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당국이 여러 달째 이른바 ‘조국통일대전’을 준비한다고 내부 주민들을 들볶고 있지요, 하지만, 그 이면에는 가정이 해체되고, 꽃제비로 전락되는 주민들이 급증하고 있다고 합니다.
자세한 소식 정영기자가 전합니다.
몇 달째 이어지는 전쟁위협으로 북한 주민들의 삶은 더욱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북한 내부와 연락하고 있는 복수의 대북인권단체들은 최근 들어 가족이 해체되고, 꽃제비가 증가되고 있다고 한결같이 우려스런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김용화 탈북난민인권연합 대표는 “근 석 달째 이어지는 전쟁바람에 생활밑천이 없는 주민들이 스스로 가족을 해체하고 있다”고 최근 자유아시아방송에 말했습니다.
김용화 대표: “꽃제비는 말할 것도 없어요, 함경남도 북청, 신포 이남은 말도 못한대요. 식량난, 경제난으로 먹을 것이 없어요”
함경남도 내부 통신원들과 연락하고 있는 김 대표는 “매일 전쟁훈련에 동원돼야 하는 일부 주민들은 생계를 위해 아예 집을 버리고 전국을 떠도는 꽃제비로 전락됐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지금 김정은 정권이 외부 사회에 대고 전쟁한다고 큰소리를 치지만, 정작 내부 사정을 보면 전쟁을 수행할 능력이 없다”면서 “아마 전쟁이 일면 국경 주민들은 제일 먼저 중국으로 탈출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황해도 일대의 통신원들과 연락하고 있는 남한의 탈북자 단체인 ‘겨레얼 통일연대’의 장세율 대표도 평안도 내륙지방에도 가족동반 꽃제비들이 늘고 있다고 말해 식량난이 북한 전역을 휩쓸고 있음을 짐작케 했습니다.
90년대 중반에는 살길을 찾아 주민들이 중국으로 탈북할 수 있었지만, 김정은 체제 들어 국경봉쇄를 강화한 결과, 그때 상황과 다르다고 장 대표는 말했습니다.
장세율 대표: “옛날(90년대)에는 부모들이 중국으로 나와 꽃제비들이 발생했다면, 이제는 부모들이 자식을 부양하지 못하기 때문에 아이들이 꽃제비로 된 거예요…”
북한 당국은 90년대 중반 주민들이 대거 아사하자, 국경을 방치해 주민들이 국경을 넘는 데 큰 어려움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김정은 정권이 들어선 다음 도강비용이 수천달러로 올라 일반 주민들은 탈북할 엄두조차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는 “김정은 정권이 지난해 11월 전국어머니대회를 소집하고, ‘부모 잃은 아이들을 더 많이 데려다 키우라’고 지시한 이후 평양시에 한동안 꽃제비가 사라지기도 했지만, 지금은 구호소(꽃제비수용소)를 뛰쳐나온 꽃제비들이 다시 평양역전과 지하철에 등장하기 시작했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는 “전쟁바람에 지친 주민들 속에서는 ‘이래도 죽고 저래도 죽을 바엔 전쟁이나 했으면 좋겠다’는 패배주의 심리가 팽배해졌다”고 내부 분위기를 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