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18일 새문안교회 언더우드기념관에서는 북한인권단체연합회(대표회장 김상철) 주최 ‘해외 억류 탈북민 실태와 새 정부의 탈북민 보호대책’이라는 주제로 제1회 북한인권포럼이 개최되었다. 김상철 대표회장은 개회사에서 “통일문제는 민족 내부적 문제일 수도 있으나 국제공조 차원에서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송부근 탈북난민보호운동본부 사무처장은 동남아 수용소에 있는 탈북민들이 수용 가능 인원을 초과하는 곳에서 생활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한국 내 수용 시설이 부족하다며 탈북민 입국에 소극적인 입장이라고 전했다. 4개월 동안 태국 수용소에서 수용돼 있던 탈북 여성은 비위생적인 시설에서 질병이 많이 발생하는 현실을 밝히기도 했다. 김상헌 북한인권운동가는 “현재까지 탈북민들이 한국으로 입국하게 된 것은 한국정부의 노력이 아니라 주재국 처분에 따른 것”이라며 한국 관료들의 안이한 자세를 지적했다. 탈북민 대책에 관한 두 번째 발제를 한 임영선 뉴엑소더스 단장은 “하나원이 면회가 차단되는 등 마치 수용 시설처럼 운영되는데 통일부에서 관할하지 말고 한기총 등 민간단체에서 담당해야 한다”는 점을 역설했다. 질의 및 답변 시간에는 김현욱 천주교북한인권과민주화를위한기도회 대표가 관료들은 정부의 훈령에 의해 움직이는 것을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으나 김상헌 운동가는 훈령체계가 문제가 아니라 잘못된 우월적 관료주의에 젖어 있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박성우 자유아시아방송(RFA) 기자가 태국 이민국 수용소 내에서 자릿세가 실제 거래되고 있느냐는 질문을 하자 김상헌 북한인권운동가는 처음에는 한국 화폐로 4만~5만 원으로 거래되다가 500~600달러까지 거래되었으나 지난주에 탈북민 일부가 입국하여 3만~4만 원으로 다시 내려갔다고 말했다. 김규호 기독교사회책임 사무총장은 그동안 우리 언론은 외국인 노동자들은 상세히 보도하면서 탈북민 관련 보도는 제대로 하지 않아서 국민들의 귀를 멀게 했다며 언론의 각성을 촉구하기도 했다. 이날은 약 120명이 참석하여 열띤 분위기 가운데 진행되었으며 북한인권단체연합회는 제안서를 작성하여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전달하기로 하였다.
한국정부, 해외 탈북민 수용에 소극적 태국, 캄보디아 등 수용소에서 생활하고 있는 탈북민들은 악조건에서 장기 체류로 인해 정신적 육체적으로 심각한 고통을 겪고 있다. 캄보디아 탈북민 수용소에서는 70명 수용 가능한 공간에 130여 명이 생활하고 태국 이민국 여성수용소에서는 100명 수용이 가능한 공간에 380여 명이 생활하고 있다. 수개월 동안 다리도 바르게 펴지 못하고 쪼그려 앉은 상태로 생활하는 수용소는 제2의 인권유린이 일어나고 있는 현장이다. 태국정부에서는 한국정부에 탈북민을 받아들일 수 있는 만큼 보내주겠다는 의지를 전달하기도 했으나 한국정부는 수용시설 부족을 이유로 소극적으로 대처하고 있다. 12월 초까지는 1주일에 겨우 30명씩 입국을 하였고 그 이후부터는 40명씩 입국을 하는 상태에 있다. 태국, 캄보디아에서 현지 조사한 내용을 가지고 외교부 및 통일부 담당자를 접촉하였으나 담당자의 적극적인 의지를 찾아볼 수 없었다. 외교부 담당자는 수용시설은 통일부 소관이라고 하여 통일부를 찾아보라고 했다. 통일부 담당자는 앞으로는 매주 50명 정도 입국시킬 계획이라며 연말까지 하나원의 수용 능력을 현재 400명에서 600명으로 늘리기 위하여 시설을 증축하고 있다고 전했다. 태국 이민국 수용소 탈북민들의 상황이 심각해 정부의 수용능력이 없으면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등 민간단체의 시설을 이용하면 어떻겠느냐고 의사를 타진하였으나 긍정적인 답변이 없어서 다시 정부에 제안을 할 계획이다. 탈북여성, 태국 수용소 상황을 증언 - 탈북민 수용소 좁아 화장실에서 취침도 내가 체류하던 4개월간의 시간은 마치 지옥 같았다. 50명 수용 가능 공간에 300명이 수용되어 하루에도 자리싸움이 빈번하게 일어났다. 첫날은 도저히 들어 갈 공간이 없어 화장실에서 첫날밤을 보냈다. 임신부 및 어린아이들도 많았으나 쓰레기 냄새 등 수용소 내에는 항상 악취가 났으며 쓰레기통에는 구더기, 개미 등 벌레들이 우글거렸다. 화장실은 4개이나 2개가 고장이 나서 2개만 사용할 수 밖에 없었으며 2개도 천장에서 물이 떨어져 볼일 중에도 물을 맞아야만 했다. 배가 아프거나 열이 나도 약을 공급받을 수 없었다. 내부 공기가 안 좋아 몸에 부스럼, 눈병 등이 유행했고 심지어 아파서 한국 입국을 제때 못한 사람도 있다. 지난해 5월경 여성 1명이 열병이 났으나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하여 옷에 대소변을 보는 등 의식을 잃은 적이 있어 모든 사람들이 철문을 두드려서 겨우 외부진료를 보게 되었다. 당시 한국대사관측에서도 생지옥인지 잘 알고 있었지만 서로 싸우지 말라는 등 냉정하게 말하고 돌아갔다. 그야말로 1개월이 1년과도 같아서 자연발생적으로 한 사람 두 사람씩 단식을 시작하게 되어 전체 단식을 시작하게 되었다. 단식 3일에 한국대사관 직원이 와서 식사를 하면 보내주겠다고 해서 단식을 중지하였으나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다. 방콕 시내 한국교회에서 김치와 약을 가지고 수용소에 위로 방문을 계획했으나 한국대사관은 단식 사건이 외부인에 의해 이루어졌다며 이들의 방문을 허락하지 않았다.
탈북민 보호에 패배주의는 금물 우리 가운데 패배주의를 경계해야 한다. 중국정부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국제협약을 준수하고 국제협약이 자국법과 상충할 때는 국제협약을 우선순위에 놓겠다고 발언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정부 및 우리 사회 저변에는 “중국정부가 허락하지 않을 것”이라는 패배주의로 정정당당하게 요구하지 않는다. 우리가 이러한 패배주의에 젖어 갈수록 중국정부는 한국을 저평가하게 된다. 일본 인권운동가가 중국공안에게 체포되면 길어야 3개월이지만 우리는 3년 내지 5년을 감옥에서 살아야 한다. 그동안 무관심하거나 심약한 태도를 취하여 재외 탈북민을 외면한 것에 대하여 죄를 뿌리고 옷을 찢는 회개가 일어나야 한다. 또 우리 정서에 북한은 우리 나라가 아니고 북한 동포는 우리 동포가 아니라는 잠재의식이 팽배되어 있다. 언론들도 여기에 가세하여 기획탈북, 브로커 등의 용어를 사용하여 탈북민들의 이미지를 나쁘게 하였다. 또 현재까지 탈북민들이 한국으로 입국하게 된 것은 한국정부의 노력이 아니라 단지 주재국의 처분을 따른 것 밖에 없다. 한국 관료들의 안이한 자세를 버려야 한다. 자신이 탈북민들과 같이 동남아 모 국가에서 잡힌 적이 있는데 대사관 직원이 와서 하는 말이 “왜 데리고 왔느냐”면서 “다시는 이런 일 하지 말라”고 하였다. 자신이 만나 본 영사들은 대부분 자신이 근무하는 기간에 탈북민이 많이 오면 골치가 아프다고 생각해 입국자들의 수를 줄이기 위해 노력했다. 이는 무서운 범죄이다.
‘탈북민’해결이 진정한 통일의 길 탈북민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진정한 통일의 길이다. 탈북민 문제를 원칙적으로 다루어야 한다. 탈북민은 엄연한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정정당당하게 중국정부와 교섭을 하면 중국정부도 우리의 뜻을 받아들일 것이다. 차선책으로 정부에서 고비용을 요구하는 안내자의 개입을 최소화하기 위해 저비용 방식을 구축한 시민단체를 지원하여 탈북민들을 구출해야 한다. 또 하나원은 통일부 관할이 되어서는 안 되고 하나원은 외부 면회가 차단되는 등 마치 군대, 포로수용소, 감옥 같아 여기에서 또 하나의 인권유린이 일어난다. 관료적이고 편이적인 행정을 지양하고 탈북민 개개인이 겪어온 환경과 적성에 적합하도록 민간시설을 통한 정착지원 제데로 전환시켜 한기총 등 민간단체에서 이일을 담당해야 한다. 이경한 기자 lkhan1814@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