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부운하 98㎞ 구간 홍수 오면 ‘범람 위기’ |
» 대운하 건설시 홍수위험 지역 |
김원 건설기술연 박사팀 연구결과…‘홍수위 변화 계산’ 첫 학술논문
배 다닐 수심 확보위해 ‘보’ 설치로 홍수위 높아져
여주 원주 충주 대구 등 둑 높이지 않으면 ‘범람’
둑 공사비용만 1조…“본류뿐 아니라 지류도 문제”
경부운하를 건설하면 홍수 때 남한강 14㎞와 낙동강 84㎞ 등 모두 98㎞ 구간에서 홍수위가 3~4m 상승해 기존 둑을 넘어 범람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홍수위가 높아지는 것은 배가 다닐 수심을 확보하느라 보를 설치하기 때문인데, 이 주운보 위쪽은 홍수위가 높아지는 반면, 아래쪽은 홍수위가 낮아진다.
홍수위 상승지점은 경기 여주군, 강원 원주시, 충북 충주시, 대구시, 경북 구미·상주시 등으로, 이곳은 둑을 높이지 않으면 범람 위기에 놓인다. 하지만 큰 하천의 둑은 홍수위에서 2m 정도밖에 여유가 없어, 전문가들은 이곳의 둑을 높이는 데만 1조원 이상이 들 것으로 추정했다.
김원 한국건설기술연구원 박사팀은 <한강 및 낙동강의 내륙 주운 건설에 따른 평수 및 홍수 영향 검토>라는 논문에서 이런 연구 결과를 밝혔다. 이 논문은 지난해 10월 10~12일 대구에서 열린 대한토목학회 정기학술대회 초록집에 실렸으며, 한강과 낙동강의 구체적인 수리 자료를 바탕으로 홍수위 변화를 계산한 첫 학술 논문이어서 주목된다.
논문은 한강과 낙동강의 연결구간을 뺀 경부운하에서 강바닥을 9m까지 파내고 최대 11m 높이의 주운보를 7곳에 새로 건설한다는 가정에서 수위 변화를 계산했다.
남한강은 신설하는 여주보 바로 위에서 최고 1.18m, 강천보(경기 여주) 상류에서는 최고 3.5 등 모두 14㎞에 걸쳐 홍수위 상승이 예측됐다. 낙동강에서는 낙단보(경북 의성) 상류에서 최고 4.13m를 비롯해 사문진보(대구) 상류에서 3.58m, 장암보(경남 의령) 상류에서 3.07m 등 모두 84㎞ 구간에서 홍수위가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 박사는 “홍수위가 높아지는 구간에서는 본류뿐 아니라 이와 연결된 금호강, 황강, 남강 등 주요 지류들의 제방 높이기 등 홍수 대책을 새롭게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홍섭 환경전문기자 ecothink@hani.co.kr
* ‘주운보’란 = 강에 배가 다닐 수 있도록 일정한 수위를 유지해 주는 물막이 시설. 배는 보와 함께 설치되는 갑문을 통해 이동한다. 이미 설치된 잠실 수중보와 팔당댐, 낙동강 하구둑은 보강해 보로 쓸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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