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성향 시민단체들이 비례대표 경선 부정 및 폭력 사태로 내홍을 겪고 있는 통합진보당의 해산을 정부에 공식 청원함과 동시에 국민 서명 운동을 시작했다. 또 30일 국회에 정식 입성한 이석기, 김재연 통진당 비례대표 의원 등 ‘주체사상파’ 출신 의원 6명의 의정활동에 대한 모니터링도 실시하기로 했다.
애국단체총협의회,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등 보수시민단체 연합인 ‘대한민국지키기 6·25 국민대회 조직위원회’(상임공동대표 이상훈 홍재철)는 30일 오후 서울 중구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우리 내부의 종북세력을 척결하기 위해 ‘종북정당 해산 국민운동’을 전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들 단체는 이날 오후 4시 통합진보당 해산심판을 요청하는 청원서를 법무부에 공식 전달했다. 조직위는 “‘통진당 해산을 요청하는 국민 서명운동’을 시작하고 첫날인 오늘만 시민 300여 명의 서명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정당해산심판’은 헌법 8조 4항에 규정된 것으로 정당의 목적이나 활동이 민주적 기본질서에 위배될 경우 정부가 헌법재판소에 그 해산을 제소할 수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법무부 장관이 국무회의 심의를 거쳐 헌재에 정당해산을 청구한 뒤 헌법재판관 9명 중 6명의 동의가 있으면 해산이 이뤄진다.
이상훈 애국단체총협의회 상임의장은 “통진당은 경선 부정 사태를 통해 스스로가 반민주·반헌법적인 종북 이적단체임을 국민에게 보여줬다”며 “북한 주체사상을 신봉하는 세력이 정당을 장악하고 수백억 원의 국민혈세를 지원받는 현실을 좌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고영주 국가정상화추진위원회 위원장은 “과거 바이마르 공화국이 나치 정권에 의해 전복된 것은 민주주의 수호를 위한 법적 장치가 미비했다기보다 민주주의 체제를 지키려는 세력과 의지가 미약했기 때문”이라며 통진당 해산과 주사파 의원 국회 퇴진을 위해 보수 세력이 힘을 모을 것을 촉구했다.
또 500여 보수 시민단체 연합인 한국시민단체협의회는 주사파 의원 6명의 의정활동과 정치적 발언을 감시하기 위해 2인 1조의 전담 모니터링단을 꾸려 상시 감시체계를 구축하기로 했다. 김규호 한국시민단체협의회 공동 사무총장은 “주사파 출신 의원들이 북한에 이로운 법안이나 정책을 마련하지 않는지 철저히 감시하겠다”며 “주사파 의원 제명을 위한 국민 촛불문화제도 계속 이어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고현국 기자 mc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