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정부가 벌써부터 좌파에 끌려 다니는 모양새다. 열린당 출신과 좌경화된 언론이 조금만 겁을 주면 움찔해 버린다. 한승수 총리내정자의 1980년 國保委 훈장반려 해프닝은 그 절정판이다. 여기엔 두 가지 원인이 있다. 『이념의 시대가 끝났다』는 신정부 인사들의 애매한 국가관. 그리고 『이제 할 일 다 했다』며 손을 놔버린 보수층의 비전결핍이다. 정권 교체 이후 한 보수매체에 기고하는 과정에서 서 몇 가지 주문을 받았다. 첫째는 이명박 정부를 비판하지 말 것, 둘째는 좌파를 비판하지 말 것, 셋째는 좌파의 대표격인 S씨를 인터뷰할 것 등이다. 이젠 정권교체를 했으니, 좌파와도 상생해야 한다는 요지였다. 깜짝 놀랐다. 상대방을 너무 가볍게 보는구나 싶었다. 외부에서 「극우」로 까지 몰리는 분들의 생각이 그 정도였다. 안타깝게도 12월19일 이후 대부분의 보수단체가 개점폐업 상태이다. 보수층에겐 자유통일과 북한해방의 비전이 있는데 여기까지 생각이 잘 닿지 않는 것 같다. 보수성향 정권이 들어섰으니, 이제 제대로 된 주장을 펼쳐야 하는데 그렇질 않다. 할 일 다 했다는 반응이 대부분이다. 민노당은 김대중 정권이 들어선지 2년 후인 2000년 1월 출범했다. 對南혁명의 붉은 비전을 갖고 있으니 좌파정권 출범에 만족하질 않았다. 계속 밀어 붙였고, 아직도 팔팔하다. 좌익들은 지난 10년 보수파를 철저히 밀어내면서 공공기관 곳곳에 「빨갱이들」을 심어놓았다. 아직도 골수 親北단체 현직 간부들이 공권력 요직을 꿰차고 있다. 학계·교육계·언론계·노동계·예술계·문화계 대부분도 아직은 좌편향이다. 보수층이 자유통일의 비전을 잊고, 신정부가 이념을 버리고 나면 親北청산도, 法治확립도 이뤄내지 못한다. 『이제 다 이루었다』는 이들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곤 피상적인 경제살리기 뿐이다. 그러나 동서고금 어디서도 애국심(愛國心) 없는 정부가 경제를 살려낸 경우는 없었다. 보수정권은 지금 좌익의 바다에 떠 있는 외로운 섬이다. 보수단체, 보수인사는 신정권이 자유통일의 국가목표로 나갈 수 있도록 견인해야 한다. 그를 위해 먼저 자정(自淨)과 결단(決斷)에 나서야 한다. 신정권 역시 보수단체, 보수인사들을 지원해야 한다. 동지적 의식으로 우군(友軍)을 키워야한다. 1년 내 이 작업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남은 5년은 험난할 것이다. 좌익의 인질이 되지 않으려면 신정부와 보수층 모두의 각성이 절실하다. 글 김 성욱 |