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만복, 한나라와도 수차례 접촉 시도… 왜? ‘대화록 유출’ 소문·미스터리 무성 김상협기자 jupiter@munhwa.com ▲ 김만복 국가정보원장이 15일 오후 서울 서초구 내곡동 국정원에서 사의를 표명하는 기자회견을 마친 뒤 인사하고 있다. 곽성호기자 국가정보원장 자진사퇴로 막을 내린 김만복 원장의 행보는 시작부터 결론까지 미스터리다. 비밀로 뒤엉켜있고, 어두운 베일에 가려진 ‘다빈치 코드’ 영화를 보는 듯하다. 왜 김 원장은 대선 하루 전에 북한을 방문했을까, 노무현 대통령은 왜 이를 용인했을까, 북한 김양건 통일전선부장과 나눈 대화 내용을 본인이 왜 직접 유출하게 됐을까, 비문에 도장이 안찍힌 이유는 과연 뭣 때문일까 등이다. 이처럼 정보기관의 수장이 상식적으로 도저히 납득하기 힘들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김 원장이 한나라당 고위인사에게 수차례 접촉을 시도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김 원장이 오는 4월 총선에 출마하려했던 게 아니냐, 이를 위해 모종의 뒷거래를 시도하려했던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지난해 아프가니스탄 피랍 사태 때 공개적으로 모습을 드러내는 등 잇단 파격적인 행보를 보인 김 원장의 성격만으로는 설명되기 힘든 측면이 많기 때문이다. 한나라당 이방호 사무총장은 16일 문화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대선이후 나에게 여러번 전화를 해서 만나자고 했다. 이해하기 힘든 데가 많았다. (뭔가 이상해서) 안 만났다”고 밝혔다. 이 총장은 일각에서 ‘김 원장이 한나라당 공천문제를 논의하려했다’는 주장이 나오는데 대해 “글쎄 나는 아예 만나지를 않아서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 총장은 “정보기관 수장이 자신이 취득한 기밀을 이렇게 유출할 수 있는가. 사법처리가 불가피하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인수위의 한 관계자는 이날 “김 원장이 한나라당과 ‘코드’를 맞추려했던 것 아니겠는가. 노무현 정부와 코드를 맞춰왔던 김 원장이 공천과 정보를 바탕으로 또다시 코드를 변경하려 했던 모양”이라고 해석했다. 실제 지난해 가을까지 김 원장은 수차례 부인에도 불구하고 4월 총선에 열린우리당(대통합민주신당) 등의 간판으로 고향인 기장에 출마할 것이라는 관측이 끊이지 않았다가 대선이 일방게임으로 끝나면서 포기했다는 얘기가 떠돌았다. 국정원의 한 관계자는 “요즘 김 원장이 불안해했다”고 전했다. 이런 측면에서 김 원장의 ‘한나라당 공천희망설’은 여러 대목을 설명해준다. 대선 하루 전 방북과 관련, 국정원은 “그 전에 갔다면 북풍공작 오해가 있을 것 같고, 대선 후에는 못갈 것 같아서였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실제로는 한나라당에 뭔가 우호적이고 긍정적인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북한을 통로로 활용했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김 원장이 공개한 대화록에 “이명박 후보 당선 확실시” “현 정부 보다 더 과감한 대북정책을 추진할 것” 등이 포함돼 있다는 점에서다. 일부러 한나라당에게 들으라고 한 얘기 같기 때문이다. 문서유출 배경도 같은 맥락에서 풀이된다. 김 원장이 “북풍공작 의혹이 제기돼 사실 관계를 명확히 하려했던 것 일 뿐”이라고 해명한 것과 달리 사전에 잘 짜여진 계획에 따라 ‘알리바이’를 만들려한 게 아니냐는 의문이다. 일각에서는 남북정상회담과 관련해 뭔가 흔적을 지우려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데 이에 대해 통일부 관계자는 “사실과 다르다”고 일축했다. 김상협·박수균기자 jupiter@munhw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