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해·공군 사관학교 교장에 예비역 또는 민간인을 기용하는 방안이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서 제기돼 찬·반 논란이 일고 있다. 27일 인수위와 군 관계자들에 따르면 인수위원장이 지난 8일 국방부에 대한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현역 중장 자리인 사관학교 교장을 예비역 또는 민간인에게 맡기는 방안을 제시했다고 한다. 한 술 더 떠서 국방부는 이를 검토까지 하고 있다고 밝혀져 놀라움을 더해주고 있다. 인수위원회가 만능위원회인가. 말 한마디에 무조건 수긍하고 따라야 하는지. 국방부는 아닌 것은 아니라고 해야 한다. 군대가 무슨 공기업이고 대학인가. 군대는 이익을 내는 곳도 아니고 노벨상을 꿈꾸는 학자나 정치인을 배출하는 곳도 아니다. 군대는 군대다워야 한다. 이러다가 군대의 구성원을 민간인으로 대치하자는 소리가 나오지 않을까 겁이난다. 사관학교야 말로 가장 장교다운 엘리트 장교를 양성해 내는 기관이다. 사관생도들은 군복입고 있을 때의 가장 성공한 장군을 꿈꾼다. 인천 상륙작전으로 한국전을 승리로 이끈 맥아더장군을 닮아가기를 바라는 것이지 퇴역한 맥아더를 원하는 것은 아니다. 현역 당시의 나플레옹, 패턴장군을 꿈꾸는 것이지 물러난 노장을 원치 않는다. 사관학교는 군복을 입고 적과 싸우다 사명을 다한 이 순신 장군 같은 영원한 군인을 양성하는 곳이지 유명한 정치인, 성공한 사업가를 양성하는 기관이 아니다. 때문에 제아무리 세계를 움직이는 석학이라도 사관학교의 교장은 안 된다. 아인쉬타인 같은 과학자나 미래를 간파하는 토인비, IT문화의 대부 빌케이츠라도... 왜냐하면 사관생도들은 장차 전장에서 적과 싸워 이길 수 있는 지휘자, 지휘관이 되기를 원하는 것이지 과학자나 역사가, 돈 버는 사업가가 되기를 원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장교들의 양성교육기관의 특수성을 이해하지 않고 이론적, 학문적 과학성이나 합리성만을 내세우는 사회교육의 연장선상에서 사관학교 교육을 바라보는 시각에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전장 환경에서 장교는 때로는 가장 잔인하고 가장 비인간적일 수도 있다. 또한 사관생도들은 임관 후 실무부대를 지휘관리 함에 있어서 자기를 교육시킨 훈육장교나, 학교장을 닮아가는 것이 대부분이다. 현역 군복 입은 학교장을 내세우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차라리 대한민국 장교들에게 돈 잘 벌기를 바란다면 유명한 CEO를 학교장으로 내세워라. 권세에 줄 대기를 바라고 임기응변의 출세욕으로 충만된 장교를 원한다면 유명한 정치인을 내세워라. 어떻게 장차 수천 수만의 부하들의 생사를 좌우할 사관학교 교육 최고 수장에 민간인 기용 발상을 내 놓을 수 있단 말인가. 전장 환경의 비인간성, 복잡한 상황을 고려한다면 절대로 이런 발상이 나올 수 없다. 인수위는 매사에 신중하기 바란다. (konas) 권재찬(코나스 편집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