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찰대본산 범어사 동산문도 문장 착좌에 대해 대중들의 반발이 거세다. 절차의 정당성을 어겼을 뿐아니라 대중의 공의를 모으지 않은 일방적인 결정이며 주지 선거에서 특정 인물을 배출하기 위한 음모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능가 스님의 문장 추대를 반대하는 스님들은 31일 긴급 성명서를 내고 "범어사 문도대중은 문장 착좌식을 빌미로 결의되는 어떠한 논의도 인정할 수 없으며, 적법하지 못하게 추대되는 문장도 인정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스님들은 "능가 스님의 문장추대는 동산문중 내의 아무런 근거와 정당한 논의 절차 없이 이루어진 것"이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스님들에 따르면 범어사에서 문장 추대는 동산 대종사의 열반으로 20여년간 조실이 공석으로 있어 새 조실을 추대할 때까지 편의상을 문장을 지효 스님으로 했던 적이 있다. 현재는 엄연히 조실도 있고 종단의 대종사격인 원로위원 스님들이 동산 대종사 직계2세로 고산 스님, 지혜 스님, 무진장 스님 등이 있으므로 굳이 문장을 추대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문중을 대표하는 문장을 추대하려면 동산 대종사의 1,000명이 넘는 직계2세 문도와 범어사에 적을 두고 있는 38문중이 최소한 과반 이상의 동의를 얻든지, 동산문도총회를 개최해 추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스님들은 주장하고 있다. 특히 문장추대를 반대하는 스님들은 "문중의 질서와 산중공의 전통을 파괴하고 범어사 운영을 파탄으로 몰아넣은 사람들 중심으로 문장을 추대하는 것은 본사 파행운영의 수많은 의혹을 덮으려는 의도로 밖에 볼 수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스님은 "주지 대성 스님은 당시 문도총회에서 주지 불출마 표시 후 바로 산중총회서 주지가 되어 본사 운영의 산중공의 전통을 무시했으며, 현재 호법부 조사를 받고 있는 것도 모자라 또다시 문중의 공의 없이 문장착좌식을 한다는 것은 있을 수없는 일이다"며 "문장을 추대하려면 취임초에 해야지 지금와서 임기를 한달여 앞두고 편법으로 하는 것은 차기 주지 문제와도 연관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 스님은 "능가 스님의 인물됨이나 개인을 반대하는 것은 아니며, 여법하지 못한 절차와 내용의 정당성을 문제삼는 것이다"고 덧붙였다. 범어사 주지 대성 스님의 임기는 오는 4월 8일까지다. 현재 정여 스님, 인각 스님의 주지 입후보가 예상되고 있으며 자천타천으로 포교원장 혜총 스님과 상운 스님도 물망에 오르고 있다. 문장 추대를 반대하는 문중의 중진 스님 20여명은 최근 잇따라 회동을 한 뒤 성명서 초안을 만든 것으로 알려졌다. 범어사는 31일 오후2시 대웅전앞에서 사부대중이 모인 가운데 나옹당 능가 스님을 문장으로 추대했다. 이날 법회에는 주지 대성 스님을 비롯한 범어사 스님 60여명과 재가자 500여명이 참석해 능가 스님의 문장 착좌를 축하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