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17 (수)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고해대중이여, 측신(厠神)을 조심하라

 


측신(厠神)은 옛말로 뒷간 귀신(鬼神)이요, 요즘말로 화장실 귀신(鬼神)이다. 이 귀신(鬼神)이 화장실에서 대변을 보던 아까운 인명을 허무하게 앗아 간다는 것은 동서고금에 전해오는 이야기다. 바꿔말해 화장실에서 죽어나오는 남녀들이 부지기수라는 말이다. 매일 찾아갈 수 밖에 없는 화장실이 이승과 저승으로 바뀔 수 있는 전환점이라고 생각하면, 모골이 송연하지 않을 수 있는가?

화장실에서 측신에게 당하여 의식을 잃으면, 첫째, 가족에게 단 한 마디 유언도 못하고 외롭게 죽는 것이요, 둘째, 죽음의 예행연습자인 중풍환자로 돌변하여 고생고생 하다가 급기야 저승행을 하게 된다.

정말 화장실에 측신이 있어 인명을 앗아가는 것일까? 측신이 있다면 남자의 형상인가, 여자의 형상인가? 아니면 인간의 손에 먹거리로 비명횡사한 동물들이 변화한, 우두나찰(牛頭羅刹), 마두나찰(馬頭羅刹), 저두나찰(猪頭羅刹), 계두나찰(鷄頭羅刹) 등과 같은 형상인가? 그들은 인간에게 악감정이 골수에 사무쳐 복수를 노릴지도 모른다. 하지만, 정말 그들 같은 형상의 측신이 있어 만만한 인간이 대변을 볼 때 생명을 앗아가는 것일까?

옛말에 사람이 악감정이 극도로 치솟으면, 상대를 저주하는 말이 있다. “에이 나쁜놈, 피똥이나 싸다 뒈져라!”이다. 고해에는 사실 피똥 싸다 과다출혈로 죽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내가 언급하는 것은 피똥이 아닌 보통 대변을 보러 화장실을 찾아 볼일을 보던 중 황천길로 직행한 사람들을 말하는 것이다.

측신이 화장실에서 앗아간 인간 생명의 예화가 동서고금에 전해오는 이야기는 부지기수이다. 그 가운데 예화 몇을 들어 본다. 내가 아는 모인사(某人士)는 도의회 의원을 역임하고, 국회의원 선거 때, 후보로서 당선이 유력한 45세의 정치인이었다. 나는 그가 살았다면 국회의장 정도는 할 수 있는 장래가 촉망되는 야당 정치인이라고 생각한다.

그에게는 내조에 남다르게 헌신하는 미인 아내와 총명하고 귀여운 딸들이 있었다. 그러데 어느날, 집 화장실에서 대변을 보던 중 갑자기 뜻하지 않게 의식을 잃고 저승행을 하게 되었다. 졸지에 가장을 잃고 생활고에 시달리게 되는 가족들의 호곡(號哭)소리는 지금도 귀에 생생하다. 화장실이 저승길이 된 것이다.

또 명문여대의 미모의 3학년 여대생이 있었다. 그녀는 학교에서 공부를 마치고 친구와 즐겁게 농담을 하고 웃으며 귀가하여 저녘 식사를 앞 두고 화장실에 갔다가 역시 불귀의 객이 되어 버렸다. 식사를 위해, 불러도 대답이 없는 딸을 찾아 화장실 문을 열어본 어머니의 눈에 귀여운 딸이 화장실 변기에 앉아 고개를 떨구고 이승을 떠나 있었다. 죽은 딸을 흔들고 이름을 부르는 어머니의 비극을 독자 제위는 상상해보시라.

모인사(某人士)는 TV방송에서 ‘장수비결’을 강론하는 모 의대 의사였다. 그의 강론은 장수비결을 바라는 남녀들에게 선풍적인 인기가 있었다. 그러나 그도 어느 날, 화장실에서 배변하다가 졸지에 황천행을 당하였다. 그 집 문앞에 ‘근조(謹弔)’의 종이가 나붙은 것을 목도하고 나는 장탄식을 토했다. 깊은 의학 학문과 달변으로 명성을 떨쳤지만, 측신의 마수(魔手)에는 벗어날 수가 없었던 것이다.

측신은 냉정하여 생명을 앗아가는 사람들에게 특혜를 절대 베플지 않는 것같다. 월여전(月餘前)에 서울의 승려들 끼리 인사동 방장(方丈)이라는 별호가 있는 정모((鄭某) 고승도 측신이 황천행으로 인도해버렸다. 목격자에 의하면, 인기척이 없어 화장실 문을 열어보니 화장실에서 대변을 보던 중 불가 용어로 열반(涅槃), 또는 입적(入寂)을 한 것이다. 죽은 자에게 남다른 용어가 무슨 의미가 있고 위로가 될 수 있을까.

고해대중은 내게 눈을 크게 뜨고 진지하게, “증말, 측신은 있는 것인가?”고 질문을 해올 수 있다. 그러나 나는 솔찍이 내눈으로 측신을 보지 않았으니 증명해 보일 수가 없다. 내눈에 볼 수만 있다면 측신의 멱살을 잡고 고해대중에게 고발하고, 범행을 자백받고 재범방지의 대책을 강구할 것이다. 하지만, 나는 측신을 부정하는 확신에 찬 말을 할 수도 없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은 온통 신비로 가득차 있으니까.

그러나 나는 의학적으로는, 설명이 가능할 수 있다. 화장실에서 급하게 억지 대변을 보려면 입을 악물고 젖먹던 힘을 다해 힘을 쓰는 자가 있다. 그가 급기야 혈압이 급상승해서 혈압으로 급사망하게 된다는 것이다. 특히 변비라도 있는 사람이 시간에 쫓겨 황급하게 화장실에서 배변(排便)에 힘을 쓰면, 그 때 혈압은 최고도로 급상승해서 졸지에 저승길에 들어서고 마는 수가 있는 것이다.

예전 시골의 측간(厠間)은 방 밖에 외진 곳, 컴컴한 곳이었다. 대낮에도 측간은 냄새 싫고 어두워 무섭기조차 한 곳인데, 인적 끊긴 야반삼경(夜半三更)에 혼자 측간에 앉아 볼일을 보려면 웬지 무섬증이 몰려와 모골이 송연해지고, 더욱이 상상력이 풍부하여 머리풀어 헤친 여자귀신이 날카로운 손톱이 있는 두 손으로 목을 졸라대는 상상을 하면, 겁이 나지 않을 수 없다. 겁이 나서 촌각을 다투워 배변 하려고 막심을 쓰다보면, 혈압이 최고도로 급상승하여 저승길을 재촉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측신의 마수를 피할 수 있고, 혈압이 급상승 하는 것을 피할 수 있는 묘책(妙策)은 없는가? 묘책은 분명 있다.
첫째, 황급히 배변을 하려고 용을 막 쓰면 절대 안된다는 것이다. 배변할 때 이를 악물거나, 입을 꽉 다물고 용을 써서는 절대 안된다. 입을 열고 힘을 천천히 써야 되는 것이다.

둘째, 배변을 하면서 입을 열기 위한 방법 가운데, 좋아하는 성현의 말씀을 입을 열어 낭송하거나, 나지막이 즐기는 노래를 부른다거나, 주문(呪文)삼아 자신에게 들려주는 언어, “나는 내 욕심만 부리지 않고 남을 위해 돕는다”는 헌신적인 언어를 주문처럼 하면서, 천천히 배변을 보면, 혈압의 최고 상승을 막고, 화장실에서 불귀의 객이 되는 불상사는 절대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을 보장하는 바이다.

중국의 석학 ‘임어당(林語堂)’은 인생 삼락(三樂)을 일컬어 쾌식(快食), 쾌면(快眠), 쾌변(快便)이라 했다. 그런데 쾌변을 하지 못하고, 저승길과 중풍환자가 되어서야 되겠는가? 깨닫고 보면 이 모두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이다.

끝으로, 불교에서는 고해의 뭇 생명 가운데, 인간으로 태어나기 힘들다(人身難得)고 하였다. 그 힘든 인간의 몸으로 태어나 개인은 물론, 국가사회에 이바지할 수 있는 인생을 살아도 너무 짧은, 한바탕 꿈과 같은 인생이다. 독자 제위시여, 깨달음이 있어 측신에 당하지 않고, 가족은 물론, 이웃을 사랑하고, 대한민국을 사랑하면서, 천수와 만복이 있기 바란다.◇


이법철(bubchul@hotmail.com)








혁신학교? 혁신은 개뿔! 애들 학력만 퇴행중! 교무실 커피자판기, 교사 항공권 구입에 물 쓰듯...특혜 불구 학력은 뒷걸음 일반학교에 비해 연간 1억4,000~1억5,000만원을 특별히 지원받는 서울형 혁신학교가 예산을 엉뚱한 곳에 쓰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일부 혁신학교에서는 특별예산(학교운영비)으로 교사실의 각종 책장이나 가구를 구입했고, 수백만원을 들여 학습자료 저장용 USB와 외장하드를 사서 나눠 갖은 사실도 밝혀졌다. 교무실 커피자판기를 구입하는데 특별예산을 쓴 혁신학교도 있었다. 이밖에도 여직원 휴게실 가스보일러 교체, 부장교사 워크숍 항공권 구입, 교직원 전체 체육복 구입 등 본래 목적과는 거리가 먼 곳에 특별예산을 물 쓰듯 전용한 사실이 드러났다. 학생들에 대한 선심성 예산 집행 정황도 나왔다. 일부 혁신학교에서는 학생 티셔츠 구입, 진공청소기 구입 등에 특별예산을 수백만원씩 사용했다. 학생들의 생일축하용 떡케익 구입비용으로 매달 70~90만원을 사용한 곳도 있었다. 반면 서울형 혁신학교의 학력은 일반학교에 비해 오히려 뒷걸음질 친 것으로 확인됐다. 이런 내용은 서울시교육청이 새누리당 강은희 의원에게 제출한 2012년 혁신학교 정산서 통합지출부를 통해 밝혀졌다. 서울형 혁신학교는 곽노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