전, 인권과 평화라는 인류 보편의 가치에 대한 도전"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세종대왕의 `너무 두려워하여 술렁거려서도 안되지만 두려워하지 않아 방비를 잊어서도 안된다"는 말을 인용, "우리가 방비를 튼튼히 하는 한 어떠한 두려움도 가질 필요가 없다"고 역설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우리는 대화와 협력의 상징인 개성공단을 계속 발전시켜나갈 의지를 갖고 있다"면서 "북한은 억류중인 우리 근로자를 조건없이 돌려보내고 당초 약속대로 자유로운 기업활동을 보장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 대통령은 "북한의 위협으로 남북긴장이 고조될수록 북한이 오판하지 않도록 우리 국민은 더욱 단합해야 한다"며 "튼튼한 안보를 위해서는 빈틈없는 국방태세도 중요하지만 내부의 단합이 더욱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날 이 대통령의 추념사 전문은 아래와 같다.(konas) 코나스 강치구 기자 ------------------------------------------------------------------------- <李대통령, 제54회 현충일 추념사 전문> 사랑하는 국민여러분, 존경하는 국가유공자와 유가족 여러분, 우리는 오늘, 쉰 네 번째 현충일을 맞아 엄숙하고 경건한 마음으로 이 자리에 모였습니다. 국권을 회복하고,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바친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의 명복을 빕니다. 유가족들께도 깊은 위로와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인류 보편의 가치인 자유를 지키기 위해 먼 이국땅에서 꽃다운 젊음을 바친 유엔군 장병들께도 형제의 이름으로 꽃을 바치고 향을 피웁니다. 대한민국의 역사는 순국선열들의 희생 위에 쓰여졌고, 대한민국의 성취는 호국영령들의 헌신 위에 가능했습니다. 그 분들의 뜻과 정신을 기리며 그 가족을 보살피는 것은 국가의 책무이자 국민의 도리입니다. 현재 국립묘지 안장능력은 6만기에 불과하지만 70세 이상의 국가유공자는 30만명에 이릅니다. 정부는 두 곳의 호국원을 마련해 이 분들을 모시고자 합니다. 또한 연로하신 참전유공자들이 보다 편리하게 의료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위탁병원도 대폭 늘려나갈 것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말로 하는 애국은 쉽습니다. 누구나 말로는 나라를 사랑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나 자신과 가족을 희생하며 나라를 위해 헌신하는 것은 참으로 어렵습니다. 그러나 이곳에 계신 순국선열과 호국영령들은 그렇게 하셨습니다. 누구나 할 수 있을 것 같지만 아무나 할 수 없는, 나라 위한 희생과 헌신을 행동과 실천으로 보여주신 분들이 여기 잠들어 계십니다. 희생은 희망이 있어야 할 수 있고, 헌신은 확신이 있어야 할 수 있습니다. 독립투사는 나라를 되찾겠다는 희망으로, 전몰군경은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확신으로, 그리고 민주 열사는 인권과 평화야말로 우리의 삶을 온전케 하리라는 믿음으로 아낌없이 자신의 몸을 던졌습니다. 덕분에 우리는 광복을 맞이했고,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근간으로 하는 대한민국을 건국했습니다. 전쟁의 폐허 속에서 나라를 일으켜 세웠고, 세계에서 가장 빠르고 모범적으로 산업화와 민주화를 이루었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국제사회에서 새로운 질서를 선도하며 선진일류국가를 향해 변화, 발전하고 있습니다. 받는 나라에서 주는 나라로, 세계 속에 기여하는 글로벌 코리아로 성장해 가고 있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지금 세계는 경제위기로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산업화와 민주화가 굳건한 안보의 토대 위에 가능했듯이, 당면한 경제 위기를 극복하는 것도 우리가 추구하는 선진일류국가도 튼튼한 안보 없이는 불가능합니다. 북한은 핵실험을 하고 미사일을 발사하면서 우리 국민은 물론, 세계의 평화와 안전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지금 이 시각에도 위협의 수위를 점점 높여가고 있고, 우리는 방어 수위를 높여가며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습니다. `우리 민족끼리"를 늘 주장하던 북한이 동족인 우리를 위협하고 있습니다. 북한의 위협은 순국선열과 호국영령들이 지켜낸 고귀한 가치에 대한 도전입니다. 우리 국민 전체에 대한 도전입니다. 자유와 평화라는 인류 보편의 가치에 대한 도전입니다. 정부는 우리 국민과 영토를 수호할 것입니다. 우리의 안보를 위협하는 어떠한 세력에 대해서도 의연하고 단호하게 대처할 것입니다. 우리 젊은이들은 지금 이 순간에도 북방한계선(NLL)에서, 휴전선 참호에서 조국을 지키고 있습니다. 소말리아 해협과 레바논 유엔평화유지군(PKO) 활동 현장에서 세계 평화를 지키고 있습니다. 북한의 기습으로 산화한 고 윤영하 소령의 충혼이 담긴 바로 그 윤영하 함을 타고, 서해 바다를 지키고 있습니다. 조국의 부름을 받아 선열과 영령의 뜻을 이어가고 있는 육·해·공의 모든 장병들에게 국민과 함께 감사를 드립니다. 이렇게 우리가 방비를 튼튼히 하는 한 어떠한 두려움도 가질 필요가 없습니다. 세종대왕께서는 "너무 두려워하여 술렁거려서도 안 되지만, 두려워하지 않아 방비를 잊어서도 안 된다"고 하였습니다. 저는 국민의 안전과 나라의 안보를 위협하는 일에는 어떠한 타협도 없을 것임을 다시 한 번 분명히 해 두고자 합니다. 북한은 한반도 비핵화 약속을 지키고, 남북대화와 6자회담에 나와야 합니다. 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화해와 협력의 마당으로 나온다면, 대한민국은 국제사회와 힘을 합쳐 최선을 다해 도울 것입니다. 우리는 대화와 협력의 상징인 개성공단을 계속 발전시켜나갈 의지를 갖고 있습니다. 또한 소말리아 해협에서 해적의 위협을 받는 북한 선박을 구조한 바 있습니다. 북한은 억류중인 우리 근로자를 조건 없이 돌려보내고, 당초 약속대로 자유로운 기업 활동을 보장해야 합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우리는 조금 전 태극기를 향해 함께 경례하고 한 목소리로 애국가를 불렀습니다. 그 마음으로 우리 모두 힘을 모아 우리가 당면하고 있는 나라 안팎의 도전을 이겨냅시다. 북한의 위협으로 남북긴장이 고조될수록 북한이 오판하지 않도록, 우리는 더욱 단합해야 합니다. 튼튼한 안보를 위해서는 빈틈없는 국방태세도 중요하지만 내부의 단합과 화합이 더욱 중요합니다. 이럴 때 일수록 나와 더불어 가족을, 나와 더불어 이웃을, 나와 더불어 나라와 미래를 생각해야 합니다. 이는 선열과 영령들이 몸으로 보여준 가치이자 우리가 이어가야 할 사명입니다. 또한 그것이야말로 그 분들의 뜻을 받드는 길임을 가슴 깊이 새깁시다. 다시 한 번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에게 존경의 마음으로 깊은 위로를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